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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마산·창원·진해 ‘묻지마 통합’ 후유증…마산·진해 쇠퇴하고 자기결정권 실종, 정체성 소멸에 ‘헤어질 결심’마저 스멀스멀

처음 잃어버린 건 이름이었다. “창원이 그냥 마산을 먹은 것, 잘되는 기업이 다른 기업 인수·합병(M&A)한 것처럼 느껴졌죠. 왜 그런 식으로 생각되냐? 결국 이름 때문이죠.” 경남도 총괄 건축가로 일하며 마산이라는 도시의 흥망성쇠를 지켜본 마산 토박이 허정도(72)씨가 말했다.
“새로운 이름을 지었다면 적어도 흡수됐다는 느낌은 안 들었겠죠. 마산 시민들은 정서적으로 다 빼앗겼다고 느끼고, 그 상처는 영원히 지우지 못할 거예요.” 이윤기(59) 마산YMCA(와이엠시에이) 사무총장도 동의하며 말했다. ‘마산YMCA’는 이제 마산이란 이름을 달고 있는 유일한 시민단체다.
15년이 지났다. 2010년 7월1일 마(산)창(원)진(해)을 하나로 묶어 통합 창원특례시가 출범했다. 그때, 이름은 뺏겨도 다른 건 준다고 했다. 시청사는 마산에, 통합상징물은 진해에 만들겠다고 했다.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청사도 통합상징물도 모두 ‘옛 창원’(통합 전 창원)에 들어섰다. ‘속았다’는 느낌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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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해 상권도 통합 이후 쇠퇴했다. “각종 미용협회며 다 창원으로 가더라고요. 모든 행사가 창원으로 기우니까 진해는 상권이 사라졌죠. 군인들도 원래라면 위수지역(군인의 외출·외박 허용 지역) 때문에 진해에서 먹고 마셔야 하는데 통합 이후론 다 (창원시 성산구) 상남동에 가서 먹고 오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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