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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연고지를 옮길 수도 없고...시장 바뀌기만 기다려야 하나? 지자체 앞 '절대 약자' 한화의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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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31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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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m.sports.naver.com/kbaseball/article/529/0000072134

 

신구장 개장 첫해부터 대전시-한화 갈등 조짐...지자체 앞에 절대 을인 야구단은 속앓이만퓨처스 올스타전에서 시구자로 나선 대전시 이장우 시장(사진=한화)

[스포츠춘추]

신구장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가 개장 첫해부터 예상치 못한 갈등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야구는 잘되고 있는데 야구장과 지자체가 말썽이다. 부실 시공과 안전 사고 논란이 한창인 가운데 대전시가 구단에 관리 책임을 떠넘기려 하면서, 야구 외적인 일로 속앓이를 하고 있는 한화다. 갑을관계에서 절대 약자인 구단으로서는 공개적 반발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어떤 면에선 2026년 지방선거 외엔 다른 탈출구가 없어 보인다.

지난 7월 27일 한화생명 볼파크에서는 간판 낙하 사고가 발생했다. SSG 랜더스와의 경기 중 4층 1루 쪽 행잉간판의 볼트 체결 부위가 탈락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1만7000여 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은 가운데 벌어진 아찔한 순간이었다. 이미 시즌 초 NC파크 인명사고 기억이 생생한 야구팬들에게는 충격과 공포였다.

문제는 신구장 개장 뒤 생긴 문제가 이뿐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신구장 개장 이후 크고 작은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7월 25일에는 인피니티풀에서 관중석으로 물이 넘치는 사고가 발생했고, 파울볼 유리창 파손 사고가 3차례나 일어났다. 그 외 장애인석 시야 문제, 주차장 층고 문제 등도 논란이 됐다. 모두 구장 건설 과정에서 비롯된 하자들이었다. 하자보수 기간이니 당연히 시공사와 대전시가 책임져야 할 문제들이다.

그런데 이장우 대전시장은 세입자인 한화 구단을 비난했다. 이 시장은 지역 언론들과 만난 자리에서 "건물을 임대했을 때는 임대한 측이 나머지 관리를 하는게 상식"이라며 "그런데 듣기론 한화 이글스 측이 그 업무(관리)를 안하려 한다더라"고 구단을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구단 측은 관리를 대전시 더러 해달라고 요구하는데 그럼 본인들은 야구만 하겠단 말이냐"며 핏대를 세웠다.

대전시는 지난 월요일엔 한화 구단에 공문을 보내 야구장의 관리 주체를 대전시에서 한화 구단으로 바꿀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는 그간 국내 스포츠계 상식을 뒤집는 요구다. 모든 프로야구 경기장은 지자체가 소유하고 구단이 임대해서 사용하기 때문에 소유주인 지자체가 건물 유지 및 안전의 책임을 지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퓨처스 올스타전에서 시구자로 나선 대전시 이장우 시장(사진=한화)

대전시의 논리를 들여다보면 기가 막힌 이중성이 드러난다. 한화는 신구장 건설을 위해 구장 건설비용의 25%인 총 518억6000만원을 투입하고, 그 대가로 25년간 구장 사용권 및 명명권, 광고권 등을 획득했다. 계약서에 명시된 권리들이다.

그런데 올해 1월 갑자기 대전시가 팬 선호도 조사 결과에 따라 결정된 '한화생명 볼파크' 명칭에 딴지를 걸었다. "구장 이름을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로 하라"는 것이었다. 대전시는 "사용권을 내준 거지 구장 이름 결정권까지 내준 건 아니다"라고 강변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사용권을 줬지 결정권까지 준 건 아니다"에서 "사용권을 줬으니 관리도 너희가 해라"로 논리가 180도 바뀌었다. 구단의 권리는 축소하고, 구단의 의무는 확대하는 완벽한 이중 잣대다. 권리를 행사하려 하면 "그런 권리까지 준 적 없다"고 하고, 책임을 져야 할 상황이 오면 "권리를 줬으니 책임도 져라"고 한다. 이보다 편리한 논리가 또 있을까. 구장에서 생긴 문제 대부분이 시공사인 계룡건설과 발주처인 대전시의 책임인데, 어떻게든 구단에 떠넘기려는 의도가 읽힌다.

문제는 한화 구단이 이런 억지에 공개적으로 강하게 반발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다른 구단 관계자는 "야구단은 막강한 행정력을 자랑하는 지자체 앞에 절대 을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지자체가 행정력을 동원해서 구단에 불이익을 주려면 얼마든지 줄 수 있고, 구단이 지자체 지원 없으면 해결 불가능한 일이 많아서 지자체에 머리를 조아려야 하는 처지한 것이다.

한화 구단도 공식적으로는 매우 조심스러운 입장만 밝히고 있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대전시와 우리 구단 담당자들이 어제도 만나서 협의했다"라며 "시와 계룡건설, 우리 구단까지 3자가 안전관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밖에는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밝혔다.

하지만 비공식적으로는 다른 목소리도 나온다. 한화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지금은 하자보수기간이다. 하자보수 기간에 문제점을 꼼꼼하게 살펴서 어느정도 안정성을 확보한 다음에 구단더러 하라고 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자를 다 체크한 뒤 누가 봐도 이제는 안정적이라는 판단이 섰을 때, 그 다음에 관리 책임을 논할 일 아닌가"라고 의문을 표했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여러 차례 야구장 시구자로 나섰다(사진=한화)

(중략)

하지만 한화의 현실은 다르다. 2022년 허구연 KBO 총재가 대전 정치권을 향해 "(한화 이글스) 야구단이 떠날 수도 있다"며 "지자체에서 계속 갑질하고 야구단의 소중함을 모르면 왜 거기에 있어야 하나. 떠나야지"라고 경고한 적은 있지만, 이미 신구장이 지어진 마당에 현실적으로 연고지 이전은 쉽지 않은 선택이다. 2013년 창단한 NC와 1986년부터 대전에 뿌리내린 한화의 연고지성을 단순 비교하기도 어렵다. NC 같은 선택지는 한화에겐 없다.

그렇다면 한화가 기대할 수 있는 희망은 2026년 6월 3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다. 이장우 시장은 강성 친윤계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윤석열 탄핵 이후에는 탄핵반대 집회에 참석해 지자체장 정치중립의무 위반 논란도 있었다. 새 정부 출범 초기에 열리는 지방선거에선 야당 소속 단체장의 재선이 쉽지만은 않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만약 선거에서 시장 교체가 이뤄진다면 현재의 갈등 구조가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그때까지는 10개월에 가까운 시간이 남아 있다. 연고지를 떠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대전시의 무리한 요구를 모두 수용할 수도 없는 한화로서는 시간이 해결해주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권리는 인정하지 않으면서 의무는 떠넘기는 지자체 앞에서 구단이 할 수 있는 일이란 게 과연 얼마나 될까. 냉가슴을 앓는 것 말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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