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시스] 타이탄 콘텐츠 창업자들. 한세민 의장(COB), 강정아 최고 경영자(CEO), 리아킴 최고 퍼포먼스 책임자 CPO(Chief Performance Officer), 데이즈드 코리아 발행인 겸 업계 비주얼 디렉터 출신 이겸 최고 비주얼 책임자 CVO(Chief Visual Officer). (사진 = 타이탄 콘텐츠 제공) 2025.08.0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아시아의 별' 보아(Boa·권보아)는 '팝의 본고장'인 미국의 '별'이 되기 위해 현지로 향했다.
2007년부터 미국 진출을 준비했고, 2009년 미국 정규 1집 '보아'를 내놨다. 이 음반은 발매 첫 주에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차트 '빌보드 200'에 127위로 진입했다. K-팝 가수가 해당 차트에 처음 진입한 사례다.
보아가 속한 SM엔터테인먼트 CEO 출신인 한세민 타이탄 콘텐츠(TITAN CONTENT) 의장(COB)은 5일 서울 마포구 호텔에서 열린 걸그룹 '앳하트(AtHeart)' 론칭 파운더스 미트 업 행사에서 이 때를 떠올렸다. 그는 SM USA CEO 등을 역임했고 2020년 SM에서 퇴사했다.
한 의장은 "보아 진출 당시 미국에선 K-팝 팬덤의 규모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작았어요. 한국에 대해서도 잘 모르는 사람이 많아서 보아가 아시아의 톱 여성 솔로 아티스트라고 홍보를 했음에도 상당히 힘든 과정을 거쳐 앨범을 만들었다"고 기억했다.
당시 가장 힘들었던 건, 현지 제휴사를 만나기가 어려웠다는 점이다. 한 의장은 "지금은 저희가 앳하트가 데뷔하기 한참 전부터 유니버설 뮤직이랑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는데, 그 때는 유니버설이 만나주지 않았어요. 겨우 유니버설 산하 유통만 맡은 회사를 통해 음반을 풀었죠. 열심히 해서 성과를 냈지만 정말 힘든 과정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타이탄 콘텐츠는 2023년 4월 말 미국 대중문화 중심인 로스앤제레스(LA) 내 유니버설 뮤직 그룹이 위치한 맞은 편에 사옥을 내는 등 설립 초창기부터 현지 공략에 나섰다. K-팝 회사가 LA를 기반으로 하는 건 드물다. 에이티즈·피원하모니 등의 유통을 맡는 K-팝 레이블 헬로82 등이 현지를 거점으로 삼고 있다.
한 의장은 K-팝을 소재로 삼아 글로벌 흥행 열풍을 일으킨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 등을 언급하며 "K-팝 아티스트가 빌보드 차트에 올라가고, 스타디움에서 공연하며 이제 미국에서 주류 장르로 당당하게 인정을 받는 등 시장이 급변화한 상황에서 (한국에서) 단계적으로 진출을 하는 게 아니라 처음부터 엔터테인먼트 본고장에서 미국 메이저 플레이어들과 당당하게 경쟁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면 어떨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혼자서는 할 수 없다고 판단했고 각 전문 영역의 K-팝 어벤저스들을 불러 모았다.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f(x), 샤이니, 엑소, 더보이즈 등의 탄생에 기여한 강정아 SM 출신 캐스팅 디렉터가 CEO를 맡았고 트와이스, 있지, 마마무, 선미 등의 안무를 만든 원밀리언(1MILLION) 댄스 스튜디오를 설립한 리아킴이 최고 퍼포먼스 책임자(CPO)로 합류했다.
여기에 세븐틴, 갓세븐, 더보이즈 등의 비주얼을 담당했고 패션 미디어 데이즈드 코리아(DAZED KOREA)를 창립한 이겸 씨가 최고 비주얼 책임자(CVO)다. '2023 빌보드 40 언더(Under) 40' 명예의 전당과 '2023 인디 파워 플레이어(Indie Power Player)'에 이름을 올린 돔 로드리게즈가 최고 비즈니스 책임자(CBO)를 맡았다.
그런데 현재 K-팝 산업의 해외 진출은 K팝 개척사인 SM을 비롯 JYP·YG 등 K팝 기반을 닦아놓은 곳들과 K팝 최대 기획사로 성장한 하이브 등 대형 기획사들 위주로 돌아가고 있다. IT 산업과 달리 K팝 산업은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성공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할 정도로 어렵다고 한 의장도 인정했다.
아티스트를 뽑아 육성하고 프로듀싱하는데 물리적으로 절대적인 시간이 필요하고 상당한 금전적 인프라가 요구되기 때문이다. 미국 RW3 벤처스(Ventures)와 랩터 그룹(Raptor Group)이 타이탄의 리드 투자자 참여가 확정된 2023년 11월부터 타이탄 콘텐츠가 본격적으로 나설 수 있었던 이유다. 이외에도 벨 파트너스 AB(Bell Partners AB) 등이 함께 한다.
타이탄 콘텐츠는 이 과정들을 거쳐 오는 13일 자신들의 첫 번째 걸그룹 '앳하트(AtHeart)'를 선보인다.
타이탄 콘텐츠는 2028년까지 앳하트 포함 걸그룹 2팀, 보이그룹 2팀, 버추얼 그룹 1팀, 여성 솔로 1명, 남성 솔로 1명 데뷔를 목표로 삼았다. 이 회사는 또한 전통적인 K팝의 비즈니스 모델과 콘텐츠를 Web3과 메타버스, 인공지능(AI) 등 기술과 결합해 음악 및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새로운 시대를 개척하고 새로운 팬 경험을 선사하겠다고 예고했다.
이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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