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TV조선 랭킹 1위 차지한 ‘尹 부당 대우’ 보도
尹 지지 커뮤니티에 확산 “윤어게인, 기다리던 시간 왔다”
정작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 통해 “이재명 당선 축하”
“언론이 다룰 만한 주제 아니야… 특정세력 이해관계 봐야”

▲ 지난 27일과 28일에 나온 플라이츠 부소장 관련 TV조선, 조선일보 보도.
플라이츠 부소장이 한국 의원뿐 아니라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에도 이달 초 비슷한 발언을 했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조선일보는 지난 29일 <[단독] 트럼프 측근 "위성락에도 '尹 부당한 대우' 우려 입장 전달"> 기사를 내고 플라이츠 부소장이 "윤 전 대통령이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아야 한다(notbeing mistreated)고 (위 실장에게) 강조한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 지난 29일 JTBC 보도 갈무리.
공방이 일단락되는가 했지만 지난 30일 플라이츠 부소장이 JTBC 보도에 '가짜뉴스'라고 반발하면서 혼란이 가중됐다. 플라이츠 부소장은 JTBC가 의도적으로 자신의 인터뷰 내용 일부를 누락했다고 주장했다. "현재 윤 전 대통령이 수감 중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는 보도와 그가 사형이나 종신형을 받을 수 있다는 언론 보도는 매우 우려스려운 일"이라는 내용이다.
이에 JTBC는 지난 30일 "언론 인터뷰는 모든 발언을 담을 수 없다는 점을 전제한다"고 밝혔다. 인터뷰 내용 중 플라이츠 부소장이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말한 적이 없다"고 한 걸 핵심으로 생각했을 뿐 사실관계를 다르게 쓰지 않았다는 것이다. 해당 기자는 "플라이츠 부소장이 해당 기사에 대해 '가짜뉴스'를 언급한 데 대해 강한 유감의 뜻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존재감 없는 주장들… 언론 다룰 만한 주제 아니다"
TV조선과 조선일보 기사엔 네이버 기준 20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기사가 나온 당일 랭킹뉴스에서 각 언론사 조회수 1등을 차지하기도 했다. 조선일보 기사엔 "트럼프는 윤석열 대통령 기소를 부당하다고 생각하고 민주당의 부정선거를 알고 있다. 그저 내수용인 종복주사파 하루속히 끌어 내려야 한다"는 댓글이 2800개가 넘는 공감을 받았다.
윤석열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모인 커뮤니티에서도 TV조선·조선일보 기사들이 주로 인용됐다. 디시인사이드 미국정치갤러리에서 한 누리꾼은 <드디어 왔네 왔어 ㅠㅠ 기다리던 순간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오늘 플라이츠의 입에서 내가 가장 듣고싶던 말이 나왔다. 이제 곧 돌아오실 것 같다. 윤어게인 ㅠㅠ"이라고 했다.

▲ 스카이데일리 지난해 11월18일자 보도 갈무리. 왼쪽에서 두번째가 플라이츠 부소장이다.
이택광 경희대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31일 통화에서 "미국 내에서 존재감이 없는 주장들이다. 트럼프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왕따'에 가깝다"며 "한국에서 커리어를 쌓고 미국에서 역선전하려는 모습도 보인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기본적으로 이런 주장이 많은 기부를 부른다"면서 "크게 논란이 될 만한 발언으로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려는 세력들이 미국 내 형성됐다. 지지 기반을 유지하기 위해 극단적인 주장을 반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윤 전 대통령의 처우 개선을 위해 나설 가능성은 희박하다. 트럼프 대통령부터 당선 이후 자국 내 부정선거 음모론에 선을 긋고 있다. 이재명 정부에서 한미 상호관세 합의가 이뤄졌고 2주 내 이재명 대통령을 초청해 정상회담을 하겠다는 공지도 나온 상황이다. 31일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이재명 대통령의 당선을 축하한다"고 밝혔다. AFP는 지난 11일 트럼프 대통령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체포를 "정치적 박해"라고 주장했다는 게시물이 모두 허위였다는 팩트체크 기사를 냈다.
기성 언론이 이러한 극단적 주장을 맥락 없이 다뤄줘선 안 된다는 지적이다. 특정 발언을 했는지 안 했는지 따지는 것을 넘어 미국 내에서 특정 세력이 왜 이러한 주장을 펼치는지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트럼프 지지 세력이 동일하지 않다. 그 세력 내에서 헤게모니를 잡기 위한 경쟁이 있는 건데 한국이 수단으로 이용당하고 있는 것"이라며 "기성 언론에서 다룰 만한 주제가 아니다. 언론이라면 오히려 이런 것들을 제대로 분석해서 기사를 써야 한다. 이걸 심각한 문제로 자꾸 만들고 있는 게 오히려 한국 언론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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