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플립(공중제비), 마라톤 완주…다음 목표는 가사 로봇입니다.”
4일 중국 베이징 창핑구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제조업체 ‘쑹옌둥리(鬆延動力)’의 장저위안(姜哲源·27) 창업자 겸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만났다. 회사 로고가 있는 검은색 반팔 셔츠를 입은 장 창업자와 만나는 내내 그의 휴대전화가 쉴 새 없이 울렸다. 그는 “직원 140여 명의 스타트업에서 기술 개발, 생산 관리까지 도맡아 하고 있다”며 웃었다.
쑹옌둥리의 휴머노이드 로봇 ‘N2’는 올 4월 베이징에서 열린 로봇 하프마라톤 대회에서 완주하며 준우승을 차지했다. 120cm의 작은 키의 N2가 안정적이고 힘차게 달리는 모습은 중국 전역에 생중계됐고, 이후 중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로봇 스타트업으로 떠올랐다. N2는 출고가가 3만9000위안(약 750만 원)으로 판매되는 인간 형태 로봇 가운데 최저 수준이다. 대량생산 체제까지 갖춘 쑹옌둥리는 가성비와 성능을 동시에 갖춘 ‘로봇 업계의 샤오미’로 불린다.
●마라톤 완주로 스타덤에 올라
쑹옌둥리는 2023년 9월 설립된 신생 스타트업이다. 창업 후 1달 만에 휴머노이드 로봇 프로토타입 제작에 성공했고, 베이징시와 주요 엔젤 투자자들로부터 빠르게 사업 자금을 유치했다. 하지만 정작 기술 개발에 성공해도 정작 로봇을 사줄 고객이 없었다. 이렇다 할 매출이 없는 가운데 직원 급여와 개발 비용 등이 쌓이자 창업 1년 만에 재무 위기가 찾아왔다.
“당시 회사에 마케팅이나 영업팀이 없을 정도로 상업적 마인드가 부족했어요. 고민 끝에 우리의 강점인 ‘하드 웨어 개발’에 집중하는 것밖에 방법이 없다고 판단했죠. 사람들을 놀라게 할 만한 충격적인 기술과 가격이 필요했습니다.”
장 창업자는 회사의 모든 역량을 ‘백플립’에 집중했다. 백플립은 휴머노이드 로봇에게 가장 어려운 동작 중 하나로 여겨진다. 사람의 발은 앞쪽이 뒤쪽보다 길어 뒤로 돌아 착지하는 게 균형을 잡기 더 어렵기 때문. 그의 팀은 올해 3월 자사 로봇인 N2가 연속 백플립에 성공한 영상을 선보였다. 함께 공개한 N2의 출고가는 3만9000위안(약 750만 원). 뛰어난 성능과 함께 경쟁업체 유니트리가 개발한 또 다른 휴머노이드 로봇인 ‘G1’의 절반도 안 되는 가격으로 업계의 관심을 이끌어내는데 성공했다.

4월 로봇 마라톤 대회는 쑹옌둥리의 기술력을 일반 대중에 공개하는 행사였다. 그는 대회를 앞두고 한 달여 동안 밤을 새며 연구를 거듭하며 로봇의 내구성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결국 마라톤에서 완주하며 로봇의 안정성을 입증받았다. 대회가 끝난 지 1달 만에 1000대가 넘는 로봇 구입 주문이 쇄도했다. 올해 초 3억 위안(약 580억 원) 수준이던 기업가치가 6월 기준 20억 위안(약 3800억 원)으로 6배 이상 급상승했다.
“로봇 마라톤 대회로 매출과 투자가 큰 폭 늘었습니다. 또 로봇이 4시간 가까이 달리면서 얻은 각종 경험 역시 기술 개발의 밑거름이 됐습니다. 동작이 수없이 반복될 때 내부 선들이 어떻게 손상되고, 어떤 경우 통신이 끊이지는 지 경험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데이터들을 얻었죠.”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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