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자전거 운전자가 음주한 상태는 아니었다. 한쪽에서는 사고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듣고 있었다. 지원 받고 도착한 경찰관들은 현장 뒤쪽에서 교통 정리를 시작했다. 그리고 채 몇 분이 지나지 않았을 때였다.
오토바이 안전모를 쓰고 검은색 배달 조끼를 입은 남성이 경찰관 쪽으로 비틀거리며 다가오더니 주저앉았다. 그는 말하는 것조차 힘들어 보였다.
"저... 좀... 도와... 주세요..."
"왜 그러세요? 무슨 일이세요?"
배달 오토바이 기사의 얼굴은 벌겋게 달아올라 있다. 손과 팔은 심하게 떨고 있다. 다리는 자신의 체중을 지탱하지 못했다. 교통 정리를 하고 있던 경찰관을 보고 다가와 도움을 요청했던 것이다. 경찰관들은 열사병을 직감했다. 배달 오토바이 기사가 쓰고 있던 헬멧을 벗겼다. 양쪽 팔을 붙잡고 부축해 그늘 쪽으로 옮겼다.
안타까웠다. 불과 몇 분 전에 자전거 교통사고로 다친 할머니를 태우고 119구급차가 떠난 뒤였기 때문이다. 다급하게 지구대로 무전이 왔다.
"배달 오토바이 운전자가 열사병으로 쓰러짐. 구급차 신속히 지원 요청 바람."
"알았다. 송파 1-2 구급차 출동 중."
배달 기사는 아직 의식을 잃지 않았다. 경찰관들은 체온을 낮추기 위해 조끼를 벗기고 허리띠를 풀어 주었다. 순찰차에 있던 물을 가져와 조금씩 마실 수 있도록 도와줬다. 몸에 체온을 내리는 것이 무엇보다 최우선이다. 이때 너무 차가운 물은 오히려 혈관 수축을 유발할 수 있어 미지근한 물이 더 좋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의식이 불분명하거나 구토 증상이 있을 때도 물을 억지로 마시게 하면 안 된다는 점도 말이다.
바로 누워 있던 상태에서 몸을 옆으로 눕히고 최대한 편한 자세를 취하도록 했다. 그리고 무리하게 대화를 시도하지는 않았다. 의식이 혼미한 상태까지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잠시 후, 구급차가 도착했다. 현장에서 간단한 응급 조치를 한 뒤 배달 기사를 병원으로 이송했다. 단순한 자전거 교통사고로 출동했던 신고가 열사병으로 쓰러진 배달 기사를 이송하면서 일단락되었다.
https://v.daum.net/v/202507301542008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