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MOsu6DtZ1uI?si=QnVd0C3xBkp1DwqX
케데헌으로 더피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는 요즈음, 광복절 연휴에 갑자기 생각나서 가져와봤음.
관련해서 일제시대 정책 '해수구제사업害獸驅除事業'에 대해 찾아봤거든. 아래 내용은 나무위키에서 가져왔어.

1922년 경주시 구정동 인근 대덕산 기슭에서 사살된 수컷 시베리아호랑이. 1980년 1월 26일자 한국일보에 게재
해수구제사업 내지는 해수구제 정책은 일제강점기 시기 조선총독부가 "사람과 재산에 위해를 끼치는 해로운 짐승(害獸)을 구제한다."라는 명분을 내세워 야생동물들의 퇴치와 포획을 주도 및 장려한 것을 이르는 표현이다.
실제로 전 한반도서 해방후 멧돼지나 고라니정도를 제외하고는 호랑이 표범 곰 사슴 등은 희소하다기보다는 거의 절멸에 가까운 상태이며 남한에서는 호랑이와 사슴이 절멸된 것이 분명하다.
일제는 해수구제란 명분으로 포유동물에 대해서는 이나마의 기록을 남겼지만 그들의 총구는 전혀 피해의 대상이 아닌 조류에게도 무자비한 불을 뿜었다.
일일이 다들어 설명할 필요도 없이 겨울에 들과 강에 수천 수만마리의 때로 날아와 살던 두루미 황새 고니 등등에게도 이때에 이미 절멸의 그늘이 드리워졌던것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왜인들은 풍류랍시고 두루미의 다리를 잘라 이른바 학슬장(鶴膝杖)이라는 것을 만들어 짚었고 박제를 장식하여 거드름을 피웠던 것이다.
풍요로웠던 야생의 왕국을 불과 반세기동안에 이다지도 짓밟힌 것은 통탄스럽기 그지없지만 그로부터 반세기동안에 우리 스스로는 또한 어떠했는가. 각설하고 이제나마 중요한 것은 우리의 반성과 각성일 것이다.
자연이란 한번 파괴하기는 쉬워도 그 회복은 쉽지도 않을 뿐더러 영영회복되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 생태계가 허물어지고 그 숨소리가 끊긴 강산은 더 이상은 금수강산이 아니다.
-『韓國動物園八十年史 昌慶苑編』, p. 198
우리는 일제 시대나 그 당시에 빚어진 민족적 비극을 원료나 노동력의 수탈 또는 민족적 자존심의 훼손 정도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 책을 통하여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이미 그 당시에 엄청난 생태계의 파괴가 이뤄지고 있었다는 점이다. 다만 그것이 그 당시로서는 가시적이지 않았을 뿐이다. 지금의 시점에서 본다면 그것이 얼마나 끔찍스럽고 치명적인 착취였던가를 새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의 야생동물지』 p. 7

대덕산에서의 호랑이 사냥 기념사진. 앞줄 오른쪽 두번째가 미야케 순사.
호랑이와 표범, 곰과 늑대가 군림하고, 꿩과 기러기, 오리가 풍부한 환경이었는데, 일본과 강제로 합병되어 약 15년 만에 그 수가 격감한 이유는 무엇일까?
총을 사용하는 을종에 주의해서 보면, 다이쇼 원년(1912년), 일본인이 7,397명인 것에 대해 조선인은 극단적으로 적은 59명이다.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 뒤, 조금씩 증가하고 있으나, 대덕산의 호랑이가 총에 맞은 다이쇼 10년(1921년)에는 일본인 12,532명에 비해 조선인은 1,203명이었다. 딱 10분의 1 수준이다. 호랑이가 멸종할 무렵, 엽총을 휘두른 것은 일본인이 아니었던가!
엽총이 야생동물에게 미치는 영향은 덫과는 비교가 안되기 때문에 한반도의 조수를 걱정할 만한 상태로 만든 장본인은 바로 일본인이라고 할 수 있었다···. 이런 생각을 하며 표를 보고 있자, 한국에서의 일들이 생각나서 견딜 수가 없었다. 대덕산의 호랑이는 재쳐 두고라도, 목포의 호랑이를 조금 더 알았으면 하고 한숨이 나왔다.
-한국 호랑이는 왜 사라졌는가? p. 211

호랑이 뿐만이 아니었다. 표범, 늑대, 곰, 스라소니 등 이 나라의 자연에 서식해 오던 육식동물들도 한꺼번에 해수로서 구제되어 버렸다. 이 동물들이 생태계에서 담당해온 복잡한 역할과 위치 등은 생각하지도 않았다. 그저 대일본제국의 신민(臣民)이 정착하기 위해서 방해가 되는 것을 정리한 것 뿐이었다. 이렇게 해서 자리잡은 일본인들은 광복 전까지 90만 명이 있었다. 한반도 구석구석까지 침입을 해 내지인(內地人)이라고 칭하며 이 나라 사람들에게 견디기 힘든 괴로움을 준 일본인이 많았다고 한다. 교활, 뻔뻔스러움(無恥), 탐욕으로 때로는 광폭(狂暴)까지. 일본인들이 조선인들에게 한 짓에 비하면 호랑이가 훨씬 안전했을지도 모른다.
-한국 호랑이는 왜 사라졌는가? p. 348~349
** 물론 한반도에서도 사람을 해하는 동물들을 사냥하거나 맹수를 잡거나 하긴 했지만 국가적인 정책으로 몰살을 했던 적은 없었던 것 같고,
생각보다 일상에 깊숙이 들어와있었다고 한 것처럼 위험했던 것도 맞지만 세월이 지나고 근대화되면서 자연적으로 도태될 수 밖에 없지 않았을까?
나라를 빼앗긴 상황에서 정책적인 몰살은 좀 다른 문제.
말 그대로 '해수'의 범위가 모호했기 때문에 무분별하게 멸종되어버린 동물개체들이 많았다는데 생각해볼 만한 역사인 듯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