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단독]‘윤석열 위자료 10만원’ 판결한 판사 “전국민 대상 계엄, 손해배상 충분히 인정돼”
9,269 17
2025.08.05 07:23
9,269 17
“주문. 피고는 원고들에게 각 1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지난달 25일 서울중앙지법 2별관 102호 법정. 민사2단독 이성복 전 부장판사가 ‘2024가소120790’ 사건의 판결 주문을 읽었다. 시민 104명이 12·3 불법계엄으로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며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이후 전국에서 비슷한 취지의 소송이 제기되는 등 큰 반향이 일고 있다.


판결을 내린 이 전 부장판사는 올해 65세 정년을 맞아 지난달 31일자로 퇴임했다. 전직 대통령 손해배상 소송 선고로 법관 생활의 마침표를 찍게 된 이 전 부장판사는 최근 경향신문과 만나 “이렇게까지 화제가 될 줄은 몰랐다”면서도 “12·3 계엄은 전국민을 대상으로 한 행위였고, 원고 입장에서 충분히 정신적 위자료를 청구할 만한 사건이라 생각했다”고 밝혔다.


애초 지난해 12월 이 소송이 제기된 이후 법조계는 물론이고 일반 시민들 사이에서도 법원이 이를 인용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은 많지 않았다.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태 때 시민들이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이 2020년 대법원에서 원고 패소로 확정된 전례도 있었다.


당시 2심 재판부는 “대통령 직무수행 중 일어난 행위라는 사실만으로 전체 국민 개개인에 대해 개별적 불법행위가 성립한다고 볼 수 없다”며 “비록 박 전 대통령의 행위로 분노 등 감정을 느낀 국민이 있더라도 모든 국민이 배상이 필요한 정도의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 전 부장판사는 “12·3 계엄은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계엄이 국민 전체를 상대로 한 직접적인 불법행위였다는 점에서 박 전 대통령의 경우와는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전 부장판사는 “이 재판을 진행하면서 여타 사건과 달리 특별한 기준을 적용한 것은 없다”고 강조하면서도 소액 사건으로는 이례적으로 긴 판결 이유를 썼다. 그는 판결문에서 “위헌·위법한 비상계엄과 그 일련의 조치를 통해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를 마비시키고 생명권과 자유, 존엄성을 유지해야 하는 대통령의 임무를 위배했다”며 “비상계엄 조치로 대한민국 국민인 원고들이 공포, 불안, 좌절감, 수치심 등으로 표현되는 정신적 고통과 손해를 받았을 것이 경험칙상 명백하다”고 밝혔다.


선고 이후 일각에서는 법원 안팎으로 논란이 될 수 있는 사안에 대해 이 전 부장판사가 퇴임 전 빠르게 판단을 내놓은 것은 무책임하다는 비난도 나왔다. 이 사건은 지난 6월27일 한차례 변론기일을 연 뒤 바로 변론을 끝내고, 한 달 뒤인 7월25일 선고를 진행했다.


이 전 부장판사는 “만약 원고나 피고 측에서 추가적인 주장이나 증거를 필요로 했다면 재판은 더 길어졌을 것이고, 7월 말에 퇴직하는 나 대신 다른 판사에게로 사건이 갔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첫 변론에서 원고는 ‘더 이상의 제출 자료가 없다’고 했고, 피고 측에서는 인용 가능성을 희박하게 보고 변호인조차 출석하지 않았다”며 “재판부로선 같이 진행했던 다른 사건들과 같이 선고기일을 잡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예상보다 빠른 결과가 나왔던 것뿐”이라고 말했다.


이 전 부장판사는 윤 전 대통령 부부를 상대로 비슷한 소송이 이어지는 것에 대해서는 “앞으로 유사한 소송이 있다면 재판부에 따라 다른 판단이 나올 수 있고, 이 사건 또한 상급심에서 다른 결론을 낼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이 소송에서 104명의 원고들이 정신적인 고통을 겪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타당한 이유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 부장판사는 1984년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1990년 판사에 임용됐다. 1999년 법원을 떠나 변호사 개업을 했다가 2007년 다시 판사로 복귀했으며 2017년 전국법관대표회의 의장을 지내기도 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32/0003387421?sid=102

목록 스크랩 (0)
댓글 17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라카 X 더쿠💗 립밤+틴트+립글로스가 하나로?! 컬러 장인 라카의 프루티 립 글로셔너 체험단 모집! 927 12.19 74,374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364,503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1,077,438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2,407,381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4,395,345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07.22 1,013,081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1 21.08.23 8,454,380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6 20.09.29 7,382,360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590 20.05.17 8,579,020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2 20.04.30 8,469,417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292,214
모든 공지 확인하기()
2943566 이슈 2026 밀라노 코르티나 동계올림픽 개막 100일을 기념해 공개된 '스피드마스터 밀라노 코르티나 2026' 3 21:39 148
2943565 이슈 백종원이 해낸 위대한 업적 3 21:39 763
2943564 이슈 가요대전 너무 추팔같지만 이 시절이 좋았지 생각하는 노래 21:39 253
2943563 이슈 오늘 가요대전에서 적나라한 음향 뚫고 댄스 라이브 잘 한 엔시티 드림 무대.twt 4 21:38 132
2943562 유머 옆에 희승이형의 머리를 한움큼 떼온걸까? (Feat 엔하이픈 니키 새머리..) 2 21:38 128
2943561 이슈 오늘자 SBS 가요대전에서 라이브 반응 좋은 영케이 팝송 커버 무대 8 21:37 258
2943560 유머 오배송 ㅈㄴ 할거같이 생김.X 1 21:37 323
2943559 이슈 좋아하는 사람도 싫어하는 사람도 공통적으로 '진짜 특이한 노래'라고 하는 케이팝... 7 21:37 668
2943558 이슈 미야오 공트 업로드 - SBS 2025 가요대전 🎄🎅 21:37 36
2943557 이슈 사람 무안하게 만든다는 나솔 남출 화법 6 21:36 485
2943556 이슈 캐나다 워홀 2달만에 이빨 부러진 사람 20 21:35 2,170
2943555 이슈 올데이 프로젝트 공트 업로드 - 2025 SBS 가요대전 🎄 2 21:34 179
2943554 유머 티라노 최신 복원도를 보고 개빡친 유튜버 5 21:34 1,113
2943553 유머 남자 사람을 싫어하는 앵무새 제리.jpg 27 21:33 1,290
2943552 이슈 언제봐도 잘생긴 상태라는 더보이즈 덥뮤다 (오늘임) 1 21:33 293
2943551 이슈 크리스마스마다 어린이들 그림으로 인형을 만들어주는 고마저씨 🧸 21:32 212
2943550 이슈 NCT DREAM 엔시티 드림 'CHILLER + Beat It Up' Performance Practice (2025 SBS 가요대전 Ver.) 11 21:32 143
2943549 이슈 무대후 고가(8천?) 까르띠에 귀걸이 잃어버린 현진ㅠ 용복이가 찾아줘서 멤버들 껴안고난리남 ㅋㅋㅋㅋㅋㅋㅋ 다행이네~ 37 21:30 2,396
2943548 이슈 배우 려운 인스타 반려묘🐱 8 21:30 1,363
2943547 이슈 생성형 AI를 쓰느니 죽겠다고 한 영화감독 1 21:29 1,1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