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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 지상파·종편 방송사 대상…김영훈 장관 “조직문화 탈바꿈 계기가 되도록 엄정하고 철저하게”
MBC는 오요안나 캐스터 사망 이후 특별감독 이유로 제외…한빛센터 “과오 반복되지 않도록”

고용노동부가 지상파 방송사(KBS·SBS)와 종합편성채널(채널A·JTBC·TV조선·MBN) 등 6개 주요 방송사 대상으로 기획감독을 진행한다. 지상파 3사 중에서 MBC는 고 오요안나 기상캐스터 사망 이후 특별근로감독이 시행됐다는 이유로 기획 감독 대상에서 제외됐다.
30일 노동부는 올해 연말까지 6개 방송사 기획감독을 실시해 프리랜서 중심으로 근로자성을 판단하고 직장 내 괴롭힘·성희롱 등 조직문화 실태 파악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고용노동청과 서울청 서부지청·남부지청 감독관 총 20여 명으로 전담 감독팀이 꾸려졌다.
노동부는 먼저 이날부터 지상파 2개사의 인력 운영 실태와 조직문화 전반을 살펴보고, 종편 4개사에 대해선 지상파 감독 기간 자율 개선을 독려한 뒤 해당 감독 종료 즉시 감독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기획감독 종료 후에는 그 결과를 지역 방송사 등 전국 방송사와 외주기업 등에 확산해 방송업계 전반의 노동 권익이 제대로 보호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영훈 장관은 관련 자료를 통해 "최근 OTT 산업의 성장 등으로 방송업계를 둘러싼 산업 환경은 급변하고 있으나, 그 안에서 일하시는 분들의 노동 여건은 여전히 제자리인 것이 우리의 현실"이라며 "이번 기획감독이 방송업계에 만연한 인력 운영 방식의 뿌리 깊은 문제를 바꿔나가고, 조직문화를 완전히 탈바꿈하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엄정하고 철저하게 실시하겠다"라고 밝혔다.
방송사 기획 감독은 김영훈 노동부 장관이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제출한 서면질의 답변서에서 "그간의 근로감독 결과를 토대로 방송사 전반의 실질적인 개선으로 이어지도록 기획감독을 포함하여 필요한 후속 조치를 조속히 추진해나가겠다"고 약속했던 사안이다.
당시 오요안나 캐스터 사망을 계기로 이뤄진 MBC 특별근로감독 결과에 대한 비판 및 향후 MBC 재조사 계획 등에 대한 질의도 있었으나 김 장관은 관련 입장을 밝히지 않았고, 이번 감독에선 MBC가 제외됐다. 해당 감독 결과 노동부는 고인에 대한 괴롭힘이 있었으나 그가 법적 근로자가 아니라 직장 내 괴롭힘 조항을 적용할 수 없다고 밝혀 유족과 언론노동단체 반발을 샀다.
방송업계 문제를 지적하다 세상을 떠난 고 이한빛 PD(tvN 조연출) 유지를 이어 설립된 한빛센터는 기획감독 계획이 발표된 직후 "행정당국이 적극 나서는 것은 환영할 일"이라면서도, "이전의 실망스러운 결과가 반복될 우려도 크다"며 고 오요안나 캐스터 사례를 짚었다. 그러면서 "같은 과오가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다. 방송 노동 현장에서 근로자성 판단이 기계적이고 협소한 판단 기준이 적용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기계적인 기준이나 표면적인 인식만으로 이를 판단할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노동 양상을 제대로 살펴보는 근로감독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 당부했다.
한빛센터는 특히 "이번 근로감독이 방송사가 마땅히 이행해야 할 상시지속 업무에 대한 고용 지속 의무를 회피할 수 있는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방송 제작 체계가 외주화되고 파편화되면서 제작 현장은 더 소규모화되고 영세해졌다. 이는 노동권 침해가 늘어나는 것과 연결된다"며 "이번 근로감독은 일부 사용자에 대한 감독이 아니라, 무늬만 프리랜서 계약이 만연한 방송업계에 근로계약이 정착하는 시작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한 고용노동부의 주도면밀한 노력을 주문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