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은 한미 관세 협상 타결을 두고 한국이 대체로 '선방'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번 합의로 8월 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었던 상호관세율 25%와 징벌적 조치들을 피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습니다.
CNN은 "예정된 25% 관세가 부과됐다면 한국경제에 더 큰 재앙이었을 것"이라면서 "지난 4월부터 미국이 한국과 수십 개 국가에 부과하던 최소 관세율인 10%보다는 높은 수준인 15%"라고 보도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위협했던 25%보다는 완화된 수준"이라며 "지난 6월 새 정부가 선출되면서 미국과 무역 협상을 재개해야 했던 한국인들에게는 긴 여정이었고, 이재명 대통령은 농산물 시장 같은 어려운 문제를 두고 싸움을 벌여야 했다"고 전했습니다.
미국의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이 대통령은 이번 주에 직접 협상단을 워싱턴 D.C.에 파견해 협상 마무리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이번 합의는 이 대통령에게 있어 국내 정치적으로 조기 승리로(an early domestic political victory) 평가된다"고 보도했습니다.
BBC 서울 특파원이 본 '한미 관세 협상'
BBC는 진 맥켄지 서울 특파원을 통해 '한미 관세 협상' 소식을 자세하게 전했습니다. 맥켄지 기자는 "이번 주 한국은 관세 협상 타결에 정말 많은 압박을 받았다"면서 "미국은 중국을 제외하고 전 세계에서 한국산 제품을 가장 많이 수입하는 나라이고, 한국은 미국과의 무역에서 막대한 흑자를 내고 있어 이번 협상은 애초부터 굉장히 중요했다"고 말했습니다.
맥켄지 기자는 "한국은 핵심적인 사안들에서 꽤 잘 방어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자국이 설정한 '레드라인'을 지켰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 배경을 두고 "한국은 미국산 농산물 시장, 쌀과 소고기 시장을 개방하고 싶지 않았다고 명확히 밝혀왔다. 한국의 농민들은 한 치라도 양보할 경우 대규모 시위를 예고한 상황이었다"면서 "미국은 (쌀과 소고기 시장 개방을) 강하게 압박했지만, 한국은 강경하게 버틸 수 있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이 미국에 약속한 350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두고 맥켄지 기자는 "세부 내용을 보면 일부는 한국에 유리한 부분이 있다"며 "가장 큰 금액인 1500억 달러는 미국의 조선업에 투자될 예정인데 이건 한국의 전략에서 핵심적인 부분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 "한국은 조선업이 매우 발전해 있고, 현대, 한화 같은 대기업들이 미국 시장에 진출하길 원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국힘, 관세 15% 제시했다가 타결 후에는 "13%는 됐어야"
외신들은 대체로 '선방'했다고 봤지만, 야당인 국민의힘은 박한 평가를 내놨습니다. 하지만 누리꾼들은 불과 하루 전만 해도 15%를 말하던 국힘이 돌연 입장을 바꾸자, 이를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관세 협상 타결 전인 7월 30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일본이나 EU처럼 15%로 협상을 타결하지 못하면 국민이 잘못된 결과라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이후 15%로 타결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15% 관세율로 합의가 된 점은 일본이나 유럽연합(EU)과 동일한 차원이기 때문에 적절한 수준"이라면서도 "우리나라 자동차 관세율은 제로였지만 일본은 2.5%를 적용받고 있었다. (일본과) 동일하게 15%의 관세율이 적용되면 일본 차의 경쟁력이 커지는 점이 우려된다. 사실상 우리 자동차의 손해"라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선 "현실적으로 미국이 한국만 13%에 합의해준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다"라고 반박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한편, 이번 한미 관세 협상 결과는 오는 2주 내 이재명 대통령이 미국 백악관을 방문한 자리에서 공식 발표될 예정입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새로운 대통령의 선거 승리를 축하하고 싶다"며 한미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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