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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뉴진스와 피프티 피프티, 같은 점-다른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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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8.15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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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m.celuvmedia.com/article.php?aid=1755245664505137013


[유진모 칼럼] 약간의 이론은 있을 수 있겠지만 현재 가장 강력한 걸 그룹은 아직까지는 블랙핑크이고 그 뒤를 이을 아주 확실한 대항마는 에스파라는 게 대다수의 인식이다. 그리고 한때 에스파를 매우 강렬하게 위협했던 팀은 뉴진스였다. 그러나 뉴진스는 지난해 11월 소속사 어도어(하이브)에 일방적인 전속 무효를 선언한 이후 현재까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이다.



뉴진스가 어도어에 되돌아가지 않는 한 앞으로도 그 행보는 오리무중이다. 그런 가운데 지난 14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1부는 어도어가 뉴진스 멤버 5명(민지, 하니, 다니엘. 해린, 혜인)을 상대로 제기한 전속 계약 유효 확인 소송의 조정 기일을 열었다. 조정은 비공개로 1시간 20분 정도 진행되었지만 양측은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오는 9월 11일 조정 기일을 한차례 더 진행한 뒤 조정이 불발되면 오는 10월 30일 선고를 내린다. 과연 민지, 하니, 다니엘, 해린, 혜인의 완전체 뉴진스는 벼랑 끝에서 기사회생할 수 있을 것인가, 이대로 굵고 짧게 사라질 것인가? 가요계 관계자 대다수는 2023년 걸 그룹 피프티 피프티와 소속사 어트랙트와의 분쟁을 비교 사례로 본다.

어트랙트는 하이브 혹은 그 튼튼한 배경을 등에 업은 계열사들과는 다른, 매우 작은 음반 제작사이다. 하이브가 삼성전자라면 어트랙트는 동네 전파사 격. 그런데 이 중소기업이 만든 새나, 시오, 아란, 키나로 구성된 피프티 피프티가 빌보드에 입성하는 등 전 세계적인 스타로 우뚝 서며 '중소돌의 기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변을 연출했다.

그러나 그 기쁨도 잠시. 네 명의 멤버는 어트랙트에 전속 계약 무효를 선언하며 이탈했다. 어트랙트는 템퍼링 의혹을 제기하며 피프티 피프티 음악의 프로듀싱을 맡은 더기버스 주요 임원들을 고소했고, 결국 법원은 어트랙트의 손을 들어 주었다. 소송 중 키나가 어트랙트로 돌아왔고, 어트랙트는 나머지 세 멤버를 일방적으로 해고했다. 결국 어트랙트 승리.

이후 어트랙트는 문샤넬, 예원, 하나, 아테나 등의 멤버를 보강해 키나와 함께 2기 피프티 피프티를 출범시켰고 현재까지만 놓고 보면 전화위복이 되었다. 퇴출된 세 명의 멤버는 새 음반 기획사를 찾는다고 공개 구애를 했지만 감감무소식이다. 사실 어트랙트는 자신보다 몸집이 결코 작지 않은 상대와 힘겨운 전쟁을 치렀지만 일방적인 승리를 거둔 셈이다.


그러나 그 후유증은 만만치 않다. 어트랙트 전홍준 대표는 큰 수술을 겪은 후 몸무게가 심하게 빠졌으며 매일 불면증에 시달리는 등 정신적, 육체적으로 심한 내상과 외상을 입었다. 회사는 여러 가지 소송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회사는 30여 명의 임직원을 거느릴 만큼 몸집이 불었고, 2기 피프티 피프티는 1기보다 더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어트랙트는 새 보이 그룹 론칭을 준비 중이기도 하다. 뉴진스를 피프티 피프티에 대입해 보면 본질은 아주 유사하고, 디테일과 결과는 다른 듯, 같은 듯하다. 피프티 피프티의 경우 확실하게 템퍼링이 증명되었다. 하이브는 민희진 어도어 전 대표의 템퍼링을 주장하고 있지만 이는 명확하게 입증되지 않고 있다. 지금까지의 과정만 놓고 보면 불투명하다.

다만 한국연예제작자협회 등 가요계의 유력 단체 등 관계자 대다수는 하이브의 심증에 힘을 실어 주고 있다. 지금까지 법원이 계속 어도어의 손을 들어 준 것만 놓고 보면 어도어의 판정승이다. 최종 판결만 남았을 따름이다. 즉 가요계의 관행을 떠나 경제적 논리로 보나 법적 시각에서 보나 소속사와 연예인 사이의 '계약서'가 매우 중요한 잣대인 것이다.

어느 사회에나 생태계라는 게 있다.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은 '어느 환경 안에서 사는 생물군과 그 생물들을 제어하는 제반 요인을 포함한 복합 체계'라고 정의한다. 즉 생활 환경 내에서의 질서와 순리적 체계 그리고 확실한 섭리를 말한다. 신성로마제국의 변신론자인 철학자 라이프니츠는 예정조화론으로 매우 유명하다.

그 이론은 '모든 실체(단자-모나드)는 신의 설계에 따라 독립적으로 움직이지만 전체적으로 조화롭게 우주가 유지된다.'라는 뜻이다. 즉 이 세상은 애초부터 신이 설계한 대로 완성되어 있는 완제품이고 불만은 인간이 그 원대하고 위대한 신의 의도를 잘 이해하지 못해서 발생하는 것이지 세상의 순리에는 이상이 없다는 주장이다.

파리도, 바퀴벌레도 다 존재하는 이유가 있다는 뜻. 그래서 우리는 신(자연)의 섭리를 거역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종교를 떠나서 우리는 한 가지에서 그 이론의 근거를 찾을 수 있다. 바로 생태계 교란종이다. 베스, 황소개구리, 붉은귀거북 등 수입 동물들이다. 그들에게 잘못이 있는 게 아니라 그들을 다른 장소로 이동시킨 인간의 욕심이 나쁘다.

새나, 시오, 아란은 장시간 공중에 붕 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키나가 새롭게 중심을 잡은 피프티 피프티는 일시적 위기를 극복하고 생동감 넘치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전홍준 대표가 내상의 후유증을 극복하는 동안 어트랙트는 몸집을 불렸다. 뉴진스의 다섯 명은 1년 가까이 쉬고 있다. 그러건, 말건 하이브는 새로운 가수와 음반들을 속속 내놓고 있다.

지난 14일 법정에는 뉴진스 멤버 중 민지와 다니엘 2명만 참석했다. 나머지 3명은 무슨 일이 그리 바빴을까? 뉴진스의 '어머니'는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피프티 피프티와 뉴진스의 반란 혹은 혁명은 시작은 비슷했지만 결과는 현시점에서는 매우 다르다. 과연 뉴진스는 가요계와 그 시장의 생태계에 대해 무엇을, 얼마나 배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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