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승환이 시즌 중인 8월 초에 은퇴를 결심하면서 삼성은 역사상 최고 마무리투수를 성대하게 보내줄 수 있게 됐다. 삼성 관계자는 "만약 시즌 뒤 은퇴하면 은퇴투어를 진행하기는 어려웠을 것이고, 은퇴식과 은퇴경기도 은퇴한 지 한참 뒤에 치러야 해서 분위기가 달랐을 것이다. 어떤 면에선 선수가 너무 늦기 전에 결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8월 7일 인천 SSG 랜더스파크에서 예정된 첫 은퇴투어는 삼성과 SSG의 올시즌 마지막 인천 경기였다. 만약 이 시리즈가 지난 뒤 은퇴를 결심했다면 전구장 은퇴투어 자체가 성립되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은퇴투어 자체가 핵심은 아니지만, 덕분에 역사상 최고의 마무리투수를 모든 구단과 팬들이 함께 보내줄 수 있게 됐다.
오승환이 은퇴 의사를 밝히자 구단도 화답했다. 유니폼 21번의 영구결번 지정과 은퇴투어, 은퇴경기 등이 논의됐다. 구단 관계자는 "구단에서 먼저 제안했다. 오승환 은퇴투어나 영구결번 등은 너무나 당연하고 당연히 염두에 두고 있던 부분"이라며 "한국야구에서 오승환이 이런 걸 못하면 누가 할 수 있겠나"라고 단언했다.
다만 은퇴 발표가 긴박하게 이뤄진 탓에 준비가 완벽하지 못한 점도 있었다. 은퇴투어는 KBO와 10개 구단, 그리고 프로야구선수협회 등의 협조가 필수다. 당장 6일 은퇴 소식을 접한 SSG 구단은 긴급 회의를 열어 7일 경기를 앞두고 간소하게 행사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KBO와도 이제 협의를 시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관계자는 "긴박하게 결정돼서 미안한 부분도 있다"면서도 "오승환 은퇴투어를 하는 데 대해서 야구계나 팬들이 큰 이의는 없을 것이라 본다"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