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숏폼(짧은 길이의 동영상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들이 ‘자체 제작 콘텐츠’ 제작을 본격화, 관련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찍이 롱폼(60분 이상의 콘텐츠)과 미드폼(30분 가량의 콘텐츠) 형태의 자체 콘텐츠를 통해 쌓은 K-콘텐츠 제작 역량을 바탕으로, 숏폼 시장 내에서도 콘텐츠 차별화를 꾀하겠다는 계획이다.
티빙은 내달 4일 자체 제작 숏폼 콘텐츠 ‘티빙 숏 오리지널’을 공식 론칭한다고 지난 29일 밝혔다. ‘티빙 숏 오리지널’은 티빙이 기획하고 제작해 독점 제공하는 편당 1~2분 분량의 숏폼 콘텐츠다. 콘텐츠는 드라마부터 예능까지 다양한 장르로 채워질 예정이다.
티빙 관계자는 “기존 티빙의 콘텐츠 편성과 비슷하게 자체 제작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앞세움과 동시에 다양한 숏폼 형태의 외부 수급작도 함께 선보인다”면서 “그 중에는 티빙에서만 볼 수 있는 독점 수급작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번 ‘티빙 오리지널’은 연출력과 연기력을 인정받은 제작진과 배우들이 대거 참여한 콘텐츠를 선보이며, 숏폼 콘텐츠 시장의 차별화를 예고하고 있다. 서스펜스, 치정 오피스, BL(Boys Love), 로맨스 등 각기 다른 소재와 장르의 총 4편이 4일과 18일 순차 공개를 앞두고 있다.
‘닥쳐, 내 작품의 빌런은 너야’는 유명 드라마 작가가 된 학교폭력 피해자가 자신을 괴롭힌 가해자를 주연배우로 만나면서 벌어지는 서스펜스 복수극이다.’ SKY 캐슬’, ‘호텔 델루나’에 출연한 배우 박유나의 첫 숏드라마 출연작으로, 웹툰 원작의 ‘소녀의 세계2’를 연출한 정종훈 PD가 숏폼드라마 ‘러브 머니 마피아’에 이어 정희윤 작가와 손잡고 선보이는 두 번째 작품이다.

같은 날 공개되는 ‘이웃집 킬러’는 그룹 빅스의 리더이자 배우로 활동 중인 차학연과 모델이자 신예배우 강리한이 주연을 맡았다. ‘총,칼,피’를 무서워해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살인하는 킬러와 전 슈퍼스타 야구선수의 브로맨스를 담은 콘텐츠다. tvN ‘알쓸신잡’의 양정우 PD와 ‘슬기로운 감빵생활’의 정보훈 작가가 공동으로 참여한 첫 숏드라마다.
18일에는 ‘불륜은 불륜으로 갚겠습니다’와 ‘나, 나 그리고 나’가 공개된다. ‘불륜은 불륜으로 갚겠습니다’는 남편과 친구에게 배신당한 주인공이 복수를 위해 친구의 남편과 위험한 계약 불륜을 시작하는 19금 치정 오피스물이다. APAN 스타어워즈 ‘베스트 웹드라마’ 수상작 ‘오늘부터 계약연애;의 이시영 PD와 ‘하프 오브 미’의 박지은 작가가 호흡을 맞췄다. 배우 백수희와 조찬현, 김상희, 정하경 등 대거 신인배우들이 출연한다.
‘나, 나 그리고 나’는 ‘학원물’을 숏드라마 형식으로 풀어낸 하이틴 성장물이다. 평범한 여고생이 미래에서 10년 후의 자신으로부터 받은 전화로 진정한 사랑을 찾아 나가는 이야기로 ‘가족계획’의 루키 김시은과 그룹 CIX 멤버 윤현석이 출연한다. 다큐멘터리 ‘류준열과 교복 입은 사진가들’의 최성환 PD가 기획과 각본을, 투니버스 웹드라마 ‘연애공식 구하리’와 ‘돈워리살구’의 김율 PD가 연출로 참여했다.
티빙 측은 “숏폼도 기존 티빙의 ‘스터디 그룹’이나 ‘러닝메이트’와 마찬가지로 신인 감독과 배우들을 발굴해 등용하는 기회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왓챠는 지난 9월 숏폼 드라마 전문 서비스 ‘숏차’를 선보이며 시에 진출했다. 마찬가지로 ‘가르쳐 주세요’, ‘초고속 결혼 후 열애중’ 등과 같은 오리지널 드라마를 통해 콘텐츠 차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숏폼 시장은 짧은 영상을 선호하는 미디어 사용 형태 변화에 따라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 4월 발표된 디지털 마케팅 기업 CJ메조미디어가 5개 광역시 거주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일평균 숏폼 미디어 이용시간은 전체 평균 44분으로 나타났다. 10대가 75분으로 가장 길었고, 20대 54분, 30대 41분, 40대 40분, 50대 33분 순으로 조사됐다.
비교적 적은 제작비로 투자 대비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숏폼에 대한 콘텐츠 업계의 주목도도 증가하고 있다. 실제 기존 드라마의 회당 제작비는 20억원을 웃돌지만, 숏폼 드라마는 적게는 5000만원에서 1억5000만원으로 제작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OTT를 몰아보기의 용도로 이용하며 콘텐츠를 즐겼던 시청자가 많지만, 이제는 유튜브나 틱톡을 통해 숏폼에 익숙한 젊은 세대들가 플랫폼을 막론하고 적극적으로 짧은 영상을 소비하고 있다”면서 “제작 효율 측면에서도 숏폼이 가진 장점이 있기 때문에 관련 시장은 계속해서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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