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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방 관리한 의원 불러 삭제 경위 조사 방침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배준영 원내수석부대표를 비롯한 소속의원들이 지난해 12월2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12·3 불법계엄 관련 국민의힘 지도부의 국회 계엄 해제 방해 의혹을 수사 중인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이 계엄 전후 국민의힘 의원 텔레그램 단체대화방의 약 2개월치 대화 내역이 삭제된 사실을 파악해 수사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12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특검팀은 지난해 12월3일 계엄 전후 국민의힘 의원 전원(당시 108명)이 모여 있는 텔레그램 단체대화방 대화 내역을 입수해 분석해왔다. 특검팀은 분석 결과 지난해 12월3일 비상계엄 전후인 10월 말부터 12월 중순까지 약 2개월치 단체대화방의 대화 내역이 삭제된 것을 확인했다.
텔레그램 단체대화방 대화 내역은 해당 대화방 관리자에게 삭제 권한이 있다. 해당 대화방 관리자는 당시 A 의원이었다. 특검팀은 A 의원을 조만간 불러 단체대화방 대화 내역 삭제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특검팀은 지난해 12월3~4일 계엄 당시 국민의힘 지도부가 당 소속 의원들의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표결 참여를 방해했다는 의혹을 수사 중이다. 추경호 전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는 지난해 12월3일 계엄 선포 직후 의원총회 소집 장소를 여러 차례 바꿔 공지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여의도 중앙 당사와 국회 본청에 흩어져 당시 108명 중 18명만 표결에 참여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계엄 선포 약 1시간 뒤 추 전 원내대표, 나경원 의원과 통화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추 전 원내대표 등이 윤 전 대통령의 지시를 받고 당 소속 의원들의 표결을 의도적으로 방해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다만 추 전 원내대표는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표결 방해 지시를 받은 적이 없으며 의원들의 개별 판단에 따라 표결이 이뤄진 것이라는 입장이다.
내란 특검팀은 전날 국민의힘 조경태·김예지 의원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내란 특검팀이 국민의힘 의원을 조사한 건 처음이었다. 특검팀은 계엄 선포 직후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추 전 원내대표가 통화한 사실을 파악해 경위를 살펴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