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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단독] 자립준비청년, 5년간 22명이 극단 선택…하지만 현실은 더 심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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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8.09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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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종료아동, 오늘 또 혼자가 됐다 ①] "한 달에 두 명'꼴로 벼랑 끝 몰려 극단 선택 시도"
2년 전 반짝했던 사회적 관심 다시 '시들'…이들을 사선으로 모는 원인 찾아내야


'보호종료아동(일명 자립준비청년)'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경제적 상황은 과거보다 나아졌을지 몰라도, 여전히 채워지지 않는 결핍이 있다. 이제는 탁상공론을 넘어,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이 청년들의 절박함이 무엇이며, 이를 위해 정부와 사회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이에 시사저널은 전문가 의견에 귀 기울이되, 자립 당사자인 시설 출신 청년들의 목소리에 집중하고자 했다. 이들이 원하는 건 오직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당당히 인정받는 것이었다. 물고기를 손에 쥐여 달라는 게 아니라 잡는 법을 간절히 원하고 있었다. 그동안 우리 사회가 놓쳐왔던, 보호종료아동들이 진심으로 전하고 싶었던 이야기. 이제 우리가 마땅히 귀 기울여야 할 그 목소리를 전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ChatGpt 생성이미지

ⓒChatGpt 생성이미지

여기 세상을 등진 청년이 있다. 6평 원룸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한 김소은씨(가명·여)는 부모가 없었다. 정확히 말하면 그는 부모가 살았는지 죽었는지조차 몰랐다. 무연고자인 김씨의 장례는 같은 자립준비청년이 치렀다. 김씨가 머물렀던 공간엔 유서도 없었다. 2025년 2월. 욕심도 꿈도 많을 꽃다운 나이 21세 김소은씨는 그렇게 하늘로 갔다.

처음부터 죽음을 생각한 건 아니었다. 자립정착금 1500만원을 들고 시설에서 나왔을 때만 해도 그는 씩씩했다. 김씨가 해보지 않은 일은 없었다. 편의점에서, 식당에서, 카페에서 닥치는 대로 아르바이트를 했다. 일용직으로 공장도 다녔다. 열심히 일하고 첫 월급을 받을 때, 김씨는 한 줄기 희망이 있다고 생각했다.

믿음은 오래가지 않았다. 김씨가 예상했던 것보다 세상은 더 추웠다. 보육원 출신을 정규직으로 받아주는 회사는 드물었다. 번번이 취직에 실패했고, 월세는 월세 대로 나갔다. 나라에서 자립준비청년에게 LH 임대아파트를 지원해 준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신청하지 못했다. 많은 서류를 어디서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몰랐기 때문이다. 보육원 출신이라는 사연을 구구절절 늘어놓으면서 도움을 구하기도 창피했다. 김씨에게 손을 내밀어주는 어른도 없었다.

자립을 원했던 김씨가 고립되기 시작한 건 이때부터다. "우리 중 누가 먼저 가느냐가 문제지, 누가 가도 이상하지 않잖아." 김씨는 생전에 친구들에게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자료: 보건복지부 청년정책팀, 더불어민주당 김남희 의원실 제공

자료: 보건복지부 청년정책팀, 더불어민주당 김남희 의원실 제공

통계에 포함 안 된 사례도 적지 않아

김소은씨는 지난 2월초 세종시에서 극단 선택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김씨의 죽음은 어디에도 기록되지 않았다. 정부 모니터링 통계에 잡히지 않은 것은 물론 언론에도 보도되지 않았다. 해당 내용을 2월27일 인터뷰에서 처음 전한 김성민 브라더스키퍼 대표는 "정부 측 보호전담기관이나 수사 당국이 아닌 김씨의 친구들을 통해 처음 (사망) 소식을 들었다"고 밝혔다. 브라더스키퍼는 자립준비청년에게 안정적인 일자리와 정서적인 자립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기 위해 설립된 사회적 기업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남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서 보건복지부를 통해 제출받은 '최근 5년간 자립준비청년 사망자 명단'에 따르면, 5년간 아동양육시설이나 공동생활가정에서 퇴소한 자립준비청년 4117명 중 극단 선택을 한 사망자(극단 선택 사인 불명 제외)는 총 22명으로 집계됐다. 2020년 8명, 2021년 6명, 2022년 4명, 2023년 2명, 2024년 2명이었다.

하지만 해당 통계에는 2025년 세상을 떠난 김씨는 물론, 2022년 8월 발생해 사회적 관심을 받은 '광주 극단 선택' 자립준비청년들도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통계가 자립수당을 받고 있는 아동들에 한해서만 사회보장정보시스템 등 정부 플랫폼을 통해 조사됐기 때문이다. 자립준비수당 제도를 모르거나 받지 않는 청년들은 '자립준비청년 지원' 조사나 관련 통계의 모수에도 포함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정부는 자립지원전담요원을 통해서도 조사할 수 있는데, 이들이 1인당 최대 200명가량의 아동을 맡아야 하는 만큼 전화 외에 아이들의 생사 여부를 직접 확인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전언이다. 

김씨의 죽음으로부터 2년여 전인 2022년 8월에도 광주에서 보육원 출신 20대 청년 두 명이 일주일 새 연이어 극단 선택을 한 사례가 보도됐다. 이들의 극단 선택 사유도 '생활고'와 '심리적 문제'였다. 대학 신입생이었던 A씨는 자립정착금 700만원을 다 쓴 후 삶의 벼랑 끝에 몰렸다. B씨는 보육시설에서 '중도 퇴소'했다는 이유로 자립지원금마저 받지 못한 상태에서 다른 친구의 죽음까지 간접 경험해 삶의 의지를 잃은 것으로 전해진다.


https://naver.me/GGC4DX4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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