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comment/666/0000081380?sid=102
뛰어난 인프라·접근성 갖춘 고양종합운동장
‘체육시설’ 활용 한계 고민서 시작 해답 찾아
5만명 환호하는 K-공연장 글로벌 무대 활짝

이동환 고양특례시장이 7월5일~6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블랙핑크 월드투어 콘서트가 시작되기 전 현장점검을 하고 있다. 고양특례시 제공
7월 고양종합운동장은 스포츠 시설이 아닌 케이팝의 뜨거운 용광로로 변신했다.
‘블랙핑크’ 월드투어 콘서트가 열린 이틀 동안 7만7천890명의 국내외 팬들이 몰렸고 무대를 향한 환호는 전 세계의 시선을 고양시로 집중시켰다. 블랙핑크 멤버들은 “최고의 환대”, “관객의 에너지가 도심 전체를 채웠다”며 감탄했다.
‘고양 하면 초대형 콘서트’라는 의미의 신조어 ‘고양콘’이 탄생했고 고양특례시는 K-콘서트의 심장이 됐다.
고양시는 더 이상 잠시 들르는 공연 장소가 아니다. ‘열기’가 머무는 도시이자 글로벌 스타들이 가장 먼저 찾는 케이팝 메카로 우뚝 섰다.
올해만 해도 지드래곤, 콜드플레이, BTS 제이홉·진 등 세계적 아티스트들이 잇따라 고양 무대에 섰다. 하반기에는 오아시스, 트래비스 스캇 내한 공연까지 예정돼 초호화 라인업을 자랑한다.
특히 4월16일부터 25일까지 총 6회 펼쳐진 콜드플레이 콘서트는 역대 내한 공연 관객수 1위를 기록했다.

3월29일~30일 지드래곤 월드투어 콘서트가 열린 고양종합운동장 앞 전경. 고양특례시 제공
□ 유휴 공간, ‘생각의 전환’으로 콘서트 성지 되다
고양콘 성공 신화는 고양시 유휴 공간,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시작됐다.
5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인프라와 뛰어난 접근성을 갖췄음에도 ‘체육시설’이라는 고정된 이미지 탓에 활용도가 낮았던 고양종합운동장. 이동환 고양시장은 이 가능성에 주목했다.
그는 “고양종합운동장의 대형 공연장 전환 가능성과 경쟁력을 검토하라”는 지시를 내렸고 이후 순수 체육시설을 대형 공연장으로 탈바꿈시키는 새로운 구상을 현실로 만들기 위한 시도가 이어졌다.
고양시는 2023년부터 ‘고양 공연 인프라 활성화 사업’을 본격 추진하며 시설 개선과 제도 정비에 속도를 냈다. 지난해 1월 대관 공모 설명회를 열고 고양종합운동장의 잠재력과 인프라 강점, 그리고 시의 강력한 유치 의지 등을 알렸다.
이러한 방향 전환과 치밀한 준비, 끊임없는 도전 끝에 지난해 9월 세계 최대 기획사 라이브네이션코리아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글로벌 아티스트 대형 공연 유치, 인프라 개선 등 성과를 일궈냈다.

4월16일부터 25일까지 총 6회 공연을 펼쳐 역대 내한공연 관객수 1위를 기록한 콜드플레이 콘서트 모습. 라이브네이션코리아 제공
□ “서울 아닌 고양에서?”…K-공연시장 판도 바꾼 ‘고양형 협업 모델’
잠실 주경기장 공사, 서울월드컵경기장 콘서트 대관 중단 등으로 고양종합운동장이 반사이익을 봤다는 시각도 존재하지만 그것만으로는 고양콘 현상을 다 설명할 수 없다.
인천·김포공항과 가까운 입지는 해외 아티스트에게 매력적이고 수도권 어디서든 빠르게 닿는 교통망은 관객에겐 더할 나위 없는 조건이다. 여기에 GTX-A 킨텍스역 개통이 결정타를 날렸다. 정규리그 홈구장이 아니라는 점도 다른 대형 경기장에 비해 공연 대관 일정을 유연하게 확보할 수 있는 강점으로 작용했다.
고양콘 성공의 또다른 핵심 요인은 적극행정을 바탕으로 탄탄하게 짜여진 ‘고양형 협업 모델’에 있다. 30여개 협업 부서와 기관들로 구성된 ‘현장 종합지원반’은 공연 현장의 모든 사안을 신속 지원한다. 도시관리공사는 실시간 소통 창구를 마련해 문제를 즉각 해결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일산서부경찰서는 인파 사고 예방을 위해 동선·교통 통제, 테러 대응 등을 검토·대비했다.
이러한 물샐 틈 없는 기관 간 협력으로 지금까지 단 한 건의 사고도 발생하지 않았고 공연 기획사들의 압도적인 신뢰와 만족도를 얻었다.
□ 고양콘이 이끄는 도시 활성화와 미래 비전
고양콘은 단순히 공연 유치에 그치지 않고 도시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최근 1년간 고양종합운동장을 찾은 누적 관객수는 70만명에 달하며 지역경제 활성화 및 주변 상가 매출 증대 등 다양한 긍정적 효과를 창출했다.
시가 예상한 연간 세외수입 55억원은 이미 목표치를 훌쩍 넘어 시 재정건전성 확보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또 공공체육시설을 대형 공연장으로 전환·운영하며 새로운 수입원을 창출하고 운영 적자를 해소한 모범 사례로 평가받아 7월 열린 ‘2025년 경기도 세외수입 연구발표 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다만 고양콘의 완성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도 존재한다.
무대는 고양에서 즐기고 소비는 서울에서 하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공연을 보기 위해 많은 관객이 고양시를 찾지만 숙박 공간이 부족해 소비는 서울에서 이뤄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지역 내 실질적 소비를 이끌어내기 위해 숙박시설 확충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이에 따라 시는 민선 8기 취임 3주년 기자회견에서 발표한 'G-노믹스 5개년 계획'의 핵심 축 중 하나인 '페스타노믹스'를 통해 고양시의 문화 인프라를 산업화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종합 콘텐츠 전략을 추진하고 고양콘의 경제 유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체류형 관광을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또 고양콘이 고양종합운동장에 국한되지 않고 영역을 확장하는 공연 생태계 조성에도 힘쓰고 있다.
BTS 데뷔일을 기념해 매년 열리는 ‘BTS FESTA’ 오프라인 행사가 올해는 6월13~14일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열려 전 세계 6만명이 고양시를 찾았다.
시는 관람객들이 킨텍스에만 머무르지 않고 고양시 전역을 투어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곳곳에 포토존을 설치, 도시 전체를 축제의 공간으로 조성하며 팬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했다.
나아가 지난달 22일에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인 쿠팡플레이와 MOU를 체결해 글로벌 콘텐츠 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
시는 세계적인 스포츠 리그 중계부터 K-콘텐츠 제작, 국내외 정상급 아티스트 공연까지 아우르는 쿠팡플레이와의 협력을 통해 글로벌 콘텐츠 생태계 확장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교두보를 마련했다.

이동환 고양특례시장. 고양특례시 제공
Q. 최근 고양시는 공연산업이 도시 성장의 핵심 동력이 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시작과 성공 요인은 무엇인가.
A. 고양종합운동장이 K-공연의 성지가 된 건 ‘생각의 전환’에서 시작됐다. 체육시설로만 활용되던 운동장을 5만명이 즐기는 대형 공연장으로 탈바꿈시켜 보자는 아이디어를 현실화하기 위해 끊임없이 시도했고 이러한 적극행정이 고양시의 우수한 입지와 인프라와 융합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했다. 특히 안전 관리, 교통 통제, 환경 정비 등 공연 전 과정에서 여러 부서가 유기적으로 협력한 체계적인 행정 서비스가 성공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Q. 공연산업 추진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은 무엇이며 어떤 해결책을 구상 중인가.
A. 무대는 고양에서 즐기고 소비는 서울에서 하는 게 가장 아쉬운 대목이다. 공연을 계기로 수많은 관객이 고양시를 찾지만 머물 공간이 부족해 100% 지역 내 소비로 이어지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고양콘의 경제 유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체류형 관광으로 확장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장기적으로 호텔 1만호실을 공급해 ‘소비가 머무는 도시’로 도약하겠다.
(중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