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ttps://n.news.naver.com/article/028/0002760413?sid=103
천정부지로 치솟는 배우 개런티가 제작비 상승으로 이어져 산업의 투기적 성격을 강화했다는 일각의 비판도 있다. 그는 “오해가 하나 있다”며 답변을 꺼냈다. “한국에서 어떤 배우가 흥행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건 신성일·김지미 시대였던 1960~1970년대에 끝났어요. 지금은 ‘범죄도시’ 마동석 배우 정도가 유일할 겁니다. 톱스타 배우도 좋은 작품을 선택하는 안목이 있고, 좋은 연기를 감독이 잘 썼을 때 흥행이 되는 것인데, 여전히 제작자들이 투자받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게 캐스팅, 즉 배우 이름값이죠. 관객들이 원하는 건 특정 배우가 아니라 다양하고 새로운 서사라는 걸 투자자들이 놓치고 있는 것 같아요.” 할리우드에서는 흥행 성패를 좌우하는 전문가로 인정받는 캐스팅 디렉터가 한국에서는 존재감이 미미하다는 건 산업의 낙후성을 보여주는 한 예다.
(+ 추가)
그는 “멀티플렉스가 멀티가 아니게 돼버린” 극장 현실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단관 시절과 비교하지 않아도 영화가 극장에 걸리는 주기가 갈수록 너무 짧아지고 있어요. 독립영화들은 개봉만 할 뿐, 편한 시간대에는 찾아볼 수 없죠. 지금처럼 상업영화도 관객이 별로 없어 힘들 때 발상을 전환해 대형 멀티플렉스가 2개관 정도를 예술·독립영화관으로 바꿔 운영하면 장기적으로 관객이 늘어날 거라 봅니다.” 그는 단지 영화 상영의 다양성뿐 아니라 영화관 자체가 좀 더 문화적인 공간으로 바뀌어 관객을 끌어들이기를 기대했다. 최근 영화보다 훨씬 비싼 공연이나 미술 전시 시장이 활황이라는 점을 떠올리면, 2시간의 ‘킬링 타임’에 만족하지 않는 소비자들의 변화는 그의 견해와 분명 맞닿는 지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