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8/0005233111?sid=001
경찰이 이춘석 무소속 의원의 '차명 주식거래 의혹 사건' 수사에 착수한 지 하루 만에 이례적인 대규모 전담수사팀을 구성했다. 자본시장 질서 확립을 강조한 이재명 대통령도 '엄중 수사'를 지시했다. 현직 의원인만큼 신병확보 없이 전반적인 의혹을 해소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광수단)은 7일 금융범죄수사대장 팀장으로 변호사, 회계사 등 법률·자금추적 전문인력을 포함한 전담수사팀 25명을 편성했다.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수사를 진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례적으로 '빨리·대규모로' 꾸려진 전담수사팀…"사실상 인력 전부 투입"

이춘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방송법 개정안에 대한 무제한토론 종결동의의 건 투표를 하기 위해 기표소를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경찰에 따르면 이 의원은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휴대전화를 이용해 보좌관 차씨의 명의로 주식 거래를 한 혐의를 받는다. 해당 장면은 한 언론사의 카메라에 포착됐다. 그는 의혹을 부인하면서도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했다.
광수단은 2개 이상의 경찰서에 걸친 사건이나 전문적인 수사 역량이 요구되는 사안을 맡는다. 이 중 금융범죄수사대는 일선 경찰서가 처리하기 어렵고 복잡한 경제 범죄를 담당한다.
다만 해당 사건처럼 단기간에 전담수사팀 25명을 꾸려 수사에 착수한 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차명거래 같은 일반적인 경제 범죄는 통상적으로 4명의 수사관이 투입된다.
한 경찰 관계자는 "전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사건이라 짧은 기간에 전담팀이 꾸려졌다"며 "25명이 투입됐다는 건 사실상 금융범죄수사대 대부분이 투입된 셈이다. 그만큼 이번 사안을 중대하게 본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강경 기조 의지'가 반영됐다는 해석도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6월11일 "주식시장에서 장난치다가는 패가망신한다는 걸 보여주겠다"라며 불공정 거래에 대한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도입과 부당이득 환수를 예고했다.
'현역 의원'인 이춘석…경찰 수사 쟁점은?

'주식 차명거래 의혹'이 제기된 이춘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방송법 개정안에 대한 무제한토론 종결동의의 건 투표를 마치고 본회의장을 빠져나가며 취재진에게 질문을 받고 있다./사진=뉴스1경찰이 보는 이 의원 혐의는 △자본시장법 △금융실명법 △공직자윤리법 위반이다. 국정기획위원회 경제2분과 위원장인 그가 △과기정통부가 '국가대표 AI 기업'으로 네이버와 LG CNS를 발표한 당일 해당 종목 주식을 거래했고△보좌관 차모씨 명의의 계좌를 이용해 주식 투자를 했으며 △재산 신고 내역에 보유한 주식이 없다고 허위로 기재(공직자윤리법 위반)했다는 의혹이다.
범행기간, 죄질에 따라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이 의원이 불체포 특권이 있는 현직의원인만큼 신병확보엔 신중히 검토할 전망이다. 차씨 휴대폰은 경찰이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반드시 확보해야 하는 스모킹건이다.
한 금융범죄 경찰 수사관은 "차명 거래를 통해 얻은 부당이득이 얼마나 되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볼 것"이라며 "죄질이 무겁다고 판단되면 수사기관도 처벌 수위가 높아질 것으로 보고, 강제수사로 전환해 압수수색에 나설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휴대전화로 주식 거래를 한 만큼, 휴대전화는 압수할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미공개 정보를 접하고 주식 거래를 했다면, 자택이나 지역구 사무실, 국회의원실 같은 곳을 압수수색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고 했다.
경찰 수사 결과에 따라 국회의원 차명거래 전수 조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질 수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이날 "이 의원 의혹은 선출직 공직자의 자격을 의심케 하는 심각한 사안으로, 이번 기회에 국회의원 가족과 측근들 명의의 차명거래를 전수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