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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퍼스널리티] '청춘의 표상'서 청춘들의 멘토로 돌아온 윤계상, '트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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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8.04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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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NmkN

자고로 연예인 걱정은 하는 게 아니라고 했다. 높이 떠오른 만큼 하강 속도도 빠른 스타들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이 앞설 때가 있다. 하지만 언제든 보란 듯이 재도약하는 게 또 스타들이다. 요즘 그러한 스토리의 주인공으로 god 출신 배우 윤계상이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윤계상이 지난 25일 첫 방송한 SBS 금토극 '트라이 : 우리는 기적이 된다'(극본 임진아, 연출 장영석)에서 주가람 역으로 호연을 펼치며 화제를 일으키고 있다. 극중 주가람은 럭비로 국제무대에서 실력을 발휘해 스타로 발돋움했지만, 도핑테스트에 걸려 불명예 은퇴한 전 국가대표. 드라마는 시간이 흘러 주가람이 모교인 한양체고에 럭비부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본격적인 이야기의 포문을 여는데, 첫 회부터 시청자들을 들썩들썩 흥분하게 했다.

이제 막 출발선을 끊었을 뿐인데, 사람들은 허허실실 캐릭터인 주가람에게 생명을 불어넣는 윤계상을 지켜보며 이미 온 마음을 빼앗기고 말았다. 가시밭길을 걸으면서도 사람 좋은 미소만 짓는 주가람이야말로 보통 내공의 실력자가 아니라는 사실이 순간순간 감지되면서 그의 내공이 어떻게 분출될지 기대감이 고조되는 중이다. 담담히 눌러둔 그 내공이 주가람의 것으로 표현될 뿐, 실제로는 윤계상의 것일 텐데 하는 마음으로 말이다.


각종 스포츠부가 국가대표를 노리는 선수들로 자웅을 겨루는 한양체고에서 유독 선수가 변변치 않은 럭비부는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는다. 여기에 주가람은 도핑 이슈가 내내 꼬리표로 따라붙는 바람에 타부 감독들은 물론 럭비부 선수들에게마저 인정받지 못한다. 특히 럭비부 주장 윤성준(김요한)이 주가람을 제일 무시한다. 면전에 대놓고 "약쟁이"라고 부르는 등 주가람을 비난하는 정도가 너무 심해 지켜보는 시청자들이 다 씩씩거리게 될 정도다.

그러나 사람들의 조롱과 멸시에도 주가람은 끄덕도 하지 않는다. 게다가 그가 도핑으로 물의를 일으키며 나락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었던 나름의 사연이 있었던 모양인데, 애써 해명하려고 하지도 않는다. 분하거나 억울해할 만도 한 상황에서 동요하지 않고 차분히 현실을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시청자들은 그런 주가람이 답답하기는커녕 점점 더 호감이 되고, 마음을 쏟게 되는 느낌이다. 주가람을 흡인력 있게 그려내는 윤계상의 연기력 덕분이다.

윤계상은 다른 사람들 눈에는 럭비공처럼 어디로 튈지 모르는 예측불허 캐릭터 주가람을 태연하게 연기하며 웃음을 유발하기도 한다. 그러다가 한 번씩 통쾌한 사이다 같은 장면들을 선사하며 환호성을 자아낸다. 그중에서도 럭비부가 제외된 학교 고사상 돼지머리 케이크에 럭비공을 꽂아 넣은 순간은 이 드라마에서 두고두고 기억될 명장면이 됐다. 이기적인 타부 감독들에게 치여 럭비부원들이 마음 상하는 걸 그냥 두고 보지 않겠다는 주가람의 담대함이 그려진 장면인데, 윤계상은 과장되지 않고 자연스러운 표현력으로 시청자들의 뇌리에 깊이 각인시켰다.


윤성준에게 건네는 주가람의 진심 어린 대사들에서는 먹먹한 감동이 윤계상의 내공에 실려 더 크게 다가왔다. 주가람에게 "인생 패배자"라고 힐난하는 윤성준에게 모멸감을 느낄 법도 한데, 주가람은 도리어 "너 말대로 나는 내 선수 인생 셀프로 망쳤지만, 내가 해봤으니까 넌 나처럼 안 망치게 해줄게. 맞는 길은 모르겠고, 잘못된 길은 내가 가봤으니까 피하게는 해줄 수 있어. 내 꼴 안 나게 해줄게. 진짜"라고 했다. 무심하게 말하지만 뼈아픈 과거를 딛고 다시 일어선 경험에서 우러나온 말이었다. 주가람의 그 묵직한 경험의 기억을 윤계상은 대사 안에 다 녹여낸 듯 밀도 있게 완성했다.

주인공이 이렇듯 단단하고 믿음직스러우니 드라마에 힘이 절로 실린다. 오합지졸 같은 럭비부가 앞으로 주가람을 통해 '원팀'으로 거듭나며 짜릿한 성장 스토리를 펼칠 게 자명하다. 이미 '경기에서 잘 지는 법'을 비롯해 트라이(럭비의 득점방식) 한 개라도 제대로 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이야기하는 주가람의 지도 아래 선수들은 첫 경기부터 달라졌다. 전반전은 무참히 깨졌지만, 후반전에는 기선을 잡으며 마무리했다. 졌지만 잘 싸웠다는 값진 경험으로 선수들이 훌쩍 성장하는 순간이었다.

결국 '트라이 : 우리는 기적이 된다'는 주가람의 화법으로 선수들은 물론이고 시청자들에게도 진정한 도전을 깨우쳐주는 드라마다. '럭비공처럼 예측할 수 없는 인생이라는 경기에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나아가는 것'이 '트라이'의 집필자인 임진아 작가가 전하려는 메시지라면, 그 메시지를 윤계상이 몸소 보여주고 있어서 드라마의 울림이 더 크다. 방송 2회만에 가슴 벅찬 희열을 느끼게 하는 '트라이'를 두고 윤계상의 저력이 거론되는 이유다.


god로 한껏 몸값을 높이다가 배우로 전향하며 비상한 관심을 끈 윤계상은 지난한 작품 행보 끝에 영화 '범죄도시'(2017)의 장첸 역으로 대중의 뇌리에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비로소 연기력 논란을 거두고 배우로서 자리매김했다. 그런 윤계상이 드디어 안방극장에서도 회심의 한방을 날리게 됐다.

'크라임 퍼즐'(2021), '키스 식스 센스;(2022), '유괴의 날'(2023),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2024) 등 케이블과 OTT에서 꾸준히 드라마를 선보였지만, 흥행과 인연이 닿지 않았던 윤계상이 '태양은 가득히'(2014) 이후 11년만에 지상파로 돌아오자마자 당장 축포를 쏘아 올려야 할 것 같은 기세로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이제는 '트라이 : 우리는 기적이 된다'가 과연 시청률 기적을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윤계상이 전하는 기적 같은 소식이 기대되고 있다.

조성경(칼럼니스트)


https://naver.me/5gY7MdT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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