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32/0003390049?sid=001
상의, IP 산업화 방안 보고서
‘케데헌’ 가치 1조원 전망 속 글로벌 수요 ‘록인’ 전략 시급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의 지식재산권(IP) 가치가 최대 1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세계 주요 IP를 보유한 한국 기업은 아직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호무역주의가 확산하며 통상 환경이 급변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수출이 쉬운 콘텐츠 등 ‘소프트 머니’를 집중 육성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17일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가 발간한 ‘IP의 산업화 방안’ 보고서를 보면, 세계 상위 50대 IP 보유자 중 국내 기업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이 32개로 가장 많다. 이어 일본이 7개, 중국·프랑스 2개, 스웨덴·영국·캐나다·이탈리아·독일·핀란드·덴마크가 1개씩을 보유하고 있다.
월트디즈니는 미키마우스를 활용, 의류·유통사 등과 협업해 지난해만 620억달러(약 86조원)의 수익을 냈다.
지난해 미국 32개사가 IP 상품 판매로 올린 수익은 2424억5000만달러(약 337조원)로, 같은 해 한국 국내총생산(GDP)의 13%에 달했다.
보고서는 한국의 IP 산업화 부진 원인으로 “원천 IP 부족, IP의 다각적 활용 전략 미흡, 투자 여력 부족”을 꼽았다.
보고서는 <케데헌>의 인기로 K팝뿐 아니라 김밥·라면·후드티·매듭·한옥마을·남산타워·팬덤문화, 심지어 무속신앙까지 인기를 끌고 있지만 실제 수익을 올리는 쪽은 미국 플랫폼이라며 ‘루미(여주인공) 김밥’ ‘진우(남주인공) 후드티’ ‘사자보이즈(보이그룹) 소다팝’ 같은 파생 수익을 놓치는 일이 향후 되풀이돼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스토리 중심의 슈퍼 IP 전략을 입체적으로 지원할 ‘케데헌 법안’이라도 만들어야 될 때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라고 전했다.
특히 해외 플랫폼에 대응할 ‘IP 주권 펀드’의 조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최근 제작비 문제 등으로 <오징어 게임> <무빙> 등과 같이 제작비 전액을 선투자하는 대신 콘텐츠의 저작권, 이를 통해 파생되는 부가가치가 모두 플랫폼에 귀속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IP 주권 펀드를 조성해 제작사가 일정 지분 이상을 보유한 프로젝트에 대해 자금을 지원함으로써, 제작사와 플랫폼이 제작비를 공동 분담하고 IP 권리를 공유하게 하는 구조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IP 수출로 돈을 벌기 위해서는 평균 1000만원 이상의 출원비용을 내야 해외 권리를 확보할 수 있다”며 “문화 기업, 핵심 기술 기업 등을 중심으로 금융지원을 확대할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종명 대한상의 산업혁신본부장은 “글로벌 마켓이 하나였던 시대엔 좋은 물건을 만들어 잘 팔면 성장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이런 방식만으론 성장이 힘들게 됐다”며 “K콘텐츠 등 IP 산업화를 통해 지속적인 글로벌 수요를 창출하는 ‘록인(Lock-in)’ 전략을 적극 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