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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꿀알바인 줄 알았는데"…갈수록 교묘해지는 신천지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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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8.11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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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5/0005169494?sid=001

 

SNS·문화 체험으로 진화한 위장 포교 수법
코로나19 집단감염 이후 전략 전면 재정비
2030겨냥, 그럴듯한 세련된 홈페이지로 유혹

직장인 이 모씨(29)는 최근 인스타그램 다이렉트메시지(DM)로 달콤한 제안을 받았다.

메시지에는 "성수동에 키링 샵을 열려고 준비 중인데 '나만의 시그니처 커스텀 모루인형'을 제작해준다"는 내용이 써있었는데 오픈 전 이벤트로 100명을 선정해 스트레스 원인과 감정을 분석하고 해소 방향을 제시해주며, 모루인형 키트를 제공한다는 내용이었다.

이 씨는 "당시엔 하려다 찜찜해 포기했는데, 나중에 그 사이트에 들어가 보니 모루인형 제작 페이지가 향수 제작 페이지로 바뀌어 있었다. 알고 보니 신천지 포교 활동을 하던 곳이었더라"라고 말했다.

직장인 박모 씨(27)도 지난달 DM을 받았다. '오픈 기념 무료 퍼스널 컬러 진단과 사진 촬영 이벤트'라는 문구와 함께, 서울 강남의 한 스튜디오 주소가 안내돼 있었다. 신청서를 작성하자 '간단한 자기분석 테스트'를 사전에 해달라는 안내 링크가 왔다.

박 씨는 "링크를 눌러 보니 성향 분석, 가치관 질문, 인생 목표를 묻는 설문이 길게 이어졌다”며 "퍼스널 컬러와 전혀 상관없는 질문이 많아 이상했다"고 말했다.

그는 "행사 당일, 현장에서는 퍼스널 컬러 진단과 촬영 대신 자기 계발·관계망 형성 얘기를 더 많이 했다"며 "나중에 검색해 보니 그 모임 이름이 신천지 교육관에서 진행하는 포교 프로그램이었다. 겉으로는 문화·취미 행사처럼 꾸미지만, 실제 목적은 종교 포섭이었다"고 말했다.

◇모루인형부터 러닝 크루까지…2030 노린 '취향 저격' 신천지 위장 단체
신천지 포교 위장 사이트로 알려진 곳/사진=유지희기자

신천지 포교 위장 사이트로 알려진 곳/사진=유지희기자
국내 대표 사이비로 알려진 신천지가 위장 포교 수법을 갈수록 교묘하게 바꾸고 있다. 과거 심리상담, 성경 공부 모임 등 단순했던 신천지의 포교 수법이 최근에는 인스타그램·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한 다채로운 '문화 체험'으로 진화하고 있다.

신천지는 이만희를 교주로 1984년 설립된 이후 전국에 12개 지파를 두고 있으며, 2023년 기준 신도 수가 약 3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20년 코로나19 확산 당시 대규모 집단감염의 진원지로 지목돼 사회적 비판을 받았지만, 이후 포교 전략을 전면 재정비해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모루인형 만들기, 퍼스널 컬러 진단, 퍼스널 사진 촬영, 취업 스터디, 한방차 모임, 알바 취업·팝업 행사·축제·동아리 연합 등 복합 이벤트, 이미지 컨설팅·퍼스널 브랜딩·뷰티 클래스, 향수·디퓨저·방향제 제작, 액세서리·키링·소품 제작, 독서·출판·다이어리·잡지, 러닝 크루, 배드민턴·풋살·탁구·야구 직관, 미디어·연극·디자인 등 셀 수 없이 다양하고 수많은 주제를 가진 단체로 위장해 10~30대 젊은 층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었다.

이 같은 수법에 당했다는 대학생과 2030 직장인들의 피해 제보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신천지와 연계된 것으로 의심되는 업체 리스트가 온라인에 공유됐는데 겉으로 보기엔 평범하고 세련된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점이 공통으로 지적됐다.

출처=네이버블로그 '스트롱져니'

출처=네이버블로그 '스트롱져니'
작년 11월, 평소 차에 관심이 많았던 30대 김 모씨는 블로그 댓글로 '나만의 감정·몸 상태에 맞춘 커스텀 티백’을 만들어준다는 브랜드 홍보를 보고 신청했다. 신청 코드가 있어 의심했지만, 곧 상담 연락이 왔다.

신청 폼에는 '신청 코드' 입력란이 있었는데, 당시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나중에야 이 코드가 신천지가 실적 관리에 활용하는 수법이라는 걸 알게 됐다. 폼을 작성하자 해당 업체 홍보팀이라는 이름으로 연락이 왔다. 약 20분간 이어진 통화에서 상담자는 성격, 생활 패턴 등을 물었고, 맞춤 티백 제작을 위해서는 오프라인 상담이 필요하다고 안내했다.

사당역 인근 카페에서 만난 상담자는 자신을 "외주 상담사"라고 소개했다. 그러나 대화는 점점 "내면의 불행을 꺼내라", "자아를 찾아주겠다" 등 부정 감정 유도와 함께 주 5회 비밀 상담 제안으로 흐졌다. 가족·지인에게도 알리지 말라는 요청도 있었다.

불편함을 느낀 김 씨가 상담을 중단하고 검색해보니 동일한 신천지 포섭 피해 후기가 나왔다. 김 씨는 "처음 신청 코드가 의심스러웠지만, 검색을 안 한 게 아쉽다"고 토로했다.

◇'시급 1만2700원' 꿀알바, 알고 보니
출처=네이버 블로그 '몽이'

출처=네이버 블로그 '몽이'
구직 활동 중인 2030 세대의 심리를 파고들어 포섭하는 경우도 있다. 취업 컨설팅, 자기소개서 첨삭, 모의 면접 등 취업 준비를 돕는다고 홍보한 뒤 접근하는 방식이다. 실제로 한 카페 아르바이트 공고를 보고 찾아간 지원자가 현장에서 돌연 설문조사와 심리검사를 권유받은 사례도 있다.

지난 7월, 30대 직장인 최 모씨는 알바 채용 사이트에서 '둔산동 개인 카페 파트타임' 공고를 보고 지원했다. 시급은 1만2700원, 예약 관리 업무 보조였다. 이력서 열람 알림이 오고 곧바로 카카오톡으로 면접 안내가 왔다. 면접 장소는 카페 공간 스튜디오였다. 의아했지만 지인의 말에 의심을 풀고 참석했다.

면접에서는 업무 설명보다 면접관 개인 이야기와 "책임감 있는 사람을 선별한다"며 취업형 컨설팅 프로그램 등록을 강조하는 말이 이어졌다. 이후 이름, 생년월일, 주소, 학력·경력 등 개인정보를 적게 하고 '인적성 검사'를 보게 했지만, 내용은 전부 심리상담 설문이었다.

최 씨가 집에 돌아와 검색해보니, 해당 컨설팅 업체가 신천지 포섭에 사용됐다는 기사와 자신이 풀었던 심리검사 문항이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동일했다. 최 씨가 이력서와 설문지 반환을 요구하자 면접관은 "업체 소유"라며 거부하고, "선 넘지 마세요", "고소 갑니다" 등 협박성 발언을 했다. 대면 자리에서도 모욕과 조롱이 이어졌다.

최 씨는 알바몬에 업체를 신고했고, 플랫폼 측은 즉시 사업자 이용을 중지했다. 그는 "채용이 목적이 아니라 특정 커리큘럼이나 단체로 유도하는 수법이었다"며 "겉으론 평범한 공간대였나 소모임처럼 보이지만 조직적인 흐름이 있었다"고 말했다.

출처=네이버블로그 'gorloegeelong'

출처=네이버블로그 'gorloegeelong'
올해 4월 취업 준비생 20대 이 모 씨는 지난 4월, 대학생 커뮤니티를 통해 '자소서 스터디' 모집 글을 발견했다. 전화 면접은 무려 47분간 이어졌고, 상대는 지나칠 정도로 공손한 말투와 B씨와 소름 끼치게 비슷한 경험담을 공유하며 빠르게 친밀감을 형성했다. 종교 이야기를 꺼내며 "이상한 사람도 많다"고 말해 오히려 신뢰감을 주기도 했다.

오티 당일, 약속 장소인 카페에는 이 씨를 제외한 두 명이 기다리고 있었다. 한 명은 대기업 인사팀 직원이라고 소개됐고, 다른 한 명은 스터디 동기라는 설정이었다. 세 사람은 자연스럽게 이 씨의 신상과 고민을 묻고, 개인사까지 나누도록 유도했다. 분위기가 무르익자 인사팀 직원 역할을 한 인물이 "신입사원 커리어 설계를 위해 쓰는 컨설팅 업체"를 추천했고, QR코드로 이름·전화번호·추천인·희망 상담 내용 등을 작성하게 했다.

집에 돌아온 이 씨는 해당 사이트를 검색하다 '사이트명+신천지' 연관검색어를 발견했다. 이후 관련 후기를 찾아보니, 자신이 '바람잡이'까지 포함된 3인 1조 포섭 구조에 노출됐음을 알게 됐다. 이 씨는 "당시엔 전혀 의심하지 못했지만, 모든 과정이 나를 속이기 위해 설계돼 있었다"고 말했다.

 

◇2030 외로운 심리 파고드는 교묘한 세뇌 구조

이단 관련 전문가들은 "조금이라도 의심스러운 느낌이 들면 즉시 관계를 끊고 신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건우 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협회 강남상담소 소장은 "프로젝트를 진행해 돈을 빼앗는 등 명백한 사기라면 처벌이 가능하지만, 길을 가다 도움을 준다거나 DM으로 무료 혜택을 제안하는 1대1 개인적 관계는 법적으로 문제 삼기 어렵다. 그러나 이런 접촉이 결국 단체 포교로 이어지고, 단체를 모른 채 방문했다가 이단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사이비는 모두 해롭지만, 신천지가 특히 나쁜 점은 정체를 숨긴다는 것이고 무료 제공, 과도한 친절 등은 경계해야 한다"며 "신천지는 먼저 인간관계를 형성해 2~3단계의 끈끈한 관계를 유지한 뒤 성경 공부로 유도한 후 '시대별 구원자'라며 교주 이만희를 믿게 만들고, 말씀을 왜곡해 교묘히 복종하게 한다. 세뇌와 중독으로 인해 스스로 탈출이 불가능해지고, 가족과 인간관계가 파괴하는데 특히 1인 가구가 많은 2030 청년층의 외로운 심리를 파고드는 것이 무섭다"고 경고했다.

상대방을 속여 개인정보를 수집하거나 특정 집단으로 유도하는 행위 또한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

황석진 동국대학교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정보를 수집하려면 반드시 당사자의 동의를 받아야 하며, 수집 범위가 어디까지인지가 중요하다. 수집한 정보가 어떻게 사용되고, 어디에 제공되며, 어떻게 파기되는지를 명확히 알려야 한다. 단순히 ‘고민 상담을 위해’, ‘취업 컨설팅을 위해’ 사용한다고만 설명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수집한 정보가 다른 사람에게 제공된다면 그 사실을 반드시 고지해야 하고, 보관 기간이 1년인지 3년인지, 용도가 끝나면 폐기하는지 여부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 또한 정보 수집 주체가 누구인지, 해당 정보가 어디로 전달되고 언제 폐기될 예정인지 구체적으로 안내해야 한다"며 "예를 들어 '이 정보는 특정 종교단체로 간다', '이 정보는 언제까지 사용하고 용도가 끝나면 폐기된다'는 내용을 명시하지 않으면 개인정보 보호법상 위반 소지가 상당히 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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