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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단독] "일본, 한국인 블랙리스트 관리 의심"... 이번엔 민족문제연구소 활동가 공항 2시간 억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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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8.10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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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환 실장 올해만 4번 억류... "일본 측, 억류자들에 '오사카 박람회' 때문에 보안 강화"

▲ 여권 압수 뒤 억류 민족문제연구소 김영환 대외협력실장과 이희자 태평양전쟁피해자보상추진협의회 공동대표가 지난 9일 도쿄 하네다 공항에서 일본 출입국 당국에 억류돼 조사를 위해 대기 중인 모습. 두 사람은 약 2시간 억류돼 조사를 받고 일본 입국이 허용됐다. 김 실장은 올해만 4차례 일본 공항 입국 과정에서 1시간 30분~2시간 억류 조사를 받았다. 이희자 공동대표의 경우 일제에 강제동원돼 사망한 뒤 야스쿠니신사에 부당하게 합사된 부친의 합사 철회를 위해 24년째 분투 중이다. 과거 방일 과정에서 일본 공항에서 수시로 억류 조사를 받았다고 한다. 2025. 8. 9
ⓒ 김영환제공

▲  이희자 태평양전쟁피해자보상추진협의회 공동대표와 임재성 변호사, 김영환 민족문제연구소 대외협력실장 등이 8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강제동원 피해자, 일본 시민사회, 재일동포와 함께 하는 광복 74주년 & 국제평화행진 기자회견'에 참석해 아베는 강제동원 배상판결 이행하고 피해자들에게 사죄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2019. 8. 8
ⓒ 유성호

민족문제연구소 김영환 대외협력실장과 이희자 태평양전쟁피해자보상추진협의회 공동대표가 지난 9일 도쿄 하네다 공항에서 일본 출입국 당국에 약 2시간 억류됐던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 7일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이국언 이사장 일행이 도쿄 인근 나리타 공항에서 약 2시간 억류돼 조사를 받고서야 일본에 입국한 지 이틀 만의 일이다.

김 실장과 이 이사장은 모두 수십 년 한일 양국을 오가며 일제 강점기 조선인 강제동원 문제 사죄·배상을 일본 정부와 미쓰비시중공업 등 전범기업에 촉구해 온 인물로 한일 양국에 모두 잘 알려져 있다. 김 실장은 올해만 4차례, 이 이사장은 올해만 3차례 일본 공항에서 같은 일을 겪었다며 "다른 탑승객은 문제없이 입국하는 데 저희는 매번 1시간 30분~2시간가량 억류됐다 풀려나는 일이 반복된다. 일본 정부의 블랙리스트 운용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10일 <오마이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김 실장과 이 공동대표를 비롯한 일행은 지난 9일 오후 2시 일본항공(JL92편)을 타고 도쿄 하네다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이 여객기엔 150여 명이 탑승했다.

일본 출입국 당국 관계자는 공항 입국 심사장에서 순번을 기다리던 김 실장과 이 공동대표를 오후 2시 50분쯤 지목해 별도 사무실로 데려갔다. 두 사람의 여권을 압수하고 나서다. 두 사람은 일본 방문 목적과 일정, 숙소 등에 대해 약 1시간 조사를 받고 나서야 여권을 돌려받고 입국 심사장을 통과할 수 있었다. 조사 과정에서 김 실장이 항의하듯 물으니 일본 측 관계자는 "오사카 엑스포 개최 기간(4~10월)이라 보안이 강화됐다"는 말만 되풀이했다고 한다.

김 실장은 "지난 6월 억류 조사 땐 일본 출입국 당국이 대놓고 '오사카 엑스포 기간엔 매번 조사한다'고 겁박했다. 그때 '엑스포엔 가지 않는다'고 했는데, 이번에도 붙잡아 같은 질문을 되풀이하는 건 괴롭힘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나아가, 제가 오사카 엑스포에 간다고 하면, 그게 문제가 될 일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  민족문제연구소 김영환 대외협력실장과 이희자 태평양전쟁피해자보상추진협의회 공동대표가 지난 9일 도쿄 하네다 공항에서 일본 출입국 당국에 억류 조사를 받는 사실을 알리는 조선대학교 노영기 교수 페이스북. 두 사람은 약 2시간 억류 조사를 받고 일본 입국이 허용됐다. 2025. 8. 9
ⓒ 이국언제공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었다. 입국 심사에 이어 세관 검사에서 두 사람을 또다시 불러 별도 조사실로 데려간 것이다. 모든 짐에 대한 수색은 물론 신체 수색까지 마친 뒤 풀려난 시각은 오후 4시 15분이었다. 꼬박 1시간 25분 억류된 채 조사를 받고 나서야 입국이 허용된 것이다.

김 실장은 "억류돼 대기하는 동안 공항 출입국 사무실 안쪽 화이트보드를 보니 'JL 92편'이라고 제가 타고 온 여객이 편명과 함께 무언가 적혀 있더라. 사전에 상부에서 저희를 검사하라는 지시가 내려온 게 아닌가 의심스러웠다"고 전했다.

두 사람이 조사를 받는 동안 일행 중 한 명이었던 노영기 조선대 기초교육대학 교수는 페이스북에 "하네다 공항에 (오후) 2시 7분 도착했으나, 일행인 이희자 선생과 김영환 선생이 억류됐다. 한 시간 정도는 기다려야 한단다"고 이들의 억류 사실을 알리기도 했다. 같은 비행기를 타고 공항에 도착한 다른 수 많은 탑승객은 별도 조사 없이 입국이 가능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김 실장의 일본 공항 억류 사례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김 실장은 지난 4월 10일과 6월 13일, 19일, 그리고 이번 8월 9일까지 모두 4차례 하네다 공항을 통해 일본을 찾을 때마다 짧게는 1시간 30분부터 2시간 동안 '입국 심사'를 빌미로 억류됐다 풀려나는 일이 반복됐기 때문이다.


'야스쿠니 부당 합사' 부친 이름 빼오려는 80대 활동가도 억류
강제동원 사죄 요구 광주 활동가 2명은 나리타 공항 억류

4월 방문은 일제 강제동원 관련 일본 전범기업 규탄 행동을 위한 것이었고, 6월 두 차례 방문은 유네스코 국제회의 및 한일 협정 60주년 한일시민행동에 참여한 것이었다. 그리고 이번 8월 방문은 10일 도쿄에서 열린 '야스쿠니 반대 도쿄 촛불 행동' 참가를 위해서였다. 

'야스쿠니 반대 도쿄 촛불 행동' 의 경우 태평양전쟁피해자보상추진협의회, 민족문제연구소, 야스쿠니신사 합사 위헌소송 모임 등 한일 시민단체와 활동가 등이 참여해 "전쟁 반대" "야스쿠니 신사 반대" 등을 외치며 행진하는 행사다. 야스쿠니 신사에 무단합사된 조선인 등 2만 1000여명의 합사를 철폐하라는 요구도 이 행사의 주요 구호다.

▲  민족문제연구소 김영환 대외협력실장과 이희자 태평양전쟁피해자보상추진협의회 공동대표가 지난 9일 도쿄 하네다 공항에서 일본 출입국 당국에 여권을 압수당하고 억류돼 있는 동안 일행이 모두 빠져 나간 입국심사장 모습. 두 사람은 약 2시간 억류 조사를 받고 일본 입국이 허용됐다. 2025. 8. 9
ⓒ 김영환제공

김 실장과 함께 이번에 공항에서 억류됐던 이희자 공동대표의 경우 일제에 강제동원돼 사망한 뒤 야스쿠니신사에 부당하게 합사된 부친의 합사 철회를 위해 24년째 분투 중이다. 이 공동대표의 경우 야스쿠니 소송과 야스쿠니 반대 집회 등 야스쿠니를 찾을 때마다 공항에서 억류되는 일이 되풀이됐다고 김 실장은 전했다.

김 실장은 "일본 출입국 당국이 저를 비롯한 활동가 몇몇만 올 때마다 콕 찍어 억류해 장시간 조사를 하고 있다"며 "일본 정부가 자국에 불편한 목소리를 내는 한국인 활동가들을 블랙리트에 올려 놓고 관리하는 게 아니라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김영환 "한국 활동가만 지목, 억류 괴롭힘...테러범 취급"
"역사문제 해결 없이 미래지향 불가능... 정부, 개입해야"

김 실장은 "한일협정 60년 해에 미래 지향의 한일관계를 이야기하는 일본 정부가 오사카 엑스포를 핑계로 한국 활동가들만 지목, 매번 괴롭히는 것은 명백한 인권탄압이며 우리를 테러 용의자로 취급하는 어처구니없는 처사"라고 했다. 그러면서 "역사문제 해결 없이 미래지향적 관계란 있을 수 없다. 일본 정부의 기만적인 행태를 강력히 규탄하며, 한국 정부가 일본 정부에 시정하도록 강력히 요구해야 한다"고 했다.

이국언 이사장 역시 "올해만 3차례나 일본 공항에서 억류 조사를 받았다. 다른 탑승객은 문제없이 입국하는 데 저희만 매번 1시간 30분~2시간가량 억류됐다 풀려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이제는 억류 조사가 당연한 듯하다"며 "억류 조사를 되풀이해 저희의 활동을 위축시키려는 불순한 목적이 엿보인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이번에 나리타공항 억류 조사 과정에선, 앞서 제가 다른 공항 억류 조사 과정에서 문답한 내용을 (일본 출입국 당국이) 속속들이 알고 있는 듯 했다. 블랙리스트를 관리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이야기"이라며 "이러고도 일본이 문명국 맞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 압수한 여권 왼손에 들고 7일 오후 나리타 공항에서 일본 출입국 당국 관계자가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이국언 이사장의 여권을 압수해 왼손에 쥐고 조사실로 데려가는 모습.
ⓒ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제공

https://naver.me/5zXvEz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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