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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단독] 117년 만에 가장 뜨거웠던 7월의 밤…서울 열대야일수 21일 ‘신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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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30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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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9/0005533743

 

이달 열대야 21일…117년새 최고
북태평양·티베트고기압과 남동풍에
도심 건물이 열 가두는 ‘열섬현상’ 영향
내달 초까지 35도 이상 폭염 이어질 듯
누적 온열질환자 2615명·사망자 12명



올해 7월 서울의 열대야 일수가 지난 29일 밤까지 총 21일을 기록해 117년 관측 사상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음달 초까지 35도가 넘는 폭염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잠들지 못하는 여름밤’의 열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 강원도 일부 지역과 울릉도·독도 지역을 제외한 전국에 폭염 경보가 내린 30일 서울 동작구 기상청 모니터에 폭염 특보 발효 현황과 기온이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제주도, 강원도 일부 지역과 울릉도·독도 지역을 제외한 전국에 폭염 경보가 내린 30일 서울 동작구 기상청 모니터에 폭염 특보 발효 현황과 기온이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30일 기상청에 따르면 29일 밤 서울의 최저기온은 28.3도로 11일 연속 열대야가 이어졌고, 이달 들어서는 21일째 열대야로 기록됐다. 1907년부터 올해까지 서울에서 7월 열대야 일수가 가장 많았던 해인 1994년(21일)과 같은 기록이다. 같은 기록이면 최근 값이 상위 순위로 책정되기에, 올해가 1994년의 기록을 갈아치웠다. 열대야는 밤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인 날을 뜻한다.

더욱이 기상청은 31일까지 아침 최저기온이 27~28도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7월 마지막 날까지 합하면 1994년(21일)을 뛰어넘는 열대야 일수가 기록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 지역의 이례적인 열대야는 이번 여름 고온다습한 북태평양고기압과 고온건조한 티베트고기압이 한반도를 이중으로 덮으면서 장기간 열이 축적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현재 티베트고기압은 둘로 갈라지며 동쪽으로 조금 물러났지만, 여전히 대기 중하층에는 북태평양고기압이 자리잡고 있고 남쪽에서는 고온다습한 남동풍이 유입되고 있다. 축적된 열이 사라지지 않은 상태에서 높은 온도의 바람이 더해지며 밤에도 좀처럼 기온이 떨어지지 않고 있다.

 

폭염이 계속되는 30일 서울 시내에서 한 배달 노동자가 물을 뿌리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연합뉴스

폭염이 계속되는 30일 서울 시내에서 한 배달 노동자가 물을 뿌리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연합뉴스특히 남동풍은 소백산맥, 태백산맥 등을 넘으며 우리나라에 들어오고 있는데, 바람이 산을 타고 넘어오면서 온도가 더 높아지는 승온효과(푄 현상)도 일어나고 있다. 도심의 콘크리트 건물과 도로가 낮 시간 동안 태양열을 흡수해 밤이 돼도 쉽게 식지 않는 열섬효과도 서울의 열대야를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끓어오르는 폭염에 서울뿐 아니라 전국에서 열대야가 이어지고 있다. 29일을 기준으로 제주 서귀포에서 15일째, 제주에서 12일째, 인천·강원 강릉·충북 청주에서 10일째 열대야가 지속되고 있다.

역대급 폭염은 8월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8월 8일까지 적어도 열흘간 일 최고기온이 35도를 웃도는 폭염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폭염특보(경보·주의보)도 전국에 발효돼 있다. 해발고도 1000~1600m의 높은 산으로 둘러싸인 태백에까지 폭염주의보가 발령되면서 29일 기준 폭염특보가 발령되지 않은 곳은 한라산과 추자도 2곳만 남았다. 183개 육상 기상특보 구역 중 88%인 161곳에 폭염경보, 10.9%인 20곳에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상황이다. 폭염주의보는 일 최고 체감온도가 33도 이상, 폭염경보는 35도 이상인 상황이 이틀 이상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면 발령된다.

최저기온조차 30도에 육박하는 찜통더위가 이어지면서 폭염으로 인한 각종 사고도 잇따랐다. 27일 오후 10시께 서울 동대문구 동북선 경전철 공사장에서는 폭염으로 아스팔트가 녹아내리며 깊이 약 80㎝, 가로세로 50㎝ 크기의 땅꺼짐이 발생했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임시 포장 작업을 위해 해당 도로 3개 차선 중 1개 차선이 통제됐다. 28일에는 경기 북부를 잇는 열차 교외선이 폭염으로 선로 온도가 상승해 오후 4시 40분께 운행을 중단했다가 2시간 만에 재개했다.

열에 장시간 노출되면 열사병, 열탈진, 열경련 등의 온열질환이 생길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질병관리청 집계에 따르면 올해 5월 20일부터 7월 28일까지 발생한 누적 온열질환자는 261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007명)의 2.6배 수준이다. 사망자는 12명으로 3배나 많다. 28일 하루 동안 온열질환자 164명이 새로 발생했는데, 경기 화성에 위치한 논에서 작업하던 70대 남성이 쓰러져 배우자 신고로 구조됐으나 끝내 숨졌다.

온열질환을 예방하려면 시원한 곳에서 자주 휴식을 취하고, 갈증이 나지 않더라도 물을 자주 마셔야 한다. 가장 더운 시간대인 정오부터 오후 5시까지는 외출을 삼가는 게 좋다. 외출할 때는 양산과 챙이 넓은 모자를 쓰고, 밝은색의 가벼운 옷을 입는 게 좋다.

폭염이 재난 수준에 이르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도 비상이 걸렸다. 이재명 대통령은 2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폭염 대책에 대해 “관련 부처에서 국가적 비상사태라는 각오를 가지고 가용인력, 예산, 역량을 총동원해 피해를 최소화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간부회의에서 “폭염은 자연 재난이자 사회 재난”이라며 “폭염 장기화 가능성에 특별히 대비해 취약계층을 비롯한 시민 모두가 소외되지 않도록 끝까지 세심하게 살피고 챙기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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