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간호대생들 "의료 대란으로 업무 가중에 취업난"
"의대생 혜택뿐만 아니라, 간호 인력 문제도 해결해야"

[더팩트ㅣ이다빈 기자] 의정 갈등으로 학교를 떠났던 의대생들의 하반기 복학이 허용되면서 간호대생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 의료 대란에 업무가 가중됐던 간호사들은 "우리가 받은 상처는 누가 보듬어 주냐"면서 한목소리로 간호사 근무환경 개선, 취업난 등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29일 의료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지난 25일 의대 증원에 반발해 수업을 거부하면서 유급 대상이 된 의대생 8000명의 2학기 복귀를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8월에 졸업하는 본과 3·4학년생이 의사 국가시험(국시)을 치를 수 있도록 추가 시험도 시행하기로 하면서 특혜 논란이 일었다. 이에 교육부는 "특혜 얘기보다는 아이들(학생들) 상처를 보듬고 어떻게 교육을 잘할지 결정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 X(옛 트위터)에는 간호대생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의사 때문에 일어난 의료대란에) 간호대생들이 취업난으로 받은 상처는 누가 보듬어 주는 거냐", "간호사가 파업할 땐 환자 버리지 말고 돌아 오라더니", "의사와 의대생 파업으로 간호사한테 일을 떠넘겼다. 매번 사명감을 갖고 일하는 사람들만 억울하다", "환자들의 목숨을 인질 삼아 파업한 사람들이 왜 아이들이고, 어떤 상처를 받았는지 모르겠다" 등 반응이 쏟아졌다.
정모(27) 씨는 "의료 대란으로 간호사들도 문제를 겪었다. 병원별로 뽑는 인원이 대폭 감소했고 심지어는 공고를 내지 않는 병원도 많았다"면서 "진료지원(PA) 간호사를 위한 법적 보호 장치 부재, 간호대학 증원 문제 등을 해결하려는 노력은 미비한데 자진해 학교를 나오지 않은 의대생 정책은 특혜다. 이에 불만을 갖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털어놨다.
이어 "의정 갈등 속에서 PA 간호사가 인턴과 레지던트의 자리를 대체하면서 혼란이 극심했다"며 "PA 간호사의 업무 범위가 늘어나고 계속 바뀌는 지침에 적응하기 힘들었다. 줄어드는 병동 간호사 인력 보충 속도도 늦고, 간호사의 업무 범주가 아닌데도 수행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호소했다.
수도권 소재 간호대학 3학년에 재학 중인 윤모(22) 씨도 "의대 교육과정과 국시 운영을 변경하면서까지 집단 휴학생들을 포용하겠다는 것은 기득권 감싸기"라며 "집단 휴학한 의대생들과 사직 전공의들은 본인들의 행위가 불러온 의료계 혼란에 최소한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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