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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1억원대 연수입 웹소설 나도 한번 써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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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06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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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도전한다]①박수정 작가와 함께 로맨스 웹소설 써보기
[편집자 주] [기자가 도전한다]는 전문가의 지도를 받아 웹소설 쓰기, SNS시 또는 디카시 쓰기, 페이스북 글쓰기 등 새롭게 각광받는 문화현상을 기자가 직접 체험하거나 도전해보는 기획이다.

권영미 기자 = "어떻게 하면 웹소설 작가가 될 수 있나요?"

인터넷 포털에 자주 올라오는 질문 중의 하나다. 대본소, 도서대여점을 통해 빌려보던 종이책 로맨스나 무협소설, 추리소설 등은 순수문학과는 달리 네이버, 북팔 등의 플랫폼으로 성공적으로 이식되었다. 웹소설 형태로 연재되면서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수익모델을 창출한 이들 소설 쓰기에 작가들이나 문학지망생들이 몰리고 있다.

플랫폼이 지급하는 월급과 미리보기 등을 통한 수입, 연재를 마치고 낸 종이책의 인세 등을 통해 1억원 이상의 연수익을 거두는 다수의 작가들도 생겨났고, 흔하지는 않지만 수억원을 벌어들인 작가도 있다. 일부라고는 하지만 이같은 높은 수익 덕에 웹소설은 '기회의 땅'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등단제도 없이 누구나 도전할 수 있는 점도 장점이다.

뉴스1은 책 '도전! 웝소설 쓰기'(폭스코너)를 펴내고 '위험한 신입사원' '위험한 신혼부부' 등의 로맨스 웹소설로 연 수억원을 벌어들이는 인기 작가 박수정 씨의 도움을 받아 로맨스 웹소설을 써보기로 했다. 기자는 원고지 17매 분량으로 앞부분을 미리 쓴 후 지난해 12월 말 서울 구로구 개봉동의 한 카페에서 작가를 만나 지도받았다.

기자가 쓴 로맨스 소설의 제목은 '벼랑끝의 신혼부부'. 주인공은 결혼한지 두달된 가난한 신혼부부로, 둘은 돈은 없지만 알콩달콩 서로 사랑한다. 그런데 부인인 수정은 어느날 밤 집에 침입한 정체불명의 남자로부터 머리를 맞고 쓰러진다.

병원에서 깨어난 수정 앞에 처음 보는 초절정 미남자가 나타난다. 그는 자신이 XX그룹 계열사의 대표이며 수정이 유명소설가이자 자신의 부인이라고 한다. 그는 둘이 결혼 10주년 기념 여행을 갔다가 자동차 사고가 나서 수정이 혼수상태에 빠졌다고 설명한다. 남편을 전혀 닮지 않았지만 자신만 보면 좋아서 눈이 하트 모양이 되는 남자에게 수정은 점점 빠져들며 제2의 신혼을 보낸다는 이야기다.

다음은 이 작품을 두고 기자와 박 작가간에 오간 대화다.

작가: 처음에 나왔던 남편은 어디 가고 이 새로운 남자가 나온 건가.

기자: 이 남자는 강도고, 수정에게 연정을 품고 있던 남자였는데 남편 자리를 바꿔치기 한 거라고나 할까….(목소리가 점점 작아짐)

작가: 처음부터 이렇게 나왔던 인물이 사라지면 사실 안되는 거다. 로맨스는 첫편부터 남녀주인공이 다 나온다. 그리고 독자는 처음 나온 남녀를 주인공으로 인식하고 감정이입을 한다. 안좋은 일이 있어도 두 주인공이 끝까지 헤쳐나갈거라 믿으면서. 그런데 알콩달콩 남자가 사라지면 독자는 계속 찝찝해하고 감정이입을 못한다.

기자: 좀 미스터리 요소를 넣어보려다가….

작가: 그리고 남녀가 알콩달콩 사랑하는 내용도 처음부터 나오면 안된다. 로맨스는 남녀가 사랑을 이뤄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거다. 그래서 대체로 끝에 결혼이 나오는 게 정석이다. 그런데 이미 결혼한 사이면 독자 입장에서는 김이 다 샌다. 그래서 인기있는 소재가 '계약결혼'인데 이미 결혼한 사이라 사건 만들기도 좋고 스킨십도 좋지만 감정은 아직 서먹해서 둘이 완전한 사랑에 이르는 과정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기자: (땀을 삐질삐질 흘리기 시작)원래는 신입기자가 헐레벌떡 출근했다가 선배라는 기자한테서 지각했다며 눈물이 쏙 나오게 혼났는데 알고봤더니 그 사람이 되게 부잣집 아들…, 이렇게 설정하려고 했는데 이게 너무 말이 안되는 거 같았다.

작가: 로맨스는 원래 그런 거다. 그리고 원래 자기 직업의 주인공은 자기가 못쓰는 경우가 많다. 현실이 왜곡되는 것 같고, 디테일이 자꾸 어긋나고, 그렇다고 일반인들이 모르는 전문적인 것을 넣기가 부담이 되고. 제일 인기많은 게 메디컬 로맨스인데 웬만큼 글이 이상하지 않은 이상 50%먹고 가는 소재다. 그런데 메디컬 로맨스를 의사에게 쓰라고 그러면 못쓴다. 검사, 판사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이 직업의 사람들이 연애할 시간이 어디 있겠는가. 하지만 비현실적이더라도 이런 능력있고 잘생긴 남자들을 여성 독자들은 선호한다.

기자: 장르문학에서 '미스터리 멜로' 이런 식의 중간적인 것은 없나. 각각의 장르의 틀이 확고한가.

작가: 로맨스는 장르 특성이 매우 확고하고 법칙을 벗어나면 독자들이 외면하는 분야다. 남주(남자주인공)는 여주(여자주인공)을 만나기 전에는 바람둥이였어도 되고 연애 도중에 한눈 팔아도 된다. 하지만 여주는 남주만 사랑해야지 작품 속 다른 남자에게 마음이 흔들려서는 안된다. 로맨스는 이걸 지켜야 살아남고 아니면 독자에게 외면당하거나 편집자로부터 고치라고 한소리 듣는다.

초기에 내 작품에서도 여주가 남주를 본격적으로 사귀기 전 다른 남자와 키스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담당 편집자가 아예 그 장면을 없애라고 했다. 아니면 최소한 여주가 (남자 조연의 키스에) 황홀해하면 안되고 그 남주 얼굴이라도 떠올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금 생각하면 편집자의 말이 천번 만번 맞는다.

기자: 내가 쓴 것을 어떻게 수정하면 나아질까.

작가: 큰 틀을 바꾸고 싶지 않다면 최소한 바뀌기 전의 남편이 수상하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예를 들어 자꾸 전화가 온다, 어 아무것도 아냐, 이런 식으로 얼버무린다…. 여기까지만 보여줘도 독자들은 잘 안다. 바람을 피우거나 뭐가 있구나라는 걸. 나중에 나오는 남자에게 감정이입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이래야 한다. 기억상실의 앞뒤를 더 극적으로 대비시키는 것도 좋다. 쓴 것처럼 알콩달콩 신혼부부가 아니라 서로 잡아먹을 듯 미워하는 이혼직전 부부인데 강도가 들어 머리맞고 깨어나보니 남편이 엄청난 애처가에 부인만 보면 하트 '뿅뿅'하는….

기자:너무 '클리셰'(판에 박힌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작가: 클리셰지만 대중에게 먹히는 게 바로 그 클리셰다. 처음에는 클리셰를 넣고 다음에 나만의 독창성을 보이는 게 순서다. 처음에 독자의 마음을 확 잡는 건 클리셰다.

기자: 문장을 이야기해보자. 남편을 표현하기 위해 '비바람 냄새를 풍기며 저녁에 집으로 돌아왔다' '팔다리가 긴 그가 전신주에 올라간 모습은 마치 풀 대롱을 타고 올라간 사마귀 같았다' 같은 표현을 썼는데 어떤가.

작가:그냥 문학적인 표현을 다 없애라. 전기회사에서 힘들게 일하는 남편이면 그냥 그 내용을 전달하면 된다. 장르소설이 다 그런 건 아니지만 웹소설은 사람들이 지루하면 바로 다른 데로 간다. 사건이 빨리빨리 일어나야 한다. 내용전달 아닌 쓸데없는 소리를 할 여유가 없다. 1편에 모든 것을 쏟아부어야 한다. 다음은 없다. 그래서 앞부분일수록 내용전달만도 바쁘다.

기자:이야기하다 보니 로맨스가 현실과 너무 동떨어진 것처럼 느껴진다. 독자들은 로맨스 소설에서 뭘 얻을 수 있나.

작가: 로맨스 작가들도 현실이 시궁창같은 것을 다 안다. 많은 신혼부부가 반지하에서 시작하고 말단 직원은 큰 회사 대표 얼굴도 보기 힘들다는 것을 말이다. 그런데 말이 안되기 때문에 로맨스를 보는 거다. 사람들이 온갖 시름을 잠시 내려놓고 꿈을 꿀 수 있게 해주는 게 로맨스다. 소녀시절의 몽상에 스토리를 넣고 좀더 세련되게 표현한 것이 로맨스소설이라고 생각하면 쉬울 것이다.


http://v.media.daum.net/v/20170106084807619?f=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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