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인 촌뜨기들, 누가 희동이한테 그륵 좀 줘라
인생 역전을 꿈꾸는 관석과 희동이 신안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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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호 작가의 웹툰 파인 기반의드라마로 태어난 '파인 촌뜨기들'이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작가와 독자의 상상력으로 그려졌던 오관석과 오희동은 류승룡과 양세종이 혼을 불어넣으며, 또 다른 갈등의 씨앗을 품고 있는 캐릭터로 되살아났다.
파인 촌뜨기들은 신안 앞바다에 빠진 보물선의 그릇을 두고 벌어지는 욕심과 욕망, 욕정이 뒤엉켰다. 지금보다 더 나아지고 싶은 바람이 신분 상승과 절도, 살인, 폭력 등 범죄로 이어지며, 사실 따지고 보면 파인에 등장하는 이들은 선(善)의 개념이 존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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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 보면 11부작으로 편성된 드라마에서 극에 등장하는 캐릭터가 생명의 불꽃이 다할 때는 모두 본인의 욕심 탓에 벌어진 최후를 맞이한다.
그래서 오관석과 오희동이 누구보다 발 빠르게 움직이는 몸부림은 속물처럼 보이지 않는다. 비록 생존을 위해 악행을 저질러도 순간적으로 멈칫하는 순간이나 대사가 튀어나오는데, 바로 이게 다른 캐릭터들과 다른 점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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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다른 캐릭터와 달리 정상적으로 비친 모습을 보여주는 게 지켜야 할 존재가 가족이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예를 들면, 오관석은 일감을 의뢰받은 것도 결국 자신의 가족을 위해 돈을 벌기 위한 가장의 모습이었고, 희동이조차 목포에 내려가서 박선자(배우 김민)를 만나면서 심경의 변화를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
극의 줄기를 이끌어가는 오관석과 오희동 외에 부산에서 넘어온 골동품 사기꾼 김 교수 무리와 황선장을 중심으로 지연과 혈연으로 묶힌 홍기와 벌구, 그리고 이들에게 일감을 의뢰한 흥백산업 천회장과 중간에서 또 다른 일을 의뢰한 송사장 등 이들의 기본 관계에 신뢰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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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지 현재 상황에서 자신들에게 유리한 선택만 반복할 뿐 막판에는 사촌 지간도 그릇을 쌓아놓은 차떼기 수준의 자리이동(?) 등 도저히 이성적으로 판단할 수 없는 상황이 반복된다.
그래서 극중 1~4화까지는 무난하게 목포를 중심으로 걸쭉한 사투리와 텃세, 보물선에 대해 입방아를 찧는 이들의 이야기와 캐릭터 설명에 공을 들였다.
하지만 각자의 목적을 가진 이들이 한곳에 모여 머구리로 발굴 작업에 나선 장벌구(배우 정윤호)의 죽음 이후 극의 진행 속도는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빨라진다. 중간중간에 또 다른 갈등을 유발하는 김 코치 일행이 등장하면서 캐릭터가 극에서 사라지는 속도 또한 빨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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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악의 축이 사라지거나 악역의 최후가 등장하면 사이다처럼 통쾌함을 느껴야 하나, 파인 촌뜨기들은 사뭇 달랐다. 인과응보와 허무함이 공존한 것은 그들이 보여준 행태에 따른 악행의 결말이 약했다. 극에 묘사된 장면보다 자극적인 최후를 맞이했다면 조금은 느낌이 다르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그럼에도 파인 촌뜨기들은 원작과 다른 결을 선택, '그래도 누군가는 행복하게 잘 살았다'라는 희망을 전했다. 다만 그 희망이 마지막 회 쿠키에 있으니 꼭 확인해 보기를 바란다.
간만에 시대극처럼 묘사된 드라마와 특히 아이돌에서 배우의 모습이 자연스러워진 정윤호의 재발견, 희동이로 나온 배우 양세종의 웃음이 여느 작품보다 빛났던 파인 촌뜨기였다.
https://youtu.be/qe3qZlB5STE?si=0-NluGvrmqqRa2It
https://www.nbntv.co.kr/news/articleView.html?idxno=40068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