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는 책을 햇볕과 바람에 말리는 연례행사가 있었다.
많이들 알고 있듯 폭서(曝書) 혹은 포쇄(曝曬)*라 불리는 일.
볕 잘 드는 넓은 공간에서 책의 습기를 제거하고 벌레를 쫓았다.
폭서는 고대 동아시아에서 생겨난 전통.
중국 한나라 시대부터 풍습이 되었고, 송대(宋代)에 유행했다고.
한국에서는 고려 공민왕 때의 기록이 가장 오래된 것.
단지 책을 말리는 목적뿐 아니라 “장서와 학문을 과시”*하는 목적도 있었다 한다.
칠월칠석*에 하는 게 국룰(?)이었는데, 근대기에는 주로 도서관에서 봄과 가을, 특히 장마가 끝난 후 말복쯤에 했다. 당연히 이 기간에 도서관은 휴관했다.
* 포(曝)는 ‘쬐다’라는 뜻인데, ‘포’로도 읽고 ‘폭’으로도 읽는다.
쇄(曬)도 ‘쬐다’라는 뜻. * 동아일보, 1972.8.15.
* 옷을 말리는 일과 책을 말리는 일을 함께하는 전통
한성주보(1888년 2월 6일자)에 일본 동경 도서관의 폭서 얘기가 나온다.
당시에 도서관 폭서점검은 약 20일 정도 걸렸나 보다.
이 기사 제목이 '폭서 한담'인데, 폭서 얘기는 잠깐 하고 도서관 관람자 수 통계 얘기로 살짝 빠지는.
"일본 문부성 보고에 의하면 동경 도서관에 지난달 1일부터 21일까지 도서를 광폭(廣曝 · 널리 햇볕을 쬐게 함.)하는데 개관한 다음 날부터 마음먹고 서적을 쫓아 살펴보고자 하여 10일에 한 번이라도 와서 서적을 살펴본 이가 모두 합쳐 1517명이며 안에서 범관(泛觀 · 얼치기로 봄. 그냥 한 번 훑어봄.)한 이가 1476명, 실관(實觀 · 자세히 봄)한 이가 41명으로 매일 평균 151명이나 되고...(하략)"
https://x.com/booksnchamchi/status/1951542892822143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