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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24가지 반찬이 쫙…변변한 식당 없이도 북적인 '1박3식'의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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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30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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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article/025/0003458645?ntype=RANKING

 

거제 이수도는 '1박3식'이라는 푸짐한 콘셉트의 민박 상품 덕에 전국구 관광지로 떴다. 사진은 산만디민박의 점심상. 24가지 반찬이 깔렸다. 아직 매운탕은 나오지 않았다. 백종현 기자
거제 이수도는 '1박3식'이라는 푸짐한 콘셉트의 민박 상품 덕에 전국구 관광지로 떴다. 사진은 산만디민박의 점심상. 24가지 반찬이 깔렸다. 아직 매운탕은 나오지 않았다. 백종현 기자

17‧24‧19
아침, 점심, 저녁으로 밥상에 오른 음식 숫자다. 어디 잔치라도 열렸느냐고? 경남 거제도 앞바다의 작은 섬 이수도에는 이게 일상이다.
이수도 여행법은 간단하다. 민박집에 하룻밤 머물면서 상다리 휘는 해산물 밥상을 세 끼 받아먹는다. 이른바 ‘1박3식 여행’이다. 이수도는 푸짐한 콘셉트의 민박 상품 덕분에 전국구 관광지로 떴다. 인구 100명 남짓한 섬에 주말 하루 1200명이 들어올 만큼 인기가 폭발적이다. 

 

(중략)
 

‘섬시세끼’의 섬
하늘에서 본 이수도. 인구 108명의 작은 섬이다. 항구 주변으로 민박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백종현 기자
하늘에서 본 이수도. 인구 108명의 작은 섬이다. 항구 주변으로 민박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백종현 기자
" “토요일에 오시게? 두 달 전에 방이 다 나갔는데요.” "

지난 13일 오전 10시 이수도행 여객선에 올랐다. 섬이 가장 북적하다는 토요일엔 빈방을 구할 수 없어, 비교적 한산한 일요일로 날을 잡았다.

이수도는 멀고도 가까웠다. 거제도 동북쪽 끝 장목면에서 약 600m 떨어진 곳에 있는데, 선착장에서 여객선을 타니 8분 만에 이수도 선착장에 닿았다.

부둣가 주변으로 키 작은 단층집과 고깃배가 옹기종기 모인 섬마을의 전형적인 풍경. ‘노을민박’ ‘둥지민박’ ‘가고파민박’ 등 저마다 정겨운 이름을 달고 손님을 맞고 있었다.

이수도는 학교는커녕, 마을버스나 약국 하나 없는 '깡촌'이다. 변변한 식당 하나가 없어서, 민박에서 간간이 섬에 드는 낚시꾼에게 밥상을 차려줬었다. 그게 ‘1박3식’ 상품이 탄생하게 된 배경이 됐다. 처음엔 낚시꾼을 위한 상품이었으나, 입소문이 나면서 이수도만의 관광 특화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현재 이수도에는 1박3식 상품을 내건 민박집이 모두 16곳이 있는데, 대부분이 음식점 허가를 함께 받아 운영하고 있다(농어촌민박은 원칙적으로 조식 제공만 가능하다).
 

이수도항 풍경. 주말 하루 많게는 1200명이 이수도를 찾는다. 백종현 기자
이수도항 풍경. 주말 하루 많게는 1200명이 이수도를 찾는다. 백종현 기자

토요일이면 105인승짜리 여객선이 쉴 새 없이 관광객을 실어 나른다. 지난해에는 13만명이 이수도를 찾았다. 2015년(약 1만1000명) 대비 10배가 넘게 증가한 숫자다.

여객선 선장 정명조(65)씨는 “지난 5월 역대 월 입장객 최다인 1만9700명이 섬을 찾았다”면서 “휴일 하루 최대 1200명이 섬을 다녀간다”고 말했다. 10년 전 1인당 5만원(4인 기준)하던 민박 가격이 이제는 두 배 가까이 뛰었다. 그래도 가성비 좋다는 후기가 수두룩하다.
 

20가지 골라 먹는 재미
점심상에는 광어회와 도다리 세꼬시 등이 올라왔다. 양이 부족하다고 더 깔아 준다. 백종현 기자
점심상에는 광어회와 도다리 세꼬시 등이 올라왔다. 양이 부족하다고 더 깔아 준다. 백종현 기자

같은 1박3식이라지만, 민박마다 분위기가 다르다. 폐교를 개조한 민박, 슈퍼마켓을 낀 민박, 어부가 운영하는 민박도 있다. 언덕 위에 자리해 바다 전망이 시원하게 펼쳐지는 ‘산만디민박’에 짐을 풀었다.

요즘은 민박 대부분이 육지에서 해산물을 공수해온단다. 이수도 1박3끼 민박의 원조로 통하는 '둥지민박'의 배민자(65) 대표는 “섬에서 나는 해산물만으로는 물량을 댈 수 없을 만큼 수요가 많아졌다”며 “그래도 대부분이 거제·통영산”이라고 말했다.

오전 11시 30분 기대한 첫 끼가 차려졌다. 광어·도다리·바다장어회에 함께 전복찜·새우찜·가오리찜·가리비찜·장어볶음·복껍질·해삼 등 24가지 찬이 깔렸다. 당일 섬에서 공수했다는 멍게·문어·낙지도 함께 나왔다. 사장님 손이 어찌나 큰 지, 회든 찜이든 접시가 비워질라치면 곧장 새 반찬이 채워졌다. “음식 더 드릴까요”라는 말이 무섭게 느껴진 건 처음이었다.
 

끼니마다 80인분 준비
①이수도 산만디민박의 조현달 사장. ②4인 이상의 단체 손님이 많다. ③저녁상에는 생선조림·멍게젓갈·갈치속젓 같은 '밥도둑' 메뉴가 잔뜩 올라왔다. ④아침상은 조기구이가 주인공 역할을 한다. 백종현 기자
①이수도 산만디민박의 조현달 사장. ②4인 이상의 단체 손님이 많다. ③저녁상에는 생선조림·멍게젓갈·갈치속젓 같은 '밥도둑' 메뉴가 잔뜩 올라왔다. ④아침상은 조기구이가 주인공 역할을 한다. 백종현 기자

먹고 자고 또 먹고. 이수도의 시간은 느긋하게 흘러갔다. 낮잠 후 소화도 시킬 켬 산책에 나섰다. 이수도는 전체 면적이 40만㎡(약 12만평)에 불과한 작은 섬이다. 약 3㎞ 거리의 둘레길을 따라 섬을 한 바퀴 도는 데 1시간 30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곳곳에 전망대와 쉼터가 마련돼 있는데, 섬 동쪽 끝의 출렁다리가 기념사진 담기 좋은 명당이다. 다리 위에 서니 ‘대통령 별장’으로 유명한 저도(청해대), 부산 가덕도와 거제를 잇는 가거대교가 한눈에 펼쳐졌다. 부두 뒤편의 민박촌은 미로처럼 얽힌 골목마다 정겨운 벽화가 그려져 있어 구석구석 돌아보는 매력이 컸다. 낚시를 즐기는 관광객도 많이 보였다. 선착장 앞 슈퍼에서 낚시 장비를 빌릴 수 있는데, 이수도 명물로 통하는 빨간등대가 가장 유명한 포인트다.

저녁에는 대구볼튀김·가자미조림·취나물·톳나물·장어뼈무침 등 19가지 찬이 올랐다. 멍게젓·꼴뚜기젓·갈치속젓 등 직접 담근 밥도둑이 곁들여진 덕분에 밥을 두 공기나 비웠다.

①섬을 한 바퀴 도는 3㎞ 거리의 둘레길이 있다. ②기념사진 담기 좋은 출렁다리. ③민박촌의 벽화 골목. ④명물 '냄비 팥빙수'. 백종현 기자
①섬을 한 바퀴 도는 3㎞ 거리의 둘레길이 있다. ②기념사진 담기 좋은 출렁다리. ③민박촌의 벽화 골목. ④명물 '냄비 팥빙수'. 백종현 기자


이튿날 아침밥 짓는 소리에 잠에서 깼다. 산만디민박의 주방은 새벽 4시에 불이 켜졌다. 텃밭에서 뜯은 채소로 밑반찬을 만들고, 나물을 무치고, 생선을 굽고, 주방 안에서 5명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조현달(70) 산만디민박 사장은 “최소 두세 시간 전부터 식사를 준비한다”면서 “토요일은 끼니마다 80인분 이상을 만든다”고 귀띔했다.
17가지 찬을 곁들인 아침상으로 배를 채운 뒤, 마지막 디저트로 선착장 앞 슈퍼에서 만드는 옛날식 ‘냄비 팥빙수(1만7000원)’까지 비우고 배에 올랐다. 하룻밤 사이에 몸무게 2㎏이 늘어서 그런지 여느 여행보다 포만감이 컸다.

여행정보
이수도에 가려면 배편을 이용해야 한다. 거제시 장목면 시방선착장에서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2시간 간격으로 여객선이 운항한다. 방문객이 많은 주말 오전에는 수시로 배가 오간다. 어른 8000원, 어린이 2000원. 신분증이 필수다. 민박은 ‘1박3식’ 패키지가 기본이다. 4인 기준 1인당 10만~13만원. 술이나 음료는 따로 계산해야 한다. 토요일에 묵으려면 최소 두세 달 전에는 예약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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