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낮 최고기온이 37도까지 오른 28일 오후 국내 전력 총수요가 100기가와트(GW)까지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초여름부터 시작된 폭염에 전력 수요 100GW 돌파 횟수가 늘었지만, 태양광이 낮 시간대 20%대 수요를 담당하며 ‘전력 피크’(최대 수요 전력) 위험을 줄이는 구실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전력거래소의 실시간 전력수급 현황에 따르면, 오후 2시35분 기준 전력 총수요가 100GW를 기록했다.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여름휴가철인 7월 마지막 주 총수요는 보통 90GW 중반대가 일반적이지만, 기록적인 폭염 탓에 냉방기기 사용이 늘어난 게 수요를 급등시킨 원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력 총수요는 시장에서 거래되지 않는 가정용 태양광(BTM)과 기업 간 직접거래(PPA)까지 모두 포함, 발전소에서 생산되어 실제 사용되는 전기의 총량이다.
여름철 전력 총수요 추산치가 처음 100GW 벽을 돌파한 것은 전기차 보급 등 전기화와 여름철 폭염 등이 겹친 재작년 8월이다. 올해에는 평년보다 빨리 찾아온 폭염 탓에 초여름인 7월 초부터 100GW를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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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공사 등은 역대급 폭염이 진행되는 상황에서도 전력 수급에 큰 문제는 없다고 보고 있다. 늘어난 태양광 발전이 전력 총수요의 20%가량을 충당하고 있어, 안정적인 공급 예비율(전력 공급 능력과 최대 전력 수요의 차이)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전력수급 데이터를 보면 하루 최대 전력 총수요를 기록한 오후 2시35분 기준 태양광 수요는 21.9GW로 전체 총수요의 21.9%를 충당했다. 이는 같은 시간대 20.3GW를 기록한 원전보다 높고, 26.9GW인 가스 발전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태양광 발전은 햇빛이 강해지는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 이후까지 14~22GW 전력을 공급하며 낮 시간대 15% 이상의 총수요를 충당했다.

사진은 지난 25일 기준 발전원별실시간 전력수급현황. 전력거래소
그 결과 총수요가 100GW에 도달한 이날 오후 1시부터 4시 사이에도 공급 예비력은 18~20GW를 유지했다. 1GW급 대형 발전소 18개 이상이 전력 수요 급등에 대비해 가동 대기 중이라는 뜻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국내 태양광 설비는 약 29GW이고, 2030년까지 설비 목표량을 46GW까지 늘릴 계획이어서 전력 피크 시기 태양광 발전의 구실은 점점 더 커질 전망이다.
다만 늘어나는 태양광 설비로 인해 전력 수요가 적은 봄·가을철에는 전력 과잉 공급 문제가 발생하는 게 문제다. 하루 최대 전력 총수요가 70GW 초반대였던 올해 4~5월의 경우 원전과 석탄, 가스 발전이 각각 22GW, 15GW, 14GW 수요를 담당하는 상황에서 태양광 발전량이 20GW 이상 추가돼 전력망 과부하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전력망은 수요와 공급이 실시간으로 맞아떨어져야 안정적으로 작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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