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울산 HD가 김판곤 감독(56)에게 결별을 통보했다. 김 감독은 울산의 지휘봉을 잡은 지 1년 만에 '퇴진 수순'을 밟고 있다.

하지만 울산이 '자중지란'에 빠졌다. 김 감독이 '경질 사유'가 없다고 버티고 있다. 7월의 마지막 날인 31일 울산에서 벌어진 작태다.

구단이 칼자루를 쥐고 있지만 혼돈 또 혼돈이다. 울산은 이미 김 감독의 후임 사령탑으로 인도네시아대표팀을 이끌었던 신태용 대한축구협회 부회장(55)을 내정, 제안까지했다. 울산은 '잡음'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노심초사하고 있다. '총체적인 난국'이다.

울산 수뇌부는 김 감독의 도중하차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3연패를 달성하며 '왕조의 문'을 연 울산이다. 그러나 올 시즌 현재 강등을 걱정할 정도로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 울산이 마지막으로 승리한 것은 두 달 전인 5월 24일 김천 상무전(3대2 승)이다. 공식전 10경기(3무7패) 무승의 늪에 빠져있다. 미국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에서 3전 전패, 코리아컵에서도 4강 진출이 좌절됐다. K리그1에서는 6경기 연속 무승(3무3패)이다.
 

 

울산은 K리그1에서 7위(승점 31·8승7무8패)에 머물러 있다. 이대로면 2015년 이후 무려 10년 만에 파이널B(7~12위)로 추락한다. 부진이 이어질 경우 지난해 전북 현대처럼 승강 플레이오프(PO)의 늪으로 빠질 수 있다. 울산과 승강 PO를 통해 잔류가 결정되는 순위인 10위 FC안양(승점 27·8승3무13패)과의 승점 차는 4점에 불과하다.

1년 만에 세상이 180도 바뀌었다. 김 감독은 지난해 7월 28일 국가대표팀 사령탑으로 말을 갈아 탄 홍명보 감독을 대신해 울산 사령탑에 선임됐다. 기대가 컸고, K리그1에선 최고의 성적으로 화답했다. 홍 감독은 1위와 승점 2점 차의 3위로 떠났다. 감독대행을 거쳐 김 감독이 출발할 때의 울산은 4위였다. 다만 선두와의 승점 차는 4점이었다. 그는 울산의 3년 연속 우승에 화려한 마침표를 찍었다. 지난해 K리그1에서 13경기를 지휘했고, 성적은 9승3무1패였다.

그러나 코리아컵에선 정상 문턱에서 좌절했다. 포항 스틸러스의 덫에 걸려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재편된 2024~2025시즌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의 리그 스테이지에서는 졸전에 졸전을 거듭한 끝에 1승6패에 그치며 16강 진출이 좌절됐다

 

김 감독은 새 시즌 K리그1 4연패와 함께 코리아컵, '더블(2관왕)'을 목표로 내걸었다. 그러나 K리그1에선 4라운드까지 3승1패로 잘 나가다 5라운드부터 부진이 시작됐다. 최근에는 팬들까지 미래가 없는 전술 운용에 등을 돌렸다. 울산 서포터스는 최근 '응원 보이콧'을 선언했고, "김판곤 나가" 아픈 구호가 그라운드를 휘감았다. 결국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넜지만, 감독과 구단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소방수로 낙점된 신태용 감독의 경우 사인만 남았다. 그는 2008년 12월 친정팀인 성남 일화에서 감독 생활을 시작했다. 2012시즌까지 팀을 이끈 그는 2010년 ACL, 2011년 FA컵(코리아컵) 우승을 선물했다. 이후 대한민국 A대표팀 코치, 올림픽대표팀 감독, U-20(20세 이하) 대표팀 감독, A대표팀 감독을 거쳐 인도네시아 A대표팀 사령탑을 역임했다. 대한민국 A대표팀 감독 시절에는 2018년 러시아월드컵을 지휘했다. 16강 진출에 실패했지만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당시 세계 최강 독일을 2대0으로 꺾는 '카잔의 기적'을 연출했다.

올해 1월 불명예 퇴진했지만 인도네시아에서도 한 획을 그었다. 2018년 7월 인도네시아 사령탑에 부임한 후 2024년 U-23(23세 이하) 아시안컵에선 대한민국을 꺾고 4강에 진출하는 이변을 일으켰다. 또 지난해 인도네시아 사상 첫 아시안컵 16강과 2026년 북중미월드컵 3차예선 진출을 이끌었다. 2020년 FIFA 랭킹 173위에 머무르던 인도네시아는 신 감독 지도 하에 지난해 11월 랭킹에선 125위를 찍었다.

반전이 절실한 위기의 울산은 클럽 월드컵 참가로 순연된 수원FC와의 20라운드를 2일 오후 7시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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