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노인들은 운동화를 신은 채 간편한 옷차림이었다. 일부는 피서지를 가 듯 슬리퍼나 샌들을 신고 있었다.
이들 노인들은 대부분 30도를 웃도는 폭염을 피해 공항으로 나 온 ‘공항 피서족’이다. 노인들은 여름나기가 쉽지 않다. 집에서 하루 종일 있을 경우 에어컨 비용을 감당 할 수 없고 그렇다고 집 근처 카페에 가서 커피 한잔 시켜 놓고 하루종일 있는 것은 눈치가 보여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김포공항은 수도권 어디서나 지하철로 연결되는 편리한 교통여건 때문에 공항은 노인들의 ‘피서 성지’로 꼽히고 있다. 만 65세 이상 노인과 장애인, 국가유공자 등은 지하철 무임승차 대상이기때문에 교통비가 들지 않는 것도 공항이 최고의 피서지로 손꼽히는 이유다.
서울 성동구에 사는 이경욱씨(70)는 “김포공항 대합실은 추울정도로 시원한데다 물을 마음대로 마실 수 있어 친구들과 매일 온다”며 “서울시내에서 이만한 피서지는 없다”고 말했다.
특히 김포공항은 쇼핑몰과 바로 연결되는 장점때문에 노인들의 피서지로 인기를 끌고 있다. 대합실에서 TV를 보다 지루하면 쇼핑몰로 옮겨 쇼핑객을 보거나 아이쇼핑을 할 수 있는 차별화된 요인이 있기 때문이다. 지하철에서 내려 공항 대합실로 이동하고 중간에 쇼핑몰로 옮겨 다닐 경우 걷는 거리도 만만치 않아 운동효과 마저 볼 수 있다.
점심시간에는 공항 대합실에 위치한 햄버거 가게에서 간단하게 요기를 하거나 쇼핑몰 식당가에서 한끼를 해결할 수 있어 공항 피서지를 찾는 노인들이 늘고 있다.
부부나 친구들끼리 단체로 공항을 찾는 노인들고 있다. 동네 친구들과 왔다는 박모(75·여)씨는 “도시락과 커피를 준비해와 먹을 수 있어 돈 한 푼 안 들이고 시원하게 여름을 보낼 수 있는 곳이 공항이다”고 말했다.
최모(81)씨는 “무료하게 집에 있으면 시간도 안 가고 냉방비도 무시 못해 여름 한 철은 집사람과 함께 공항에 와서 시원하게 보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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