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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비전문가들이 고양이 죽였다?… 논란의 통영 ‘고양이학교’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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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8.09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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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396/0000717701?sid=103

 

폐교를 리모델링해 ‘고양이학교’라 불리는 통영시 용호도의 공공형 고양이보호분양센터. 박재림 기자


국내 최초의 공공형 고양이보호분양센터에서 최근 생후 2개월 고양이가 사인이 밝혀지지 않은 채로 죽었다. 해당 시설 근로자와 담당자의 비전문적이고 안일한 대응이 원인이라는 주장이 인터넷 커뮤니티, SNS, 유튜브, 기사 댓글 등에서 돌았다. 사실 확인을 위해 8일 현장을 찾았다.

통영 한산면의 섬 용호도에 위치한 센터는 학생 부족으로 폐교된 한산초등학교 용호분교를 리모델링한 곳이라 ‘고양이학교’라고도 불린다. 2023년 문을 연 뒤 인근 한려해상국립공원에서 구조된 고양이를 돌보면서 입양을 지원한다.

이곳에 지난달 4일 입소한 생후 2개월 새끼 고양이가 채 한 달도 지나지 않은 7월말 싸늘한 주검이 됐다. 매달 2회 정기적으로 고양이학교를 방문해 봉사활동을 한다는 A씨는 “창동이(해당 고양이 이름)는 고양이학교 관계자들의 무관심에 굶어 죽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생후 2개월 고양이 창동이가 봉사활동가의 보살핌을 받고 있다. 창동이는 통영 고양이학교 입소 한 달도 되지 않아 명을 달리했다. 봉사활동가들은 창동이가 고양이학교 담당자들의 무관심 속에 굶어죽었다고 주장했다. 제보자 제공


그는 “창동이는 몸이 너무 작고 왜소해 개별적이고 세심한 보살핌이 필요했다. 성묘들과 한 공간에 지내면 밥도 못 먹으니 격리해서 1살 이하 고양이용 사료를 먹여야 한다고 시설 근로자와 시 담당자에게 여러 번 알렸고 자묘용 사료도 기부했다”며 “하지만 달라진 건 없었다. 되레 담당자는 ‘새끼 고양이가 전 연령용 사료를 먹는다고 죽는 일은 없다’고 했다. 결국 다른 성묘들 틈에서 말라가다 아사했다. 관리자들이 조금만 관심과 애정을 가졌어도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취재를 위해 방문한 고양이학교는 해변에 면한 3층 건물이었다. 1층에는 3개 보호실과 카페 등이 있었고 2층에 치료실, 노령묘실 등이 있었으며 3층은 테라스였다. 본래 52마리 고양이가 지내지만 8마리가 중성화 수술 등으로 전날 육지의 동물병원으로 이동해 총 44마리가 있었다.

 

용호도 고양이학교의 전경. 박재림 기자
고양이학교 1층에 마련된 1~3호 보호실 전경. 박재림 기자


1층에 몰려있는 고양이들은 각자 잠을 자거나 밥을 먹거나 물을 마시는 등 자유롭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깔끔한 내부 공간에 캣타워, 하우스, 캣휠, 캣티오(고양이 테라스) 등이 마련돼 있었고 에어컨을 가동해 내부 온도 역시 24도로 쾌적하게 유지되고 있었다.

반대로 고양이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고 전문성이 부족한 면도 곳곳에서 발견됐다. 3층 건물임에도 대다수 고양이가 1층에 몰려있는 것부터 그랬다. 다수 전문가에 따르면 영역동물인 고양이는 합사(서로 다른 고양이를 한 공간에서 지내게 하는 것)가 중요하다. 다툼이 심한 경우에는 서로 격리를 해야 한다. 나이, 서열 등에 따라서도 너무 어리거나 노령묘거나 힘이 없는 고양이들끼리 지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고양이용 테라스인 캣티오에서 잠든 고양이들. 박재림 기자


그러나 고양이학교는 44마리 중 43마리가 1층에 몰려 있었다. 보호실이 1~3호실로 나뉘어 있다지만 별도의 문이 없는데다 각 보호실 창문으로 통하는 캣티오가 있어 분리되어 있다고 보기 어려웠다.

태부족한 고양이 화장실과 식기, 물그릇도 문제였다. 화장실은 16개, 식기는 6개, 물그릇은 7개에 불과했다. 물그릇은 지름이 10cm를 갓 넘어 보일 정도로 크기가 작았다. 아울러 식사는 자묘용/성묘용/노령묘용 등 연령별 사료가 아닌 전 연령용 사료로 하루 2회 자율급식으로 진행되고 있었다. 50마리 가까운 고양이가 개방된 공간에 몰려있는 상황에서 식기도 충분치 않다보니 새끼 고양이거나 힘이 약한 고양이는 밥을 먹지 못할 가능성이 커 보였다.

 

1층 보호실에 놓인 물그릇. 약 50마리가 지내는 1층인데 작은 크기의 물그릇이 7개 밖에 없었다. 박재림 기자


전문가 의견도 같았다. 약 200마리 유기묘를 보호하는 사단법인 보호단체의 관계자는 “식기와 물그릇도 너무 부족하다. 물그릇은 고양이 얼굴의 2배 이상 크기로 최소 20개는 있어야 한다. 화장실도 최소 65개는 있어야 한다. 저러면 소변을 보지 못해서 방광염에 걸리는 고양이들이 나올 수밖에 없다”며 “10마리가 사는 곳에 50마리가 지내는 셈이다. 학대와 다름없다”고 일갈했다.

현관도 문제였다. 대부분 동물보호소, 동물병원, 펫호텔 등 동물이 지내거나 자주 방문하는 시설에는 동물이 우발적으로 뛰쳐나갈 수 없도록 이중문 장치를 해둔다. 고양이학교에도 현관문과 실내 공간 사이 중문이 있긴 했다. 하지만 중문이 현관문에 바로 붙어 있어서 실질적으로는 효과가 없어보였다. 게다가 이날 중문은 수시로 열려 있었다. 실제 방문객이 문을 연 사이에 고양이 한 마리가 바깥으로 나가는 일도 있었다.

 

중문이 열려있는 현관문 앞에서 고양이가 바깥을 쳐다보고 있다. 박재림 기자


근로자들에게서도 전문성을 찾아보긴 어려웠다. 이날 60대 이상으로 보이는 근로자 2명이 고양이들을 담당하고 있었다. 이 중 한 근로자는 “최근부터 일하고 있다. 고양이를 키워본 적은 없고 종종 길고양이들을 챙겨준 적은 있다”고 말했다. 통영시 관계자는 “섬 특성상 지역 주민들을 단기 채용한다. 고양이를 반려하시는 분은 없지만 고양이를 싫어하시는 분이 지원하시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근로자는 방문객이 꼬리를 치켜세운 고양이를 가리키며 “이 고양이는 왜 이러는 거에요?”라고 질문하자 “모른다”고 퉁명스럽게 잘라 말했다. 국내에서 가장 유명한 고양이사료 브랜드도 처음 듣는다고 했다. 고양이의 이름을 부르고 품에 안기도 하는 근로자들의 모습에서 고양이에 대한 애정이 느껴졌지만 전문성과는 다른 영역이었다.

한 유기묘 보호소 관계자는 “고양이를 보호하려면 오래 반려한 사람이나 전문가가 있어야 한다. 단순히 청소하고 밥과 물을 채워주는 게 전부가 아니다. 평소보다 식사량이 줄어든 것을 체크할 수 있는 정도여야 한다. 고양이는 사흘만 밥을 안 먹어도 중태에 빠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1층 보호실 중 한 곳에 몰려있는 고양이 화장실. 박재림 기자


이날 고양이학교에서 근로자들 외 다른 관계자는 만날 수 없었다. 대신 전화통화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시 소속 수의사는 A씨가 아사라 주장하는 새끼 고양이의 죽음에 관해 “사인은 알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한 달에 한 번씩 방문해서 근로자들로부터 고양이들의 특이사항을 전달받고 키트 진료로 이상 여부를 확인한다”며 “해당 고양이는 처음 봤을 때부터 몸이 왜소했다.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시설 근로자에게 전달했었다”고 밝혔다.

시 반려동물과 담당자는 “해당 고양이는 굶어죽은 게 아니다. 밥을 주지 않은 것도 아니고 방치를 한 것도 아닌데 어떻게 굶어 죽인 게 되나”라며 “센터의 고양이들은 한려해상국립공원에서 다쳤거나 야생에서 살아가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되어 구조된 고양이들로, 동물병원을 거친 뒤에 임시보호소 개념인 이곳으로 온다. 해당 고양이가 죽은 것은 안타깝지만 여느 보호소에서라도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해명했다.

고양이학교 관계자의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외부 지적에 관해서는 “고양이에 관심이 많거나 전문가와 비교하면 전문성이 부족할 수 있지만 담당자들도 나름대로 공부를 했다”며 “전문성 재고 차원에서 최근 한국고양이수의사협회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협회 조언을 바탕으로 공간 분리, 현관문 수리 등을 검토 중이다. 시 수의사 방문도 기존 월 1회에서 이달부터 월 2회로 늘렸다”고 말했다.

 

고양이학교 1층 보호실. 박재림 기자


한편 A씨는 “이번 사고 이전에도 관리자들의 무관심과 무책임에 고양이들이 죽거나 탈출했다”고 주장했다. 시에서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2023년 9월 고양이학교 개소 후 81마리가 입소했고 그중 17마리가 입양됐으며 12마리가 자연사 했다. 올해만 보면 13마리가 입소했고 12마리가 입양됐으며 7마리가 자연사 했다. 한 고양이보호단체 관계자는 “저희 보호소 기준에선 고양이학교의 자연사 비중이 너무 높다. 구조 후 동물병원을 거쳐 입소한 고양이들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더 그렇다”고 말했다.

마침 이날은 세계 고양이의 날이었다. 그리고 통영시가 후원한 용호도의 제1회 고양이섬의 날 축제 개막일이었다.

 

용호도에 제1회 통영 고양이섬의 날 축제 현수막이 걸려있다. 박재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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