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종호 미국 예일대학교 의과대학 정신의학과 조교수는 8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윤경호 배우님이 (티브이엔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 자살로 돌아가신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 걸 보면서, 어머니를 너무나 사랑하는 마음과 더불어 자살 유가족들께 공개적으로 위로를 전하는 진심을 느꼈다”고 말했다.
나 교수는 그러면서 한 연구를 소개했다. 그는 “한 사람의 자살은 최대 135명의 삶에 영향을 미치며 평균적으로 15~30명에게 매우 중대한 영향을 준다고 한다”며 “1년에 1만4000여명이 (극단적 선택으로) 사망하는 우리나라에서는 1년에 40만명이 심각한 영향을 받는 것”이라고 전했다.
나 교수는 “지난 20년간 오이시디(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자살률 1위를 기록한 우리는 산술적으로 최대 800만명 가까이 이 범주에 들어간다고 할 수 있다”며 “제가 한국을 ‘거대한 자살 유가족 사회’라고 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나 교수는 윤경호의 고백이 “우리 사회의 낙인으로 인해 슬픔을 숨겨야만 했던 수많은 자살 유가족들에게 힘이 되어줄 거로 믿는다”며 “침묵이 아닌, 서로 아픔을 보듬어주는 사회로 나갈 수 있도록 용기를 내주신 윤경호 배우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나 교수는 2023년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나온 적 있으며, 지난해 ‘만일 내가 그때 내 말을 들어줬더라면’이란 저서를 낸 바 있다.

티브이엔(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 유튜브 갈무리
지난 6일 방송된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 배우 윤경호는 “엄마가 (과거) 우울증이 심하셨던 것 같다. 그런데 그 우울증을 못이시기고 결국 스스로 이제 생을 마감하셨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윤경호는 “그런 아픔이 있는 분들이 많이 계신다”며 그동안 “한 번도 엄마가 어떻게 돌아가셨는지를 얘기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윤경호는 “항상 좋은 일이 생기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게 엄마라서 그 기쁨 뒤에 공허함이 찾아왔다”며 “지금도 너무 기쁜 자리고 이 자리에 있다는 게 자랑스럽지만 들려드릴 사람이 없다는 것에 항상 늘 공허함은 있다”고 덧붙였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 자살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송경화 기자
https://v.daum.net/v/202508081706184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