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통합 운영 기초 작업 착수
앞으로 수서역에서 KTX를 타고, 서울역에서 SRT를 타는 게 가능해질 전망이다. KTX와 SRT 통합과 관련해 지난달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긍정적 의견을 나타낸 데 이어, 국토부가 최근 코레일과 SR(SRT 운영사) 관계자들을 불러 통합 관련 의견을 청취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부는 우선 KTX의 수서역 정차·SRT의 서울역 정차 등 교차 운행부터 진행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양 기관 통합 작업은 이재명 대통령이 “이원화된 고속철도 통합으로 운행 횟수 증차 등 국민 편의를 확대하겠다”고 공약한 데 따른 것이다. 통합이 이뤄지면 코레일은 KTX 요금을 SRT 수준으로 내리는 게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현재 KTX는 SRT보다 10%가량 비싸다. 다만, 통합으로 비대해진 철도 노조가 파업을 무기 삼을 경우, 대책이 마땅치 않다는 비판도 나온다.
KTX 요금, SRT 수준 인하 가능
12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코레일은 최근 KTX와 SRT 운영 통합 시 운임, 비용과 관련한 내부 분석을 진행했다. 그 결과, 통합 시 KTX 운임을 SRT 정도로 내릴 수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 코레일은 그동안 주력인 KTX 가격을 14년째 동결했다며 17% 운임 상승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다.

운임 인하가 가능한 건, 좌석 공급을 늘려 수익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코레일은 하루에 약 1만6000석을 늘려 한 해 580만석을 늘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현재 KTX는 용산, 서울역에서만, SRT는 수서에서만 출발이 가능해 열차 배치 시 제약이 크다”며 “통합 시엔 이 같은 제약이 사라지고, 차량 입출고 등도 빨라져 열차 운행이 늘어나는 것”이라고 했다. 이 경우, 명절이나 주말 등 예매 전쟁에 따른 표 구하기 어려움도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코레일은 운행 확대에 따라 매출은 약 1900억원 증가하고, 중복 비용은 500억원가량 감소할 것이라 전망한다. 현재 SR은 코레일에서 고속 열차 22편성을 빌린 뒤, 임차료와 정비비 등을 코레일에 지급하고 역과 매표 시스템 등 사용료도 따로 준다. 통합이 이뤄지면 이 같은 이중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고객 입장에서도 앱 하나로 예매 등을 진행할 수 있어 불편이 줄어든다.
고속철도 통합은 별도의 법률 개정 없이 사업 양수·도 방식으로 진행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코레일 측은 “기관 통합 전에도 열차 운행 계획 통합으로 3개월 내 교차 운행 등이 가능하다”고 했다.
파업 등 리스크 어떻게
통합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일각에선 경쟁 체제에선 철도 파업 등 유사시 운행 감소에 대비할 수 있지만, 통합하면 대처가 어려워진다고 말한다. SR의 경우 민주노총, 한국노총 등 상급 단체가 없는 단일 노조 체제다. 반면, 코레일 노조는 민주노총 소속이다. 한 사립대 철도학과 교수는 “통합 시 SR 노조가 민노총 소속 철도노조로 옮겨 가 철도노조 영향력이 더 커질 것”이라며 “파업을 무기 삼을 경우 대안이 없어진다”고 했다.
KTX 운임이 동결돼 온 데에는 KTX와 SRT의 경쟁이 한몫했다는 주장도 있다. 레일이 독점하고 있는 차량 정비 분야 등도 SR과 경쟁하게 해야 혁신이 나온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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