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차카 지진은 러시아 인근 해역에서 발생해 한반도에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일본 시즈오카현 앞바다에서 시코쿠 남부, 규슈 동부 해역까지 이어지는 난카이 해구(해저 깊은 협곡) 일대에서 강진을 촉발할 가능성을 경고한다. 이 지역은 과거 100~150년 주기로 대규모 지진이 발생해 왔으며, 향후 지진이 발생할 경우 한반도에도 직·간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동일본 대지진 만큼 강력
미국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이번 캄차카 지진은 1900년 이후 전 세계에서 발생한 초대형 지진 가운데 6위권에 해당할 만큼 강력했다. 위력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규모 9.1)에 맞먹는다.
캄차카반도에서는 이미 1952년 11월 4일 규모 9.0의 강진이 발생한 바 있어 지진 가능성이 예견돼 왔지만, 이번에는 전문가 예상보다도 더 강한 규모였다. 다행히 진앙지가 도심이 아닌 해상에 있었고, 단층이 비스듬히 갈라지면서 해수면 상승이 동일본 대지진 당시 40m에 비해 약 2m에 그쳐 피해 규모는 제한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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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카이 대지진 촉발 가능성
문제는 난카이 대지진 촉발 가능성이다. 난카이 해구는 판구조론상 필리핀해판이 유라시아판 아래로 섭입(파고드는)하는 판 경계에 위치해 있으며, 이 일대는 지진 활동이 매우 활발하다. 일본 정부는 향후 30년 내 난카이 해구에서 규모 8.0~9.0의 대지진이 발생할 확률을 약 80%로 보고 있다. 정확한 발생 시점을 특정하지는 못했지만, 당장 강진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다는 의미다. 특히 쇼와 도난카이 지진(1944년)과 쇼와 난카이 지진(1946년) 발생 이후 약 100년이 다가오고 있어 가능성은 더욱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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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카이 해구는 한반도 남쪽에서 불과 500km 이내에 위치해, 한반도의 지진 활성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저주파 지진 에너지는 장거리 이동 시에도 감쇠가 적어 영향 범위가 넓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때도 한반도의 지진 활동이 증가했고, 이는 경주·포항 지진에 일정 부분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나라는 2017년부터 권역별 단층 조사를 통해 활성단층 지도를 제작 중이지만, 현재 동남권·충청권 조사만 진행됐고 전국 단위 조사는 아직 완료되지 않았다. 난카이 해구 대지진과 같은 해외 초대형 지진의 국내 파급 효과를 감안하면, 국내 단층 조사와 내진 대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초대형 지진이 발생하면 주변 지역의 에너지가 보충돼 새로운 강진을 유발하는 메커니즘이 작동한다”며 “난카이 해구는 이미 대형 지진 발생 가능성이 높은 상태로, 남해안의 고층 건물과 원전 등 주요 시설 피해를 최소화할 대비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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