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피알, 2분기 '깜짝 실적' 힘입어 시총 8조 넘어서
시총 LG생건 이어 아모레도 역전
상장 1년5개월 만에 1위
장중 한국금융지주 등도 추월

뷰티테크 기업 에이피알 시가총액이 최근 LG생활건강을 넘어선 데 이어, 국내 1위 화장품 회사 아모레퍼시픽마저 추월했다. 일명 K뷰티 시장에서 기존 빅2의 성과가 지지부진한 사이 '신흥 강자'가 활약하며 주목받은 결과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40분 기준 에이피알은 전날 대비 2만7200원(14.52%) 급등한 21만4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개장 이후 보합권 움직임을 보이던 에이피알은 증권가 추정치를 크게 웃돈 2분기 실적을 발표한 직후 급등, 한때 역대 최고가인 22만원까지 올랐다. 현재가 기준 시총은 약 8조1600억원이다.
에이피알은 이날 장중 아모레퍼시픽뿐 아니라 한국금융지주, 현대건설, HD현대미포 등의 시총마저 넘어선 상태다.

주가 강세의 배경은 2분기 호실적이다. 에이피알은 이날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84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1.9% 증가했고 매출액은 3277억원으로 110.8% 늘었다. 당초 증권가는 2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점쳤는데, 그조차도 웃도는 규모의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을 기록한 것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추산한 에이피알의 연결 2분기 실적은 매출액 2876억원, 영업이익 592억원이다. 지난해 2분기(매출액 1555억원·영업이익 280억원) 대비 매출은 85%, 영업이익은 111% 급증한 수치다. 그러나 실제 실적은 예상치를 큰 폭으로 웃돌았다.
2014년 설립된 에이피알은 '에이프릴스킨'과 '포맨트' 등 화장품 브랜드와 '메디큐브'라는 홈 뷰티 디바이스 브랜드 등을 보유한 회사다. 미국과 유럽, 중동향 화장품 수출 호조가 가파른 실적 성장을 이끌고 있다. 에이피알은 해외 K뷰티 시장 공략을 위해 뷰티 디바이스 브랜드 '메디큐브 에이지알' 광고모델로 배우 김희선에 이어 그룹 아이브의 장원영을 기용하며 공세를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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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피알은 특히 북미 시장에서 속도감 있게 선점한 게 주효했단 분석이다.
7월 화장품 수출은 8억7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17.9% 증가했다. 특히 대(對)미국 수출이 전년 대비 21.7% 증가한 1억6700만달러를 기록하는 등 역대 최고치를 보였다. 증권가는 아마존 프라임 데이 호실적과 '사재기' 영향으로 재고 확충 수요가 늘었다고 분석했다. 반면 중화권(중국과 홍콩) 수출은 전년 대비 17.8% 줄어 역신장했다. 3개월 연속 2억달러를 밑도는 수출 실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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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이피알의 부담요인이라면 주가가 많이 오른 것뿐"이라며 "하반기 실적에 대한 우려는 없다. 현재 에이피알을 중심으로 화장품 업종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으며, 화장품 매출의 가파른 증가세에 이익 개선세도 꾸준할 전망"이라고 짚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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