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이 증가하려면 '1000만 영화' 같은 반전을 주도할 작품이 필요하다. 올해 유력한 후보는 '전지적 독자 시점(전독시)'이었다. '신과 함께' 시리즈로 2000만 명 이상을 동원했던 리얼라이즈 픽처스에서 5년에 걸쳐 만든 작품이다. 제작비로 312억원이 투입돼 손해를 피하려면 600만 명 이상이 들어야 한다.
결과는 실망스럽다. 정부로부터 지원받는 최적의 조건에도 불구하고 3일까지 열이틀 동안 100만 명을 모으지 못했다. 일일 박스오피스 5위(3만4477명)까지 떨어져 150만명 돌파도 어려워 보인다. 113개 나라에 선판매된 점을 고려해도 100억원 이상 손해가 불가피하다.
부진의 원인으로는 각색이 자주 거론된다. 방대한 원작(웹소설)의 이야기를 무리하게 압축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이야기의 설득력을 꼬집는 목소리도 높다. 주인공 김독자(안효섭)가 현실이 된 소설의 세계에서 왜 싸우고 살아남아야 하는지를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그저 소설을 꿰뚫고 있는 인물로만 그려져 관객의 능동적 참여가 어렵다고 평가하고 있다.
실패로 돌아가는 형국에 배급사 롯데컬처웍스에는 위기감이 조성되고 있다. 한 내부 관계자는 "손해가 커 보여 기존에 준비하던 영화들을 전면 재검토할 수 있다"고 전했다.
롯데컬처웍스만의 문제가 아니다. 메가박스플러스엠은 최근 톱스타들의 출연이 확정됐던 제작비 300억원 규모의 영화 투자배급을 포기했다. 국내 대표 투자배급사인 CJ ENM도 복수 영화를 준비하고 있지만, 투자에 제동이 걸려 발표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더 문(2023)', '외계인' 시리즈(2022·2024),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2024)' 같은 대작들이 연달아 흥행에 실패하면서 투자 시장이 크게 위축됐다"며 "전독시의 부진으로 이런 흐름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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