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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14년 8개월간 미국서 中 OLED 퇴출…삼디 기술 탈취 미국서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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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8.13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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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디스플레이 업체 수혜

삼성디스플레이가 경쟁 업체인 중국 BOE를 상대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기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서 전례 없는 ‘역대급 승소’를 했다. 이번 판결에 따라 BOE는 앞으로 14년 8개월 동안 미 시장 진입이 어려워진다. 새로 출시될 아이폰 시리즈나, 메타 스마트글라스 등에 탑재가 배제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이 판결은 오는 11월 최종 판결이 날 예정이지만 미 ITC가 중국 업체의 기술 탈취를 인정해 패널티를 주는 방향은 확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디스플레이 기업들이 혜택을 보게 될 전망이다.

◇美,“14년 8개월 간 中 OLED 수입 불가"

 


ITC는 지난달 11일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 BOE를 비롯한 자회사 7곳 등 총 8개 회사가 삼성디스플레이의 영업비밀을 부정하게 이용하는 등 관세법 337조를 위반했다는 내용의 예비판결을 내렸다. 2023년 10월 삼성디스플레이는 OLED 기술과 관련한 영업비밀을 BOE가 무단으로 탈취했다고 ITC에 BOE를 제소한 바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1997년부터 OLED 연구·개발(R&D)에 수억 달러를 투자하며 기술을 축적해왔는데, 16년 뒤 시장에 진입한 BOE는 독자 R&D를 했다는 증거 없이 단기간에 대규모 양산을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삼성디스플레이의 전·현직 직원을 채용하고 공급업체를 접촉해 삼성디스플레이 측이 “영업비밀을 부정 취득했다”고 주장한 것이다.

ITC는 BOE의 영업비밀 침해, 직원 영입 등을 통한 기밀 부정 취득 등을 대부분 인정했다. 12일(현지 시각) 본지가 확보한 판결문에 따르면 ITC는 “삼성 디스플레이의 보안 조치가 탁월한 수준이었음에도 BOE가 삼성디스플레이 영업비밀을 부정한 수단으로 취득해 사용했다”며 “삼성디스플레이에 실질적 피해와 심각한 위협을 초래했다”고 했다.

기술을 탈취한 BOE에 대해 ITC는 전례 없는 중대 제재를 내렸다. 핵심은 ‘장기간 미국으로의 물량 봉쇄’다. 판결문에 따르면 ITC는 먼저 BOE에 14년 8개월간 ‘제한적 수입금지 명령’(LEO)을 내렸다. LEO 기간은 보통 ‘부당이익을 없애는 데 필요한 시간’을 기준으로 산정한다. 하지만 이번엔 이례적으로 여러 개별 영업 비밀과 기술의 개발 소요 시간을 합산해 그 기간이 늘어났다. 그만큼 OLED 기술 개발이 어렵고,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의미다. 삼성 디스플레이가 보유한 OLED 핵심 기술들의 개발 기간을 모두 합산한 결과 14년 8개월이었다.

또 ITC는 중국의 BOE 본사, 미국 현지 법인 등의 미국 내 마케팅·판매·광고·재고 판매 등을 모두 차단했다. 단순 수입뿐 아니라 미국 내 영업 활동 전반을 못하도록 하는 전방위 봉쇄조치다. 또 ‘보증금 100%’ 조치도 판결문에 포함됐다. 최종 판결이후 일정 검토기간 동안 보증금 일부를 예치하고 조건부 수입을 할 수 있는데, 이 때 보증금을 100%로 설정해 수입 부담을 늘린 것이다. 테크 업계는 “전례가 없이 중대한 제재를 가한 판결”이라며 “지체 없이 원천 수입을 봉쇄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BOE는 앞으로 미국 내에서 신규 고객 확보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영업을 하려면 ‘샘플’ 패널이 필요한데 미국으로 반입이 안 된다”며 “고객사와 잠재적 고객사들이 BOE와의 거래에 부담을 느낄 것”이리고 했다.

 

◇14년 8개월 간 미국서 BOE퇴출

최근 글로벌 OLED 시장에선 BOE 등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가 차츰 진입하고 있었다. 이들은 낮은 단가를 무기로 LCD에 이어 OLED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중국 업체의 OLED 기술이 ‘훔친 것’이라는 점이 확인되면서 디스플레이 시장 분위기가 바뀔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테크 업계 관계자는 “미국 내 아이폰에 들어가는 OLED 물량을 내줄 것이란 우려가 있었는데 이것이 해소됐다”고 했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 한국 업체들은 수혜를 볼 전망이다. 올 2분기 아이폰용 소형 OLED 패널 점유율에서 중국 BOE는 22.7%로, LG디스플레이(21.3%)를 앞질렀다. 그동안 애플은 삼성디스플레이를 주력, LG디스플레이를 보조 공급사로 활용해왔는데 여기에 BOE가 추가되며 한국 디스플레이 업체의 점유율을 갉아먹을 전망이었다. 하지만 ITC의 판결이 확정돼 앞으로 BOE의 디스플레이가 아이폰에 탑재되지 못하면 한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반사이익을 볼 예정이다.

한국 기업들의 기술 우위가 확인된 만큼 향후 OLED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이 프리미엄 시장 주도권을 더욱 공고히 하고,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서도 주도적 위치를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

테크 업계에선 이번 판결을 미·중 기술 패권 다툼의 일환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예상을 뛰어넘는 초강력 제재는 정상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기술을 탈취해 시장을 장악하려는 중국에 대한 미국의 경고이자 선전포고라는 것이다. 이번 판결은 오는 11월 최종 판결에서 일부 바뀔 수도 있다. 하지만 테크 업계에선 예비 판결에서 이런 초강력 제재를 한 것이 단순히 영업비밀 유출이 아니라, 중국의 기술 불법 행위에 대한 퇴출로 해석하고 있다. 또 미·중 무역 갈등 속에서 BOE가 중국의 대표 디스플레이 기업이라는 점도 이번 판결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번 판결을 계기로 앞으로 미국 내에서 중국 업체의 기술 탈취 심사와 판결이 더욱 엄격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테크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가 기술과 디자인, 상품성을 교묘하게 베끼는 것은 하루이틀이 아니지만, 이를 엄중하게 제재하겠다는 신호인 것 같아 희망적”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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