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3/0003923298?sid=001
우리나라에서는 월요일과 일요일에 심정지 환자가 유독 많이 발생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주말의 늦잠과 폭음으로 인해 생체 리듬이 흐트러지고, 심장에 큰 부담이 생긴다는 것이다.
15일 부산대·서울대 공동 연구팀이 질병관리청 자료를 토대로 2015~2019년 전국 ‘병원 밖 심정지(OHCA)’ 8만9164건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월요일과 일요일의 심정지 발생 위험은 기준일인 수요일보다 각각 1.9%, 1.5% 높았다. 나머지 요일은 수요일과 큰 차이가 없었다.
연구팀은 월요일에 심정지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 이유를 ‘깨진 약속 이론’으로 설명했다. 깨진 약속 이론은 ‘새로운 시작’에 대한 희망을 가졌던 이들이 막상 월요일이나 새해가 시작됐을 때 기대했던 변화가 나타나지 않아 실망감과 정신적 스트레스를 느끼게 되고, 심장 질환에 더 취약해질 수 있다는 가설이다.
주말 동안 늦잠을 자거나 모임을 하면서 생활 패턴이 흐트러졌는데, 월요일에 갑자기 일찍 출근해 과중한 업무를 하니 심장도 ‘월요병’을 앓는다는 것이다. 이런 급격한 변화가 교감신경을 자극해 심박수와 혈압을 높이고, 심혈관 건강에 악영향을 준다는 분석이다.
명절과 공휴일에도 심정지 발생 위험이 비교적 높았다. 휴일은 심정지 발생 위험이 평일보다 최소 6% 이상 높았으며, 설·추석·새해 첫날·크리스마스를 제외한 기타 공휴일은 평균 9.9%로 가장 높았다. 4대 공휴일 중에서는 크리스마스가 9.6%로 가장 높았고, 이어 설날(8.2%)과 새해 첫날, 추석(각 6%) 순이었다.
명절과 공휴일에는 ‘휴일 심장 증후군(Holiday Heart Syndrome)’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연구팀의 해석이다. 짧은 연휴 동안의 폭음이 부정맥을 유발해 평소 심장병이 없는 사람도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장거리 이동, 과식, 수면 부족, 가족 모임에서 생기는 갈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심장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월요일과 공휴일에 심정지 위험이 높아지는 것은 미국, 일본, 유럽 등지에서 관찰된 것과 비슷하다”며 “연구에서 확인된 요일과 휴일에 따른 심정지 위험 패턴을 고려하면 고위험군에 맞춘 예방 캠페인과 응급 대응 자원 배치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