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3/0003919708?sid=004
최호권 영등포구청장 인터뷰]
10년 만에 문 연 ‘신길 책마루 문화센터’
도서관·수영장·체육관 종합으로 조성
지역 문화시설 부족 해소 효과 ‘뚜렷’
주민 의견 구정에 직접 반영 지속할 것

최호권 영등포구청장이 지난 2일 신길 책마루 문화센터에서 서울행복플러스 취재팀과 만나 도서관 내 주요시설을 설명하고 있다. 최 구청장은 "영등포구는 직접민주주의를 실행하는 자치구"라며 "주민들의 목소리를 구정에 직접 반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영등포구
“신길뉴타운 주민들이 10년 동안 기다린 문화센터가 드디어 문을 열었습니다. 도시 발전은 집만 새로 짓는다고 되는 게 아닙니다. 문화, 체육, 교육까지 모두 바꿔야 합니다.”
최호권(62) 영등포구청장은 이달 초 신길 책마루 문화센터에서 서울행복플러스 취재팀을 만나 이같이 말했다. 지난 1일 개관한 신길 책마루 문화센터는 도서관·수영장·체육관이 한 건물에 들어선 대형 복합문화시설이다. 하루 평균 3000여명이 몰릴 정도로 주민 반응이 뜨겁다. 최 구청장은 “신길뉴타운은 재개발 전보다 인구가 두 배 늘었는데, 10년간 문화시설은 하나도 없었다”며 “도서관만으론 부족해 수영장과 체육관까지 넣어 종합선물세트 같은 공간으로 만들었다”고 했다.
영등포구는 신길 책마루 문화센터를 시작으로 문화·체육 인프라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연말에는 여의도에 서울 유일의 영어 특화 구립도서관인 ‘브라이튼 도서관’이 문을 연다. 원어민 강사와 함께 영어로 놀이·미술활동을 즐길 수 있는 영어 키즈카페 등을 운영할 예정이다. 3층에는 200평 규모의 체육시설을 마련해 파크골프, 발레, 요가 등 다양한 생활체육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최 구청장은 “올해만 대형 도서관 두 곳이 개관해 영등포구의 도서관 순위가 서울시 16위에서 2위로 도약할 것”이라고 했다.

영등포구 신길 책마루 문화센터 전경. 신길뉴타운에 들어선 신길 책마루 문화센터는 지하 2층부터 5층까지 도서관과 체육시설을 한 건물 안에 품은 '종합선물세트' 같은 공간이다./영등포구
최 구청장은 주민 수요가 많은 수영장 확충도 중요한 과제로 봤다. 그는 “초등학교는 생존수영 과목이 의무지만, 영등포엔 공공수영장이 5곳밖에 없다”며 “초등학생들이 수업을 받으러 양천·구로·동작 등 다른 지역으로 다니는 현실이 안타까웠다”고 했다. 이어 “수영장은 초기 건립 비용이 크고 운영비도 많이 들어 민간이 쉽게 나서기 어렵다. 공공이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등포구는 앞으로 수영장을 9곳으로 늘릴 방침이다. 50m, 8레인 규모의 대형 수영장 건립을 추진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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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세종문화회관 건립도 영등포에 새로운 변화를 예고한다. 최 구청장은 “제2세종문화회관이 여의도에 들어서면서 문래동에는 구민 전용 문화시설인 ‘문래 예술의전당’을 새롭게 조성하게 됐다”며 “결과적으로 1+1 효과를 본 셈”이라고 설명했다. 문래 예술의전당은 1200석 규모의 대공연과 250석 소극장, 전시실과 공유 작업실 등을 갖춰 부지 내 문래동 꽃밭정원과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최 구청장은 카카오톡 채널을 개설해 주민과 직접 소통하며 하루에도 수십건의 민원을 처리한다. 주민들 사이에서 ‘최 GPT 구청장’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이유다. 그는 “퇴근 후에도 미처 처리하지 못한 카카오톡 민원에 답변을 한다”며 “주민이 보내온 사진과 글을 관계 부서에 그대로 전달하고, 답변을 받아 다시 보내는 ‘전달자’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적어도 구 단위에서는 주민의 의견을 직접 듣고 구정에 반영하는 ‘직접민주주의’를 펼칠 수 있다는 것이 최 구청장의 지론이다. 문화·체육시설 조성 과정에도 주민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했다. 신길 책마루 문화센터도 당초 도서관만 계획했으나 주민들이 수영장을 원해 설계를 바꿨으며, 여의도 브라이튼 도서관 역시 14차례 주민설명회를 거쳐 구립도서관으로 결정했다.
“영등포는 쇳가루 날리던 도시에서 꽃향기 나는 젊고 활기찬 도시로 변하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는 언제나 주민이 있습니다. 앞으로도 초심을 잃지 않고 주민이 주인이 되는 지방자치를 실현하겠습니다.” 주민들로부터 시작된 작은 목소리가 나비효과처럼 영등포의 미래를 바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