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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중학생 장난에 4000명 대피…“촉법소년 연령 낮춰야” vs “신중”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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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8.06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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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2/0004057892?sid=001

 

촉법소년 장난에 4000명 대피·6억 손실
형사처벌 못 해…배상청구 실효성 고심
촉법소년 제도 악용, 해마다 범죄 급증
“연령 낮춰야” vs “근본 해결책 아냐”

 

평화롭던 백화점이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 1층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위협 글이 인터넷에 올라와 고객과 직원 4000여명이 긴급 대피했고, 경찰특공대 200여명이 출동했다.
 
백화점 영업이 2시간 넘게 중단되면서 이로 인한 매출 손실액만 6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그런데 협박 글을 올린 범인은 형사처벌이 불가능한 ‘촉법소년’인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신세계 ‘폭파’ 협박글에 6억 피해…배상청구 실효성 고심

 
6일 경찰 등에 따르면, 제주서부경찰서는 인터넷주소(IP)를 추적해 전날 오후 7시쯤 제주시 노형동에 거주하는 중학교 1학년생 A군을 형법상 공중협박 혐의로 검거했다.
 
경찰 조사에서 A군은 “폭파 예고 글을 올리면 사람들 반응이 어떨지 궁금해서 글을 올렸다”고 진술했다. A군은 태어날 때부터 중증 자폐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A군은 전날 오후 12시 36분쯤 온라인 커뮤니티에 ‘신세계백화점 폭파 안내’라는 제목으로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주장과 테러를 암시하는 글을 올렸다.
 

지난 5일 오후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주변을 통제하고 있다. 뉴시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백화점 고객과 직원 4000명을 긴급 대피시키고 경찰특공대 242명을 투입해 건물 전체를 수색했으나 폭발물은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신세계백화점 본점의 영업이 약 2시간 30분 중단되면서 5억~6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본 것으로 추산된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브랜드 가치 훼손 등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피해는 더 크다”고 토로했다.
 
신세계백화점 측은 강력한 법적 대응 방침을 밝혔지만, A군이 촉법소년에 해당해 학생 개인에게 법적 책임을 묻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촉법소년은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의 청소년으로, 범죄 행위를 저질러도 형사책임이 면제된다. 대신 가정법원에서 사회봉사, 소년부 송치 등의 비형사적 제재인 보호처분을 받는다.
 
더 중요한 것은 돈을 물어내야 하는 민사 책임이다. 민법은 미성년자를 ‘책임무능력자’로 보고 배상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다.
 
다만, 민법상 미성년자의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는 이를 감독할 법정 의무가 있는 부모에게 손해배상 책임이 있는 만큼 민사상의 손해배상 원리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5일 오후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이용객들이 건물 밖으로 대피해 있다. 뉴시스

 
신세계백화점 측은 향후 법무 검토를 통해 법적 조치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경찰은 A군에 대해 가정법원 소년부 송치와 같은 보호처분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허위 글을 올려 경찰력이라는 공권력을 낭비한 점에 대한 국가의 손해배상 청구가 진행될지도 주목된다.
 

촉법소년 사건 급증 추세…‘연령 하향’ 근본 대책될까

 
사건 이후 온라인에서는 “부모가 배상해야 한다”, “사회구성원으로서 책임감을 가르쳐야 한다”는 등 강력한 처벌을 촉구하는 의견이 잇따른다. 나아가 촉법소년의 연령을 낮춰야 한다는 논의도 다시 확산하고 있다.
 
실제로 촉법소년 관련 범죄는 5년 새 2배 이상 증가했다.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이 대법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소년보호사건 현황자료에 따르면, 촉법소년 사건 접수 건수는 2019년 1만22건에서 2023년 2만289건으로 2배 이상 급증했다.
 
촉법소년 사건의 증가로 전체 소년보호사건의 경우 2019년 3만6576건, 2020년 3만8590건, 2021년 3만5438건, 2022년 4만3042건, 2023년 5만94건이 접수됐다.

 

촉법의 경계를 악용한 딥페이크 성범죄도 늘고 있다. 경찰청이 지난해 수사한 딥페이크 성범죄 피의자 682명 중 10대가 548명으로 80%의 비중을 차지해 가장 많았는데, 이들 중 촉법소년은 104명(16%)이나 됐다.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한 촉법소년의 범죄가 갈수록 증가하자 촉법소년 상한 연령을 낮춰야 한다는 국민적 요구가 계속됐다.
 
윤석열정부는 촉법소년의 상한 연령을 현행 만 14세 미만에서 만 13세 미만으로 1살 내리는 내용의 소년법·형법 개정을 추진한 바 있다. 2022년 12월 27일 국무회의에서 관련 법률안 10건이 심의·의결됐지만,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한 채 폐기됐다.
 
국민의힘은 지난 6·3대선 당시 살인·강도·강간 및 강제추행·절도·폭력 등 이른바 ‘흉악범죄’에 대해 현행 촉법소년 연령을 만 14세에서 만 12세로 낮추는 공약을 발표하기도 했다.
 
22대 국회에서도 촉법소년의 연령 상한을 13세 미만으로 낮추거나 특정강력범죄를 저질렀을 경우 소년부 보호사건으로 처리하는 대신 일반 형사사건과 동일하게 진행되도록 처벌을 강화한 내용의 개정안 6건이 발의돼 계류 중이다.
 
소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한 국민의힘 한지아 의원은 “미성년 범죄의 경우 교화와 교육을 우선으로 해야 한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지만, 촉법소년 제도를 고의적으로 악용해 죄질이 나쁜 범죄의 방패로 사용하는 일은 막아야 한다”며 “법률 개정을 통해 청소년 범죄예방과 재범률을 낮추는 데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나 기준 연령을 낮춰 처벌을 강화하는 것이 촉법소년 범죄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는 방안은 아니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촉법소년의 연령을 낮춰 처벌한다고 해서 관련 범죄가 감소한다는 명확한 근거가 없는 데다 촉법소년에 대한 현행 제재도 가볍다고 볼 수 없다는 주장이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촉법소년 연령 기준 현실화의 쟁점’이라는 보고서에서 “만 14세 미만에 대해 어떤 제재도 부과하지 않는 독일이나 12세 이상부터 구금 처분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일본에 비해 우리나라는 이미 10세부터 소년원 송치라는 구금 처분을 포함해 대부분의 보호처분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한다”며 “현행 제재 수준이 가볍다고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무엇보다 청소년의 경우 피해자와 가해자의 경계가 모호하고 2차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처벌 기준을 강화하기에 앞서 보호처분 확대나 선도환경 개선 등 장기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김혜경 계명대 교수(경찰행정학과)는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촉법소년의 연령을 낮추고 그들을 범죄자로 분류해 처벌할 경우 개선과 교화의 가능성이 오히려 줄어들어 사회 전체의 범죄가 증가할 우려가 있다”며 “소년범은 단순한 가해자가 아니라 사회적 소외의 결과로 발생한 피해자일 수도 있어 재사회화를 통한 사회안전망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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