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421/0008399284?sid=001
지난 26일 소방관들에게 커피 전달

유오균 씨가 춘천소방서 직원에게 전달할 커피.(유오균 씨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춘천=뉴스1) 한귀섭 기자 = 민생지원금으로 강원 춘천 지역 소방서에 커피 100여잔을 전달한 시민이 있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29일 뉴스1 취재에 따르면 유오균 씨(33)는 지난 26일 춘천소방서와 119안전센터를 찾아 자신의 민생지원금 18만 원을 털어 직원들에게 커피를 돌렸다.
유 씨는 이날 오전 9시부터 2시간 넘게 후평동에 위치한 춘천소방서를 시작으로 효자119안전센터, 소양119안전센터, 신북 119안전센터를 잇따라 찾아 무더위에도 주말 근무를 하는 소방대원들에게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전달했다. 또 커피가 남게 되자 인근 파출소에도 커피를 돌리기도 했다.
앞서 유오균 씨는 지난주 퇴근을 하던 중 무더위에도 고생하는 소방관들을 보며 민생지원금으로 커피를 돌려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유 씨는 18만 원으로 부족하다는 것을 알게됐고, 지인을 통해 춘천 요선동의 한 프렌차이즈 카페를 운영하는 사장님을 알게됐다.
유 씨는 자신의 사정을 설명하자 카페 사장 A 씨는 흔쾌히 받아들여 18만 원에 소방대원들이 마실 커피 개수를 맞추게 됐다.
특히 A 씨는 26일 당일 기존 운영시간 보다 일찍 카페 문을 열고 커피를 내렸고, 중간에 얼음이 떨어지자 인근 카페에서 얼음을 공수하기도 했다.

유오균 씨가 춘천소방서 직원에게 전달하기 전 기념촬영. 사진은 카페 사장님께서 찍어줬다.(유오균 씨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유 씨는 소방서에 들어가기 전 커피를 차에 놓고 직원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소방서 대원들은 처음엔 거절했으나, 유 씨의 간절한 부탁에 커피를 받았다.
각 소방서는 유 씨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기 위해 이름과 연락처를 물었으나, 유 씨는 "작은 선행을 한 것뿐"이라면서 한사코 거절했다.
2시간 넘게 지역을 돌며 커피를 돌린 그는 볼일을 보기 위해 타지역으로 넘어가던 중 자신이 대룡119안전센터와 강촌119안전센터에 커피를 전달하지 않은 것을 인지하고, 차를 잠시 세우고 배달앱을 통해 커피 각각 9잔과 8잔을 추가로 구매해 돌렸다.
유오균 씨는 "민생지원금으로 당연히 먹고 사고 싶은 게 있었지만 언젠가는 꼭 해보고 싶었던 행동이었다"며 "항상 밤낮없이 더위, 추위에도 현장에서 고생하시는 소방관분들에게 보답할 기회가 없었는데 여러 가지 상황이 잘 맞았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제가 커피는 돌렸지만 아이스 아메리카노 제가격이 아닌데도 카페 사장님께서 민생지원금 가격을 맞춰 주셨다. 너무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기회가 주어진다면 또 이렇게 감사한 분들에게 커피를 돌릴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