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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노원구 중계동의 한 아파트단지 횡단보도에서 15세 A 양이 배달 차량에 치었지만 운전자는 적절한 조치 없이 그대로 현장을 떠났다.
횡단보도를 건너는 10대 학생을 차로 치고 그냥 가버린 운전자가 경찰에 소환되자 도리어 역정을 냈다고 학부모가 울분을 토했다.
6일 제보자 A 씨에 따르면, 이 사건은 지난 2일 오후 서울 노원구 중계동의 한 아파트단지 내에서 일어났다.
■ 횡단보도에서 좌회전하며 그대로 쿵
학원이 끝나 학생들의 이동이 많은 시간대에 A 씨 딸 B 양(15)은 귀가하려고 단지 내 도로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었다.
이때 한 배달 차량이 멈추지 않은 채 계속 다가왔고, 이를 먼저 발견한 B 양이 얼른 발걸음을 멈췄다.
하지만 배달 차량은 좌회전 하면서 멈춰있는 B 양을 그대로 들이받았다. 그 충격으로 B 양은 몇 미터 튕겨 나갔다.
B 양은 평범하게 횡단보도를 건넜을 뿐 갑자기 차도로 달려든 것도 아니었다.

서울 노원구 중계동의 한 아파트단지 횡단보도에서 15세 A 양이 배달 차량에 치었지만 운전자는 적절한 조치 없이 그대로 현장을 떠났다.
■ “아이는 무서워서 자기가 잘못한 줄”
하지만 운전자는 차에서 내리지도 않고 창문만 내리더니 신경질적으로 “괜찮냐?”고 물었다고 한다. 놀란 B 양은 제대로 답을 못했고 운전자는 그대로 현장을 떠났다고 한다.
사고를 당한 후 귀가한 B 양은 부모에게 몸이 아프다고 말했고 차에 치인 사실을 털어놨다.
B 양은 운전자가 화내듯 소리질러서 자기가 잘못한 줄 알고 무서워서 그냥 집으로 와버렸다고 했다.
■ 관리실 “주말이니 월요일에 다시 오라”
A 씨는 가해 차량을 찾기 위해 곧바로 관리사무소를 찾아갔지만 “주말이니 월요일에 다시오라”는 답변을 들었다.
결국 A 씨는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얼른 번호판이 찍힌 CCTV를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고, 그제야 관리실은 영상을 찾아 줬다고 한다.
경찰은 차량 번호를 토대로 운전자를 찾아 소환했고, 경찰서에서 A 씨 부부를 대면했다. 그러나 가해 운전자는 사과 대신에 다짜고짜 화를 내면서 “당신 딸이 잘못해서 치인 것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고 한다.
■ ‘형사입건’ 고지하자 “잘못했다”
언성이 높아지자 경찰은 “그냥 형사입건 하겠다”고 말했고, 그제야 가해 운전자는 잘못을 시인했다고 한다.
A 씨 부부는 문제를 키우고 싶지 않아 운전자를 선처하고 대인 보험 접수만 받은 채 경찰서를 나왔다.
A 씨는 “아이들은 차에 치였을 때 운전자가 무섭게 나오면 자기가 잘못한 줄 안다. 그래서 부모에게 말을 못 할 수도 있다”며 “우리 애가 좀 큰 애였으니 망정이지 어린아이였으면 어쩔 뻔했냐”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