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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접촉·보복 금지도 무용지물"…학폭으로 IQ 73 된 '유도 꿈나무'의 눈물

무명의 더쿠 | 07-28 | 조회 수 8689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5/0003458137

 

학교폭력 그래픽 이미지. 중앙포토
학교폭력 그래픽 이미지. 중앙포토
“유도부 선배들이 폭행…경찰관 꿈 무너져”

경찰관이 꿈이었던 A군(15)은 초등학교 6학년 때 유도를 배우기 시작했다. 그러나 전북 한 중학교에 입학하자마자 악몽으로 바뀌었다. 유도부 선배들에게 학교폭력(이하 학폭)에 시달린 뒤 3년째 극심한 우울증과 외상후 스트레스장애(PTSD)를 앓고 있다. 학폭 후유증으로 지능까지 떨어져 현재 A군의 IQ(지능지수)는 73(경계선 지능)으로 6세 수준이다. 70 미만부터 지적장애로 분류된다. 도대체 ‘유도 꿈나무’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최초 학폭 사건은 A군이 중학교에 입학한 2023년 3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A군 부모는 아들의 유도부 1년 선배 B군(16)을 경찰에 고소했다. B군은 2023년 3월 2일부터 4월 19일까지 학교 체육관과 합숙소 등에서 수시로 A군을 주먹으로 때리고 성추행한 혐의를 받았다.

A군은 ‘피해 확인서’에 “숙소에서 취침 중 자는 척하면서 주먹 마디로 갈비뼈 4~5대 정도 때림” “이런 거 다 말하면 패죽이고 나간다고 함”이라고 적었다. “수시로 성기를 꽉 눌러서 잡아당겼음” “화장실에 갔는데 억지로 문을 열고 애들한테 보라고 함” 등 성추행 주장도 담겼다. A군은 “장난감이 된 느낌이었다”고 토로했다.

 

학교폭력 피해 유형별 비율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교육부]
학교폭력 피해 유형별 비율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교육부]
전학 후에도 학폭 반복

A군 부모는 “B군 등이 아침마다 ‘너희 엄마는 XX’ ‘몸 팔고 다닌다’고 모욕하는데 아들이 온전한 정신으로 수업을 받을 수 있었겠냐”고 했다. B군은 이 사건으로 법원에서 소년보호 1호 처분(6개월 이상 보호자 등 위탁 관리)을 받았다.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이하 학폭위)는 학급 교체 및 출전 정지 6개월 처분을 내렸다. B군은 지금도 유도 선수로 활동 중이다.

현재 중학교 3학년인 A군은 학폭 사건 이후 2023년 5월 지금 학교로 전학을 왔다. 교장과 담임 교사의 지속적인 보살핌으로 학교생활에 적응하던 중 악몽이 재현됐다. A군에 뒤이어 비슷한 시기에 학교를 옮긴 한 학년 위 C군(16) 때문이었다. C군은 전 학교 유도부에서 A군을 괴롭힌 선배 무리 중 하나였지만 C군 부모의 읍소로 선처했다는 게 A군 부모 측 설명이다.

C군은 2023년 6월 A군의 이전 학교에서의 학폭 피해 사실을 다른 학생에게 언급하고, 교실에서 A군에게 “X신 새끼야”라고 폭언했다. 관할 교육지원청은 같은 해 8월 학폭위를 열고 C군을 가해자로 인정,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학교폭력예방법)에 따라 2025년 2월까지 A군에 대한 접촉·협박·보복 금지 조치를 내렸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가해 학생 “피해자가 먼저 가격” 주장

그러나 C군의 괴롭힘은 멈추지 않았다. 지난해 3월 다른 학생이 휴대전화로 A군이 담임과 통화하며 술을 마시겠다고 말하는 일탈 행위를 찍은 영상을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올렸다. 이후 A군은 선배·친구 여럿으로부터 욕설·비방이 담긴 메시지를 받았다. 이 일로 C군은 학폭위에서 출석 정지 5일 처분을 받았다. 이에 C군 측은 “버릇없이 구는 후배를 선도할 목적이었다”며 이를 취소해 달라고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법원은 “동의 없이 해당 동영상을 불특정 다수가 접근할 수 있는 온라인 공간에 게시한 행위는 타인의 초상권을 침해할 뿐 아니라 피해 학생에게 정신적 고통을 수반하는 사이버 폭력·따돌림 내지 명예 훼손에 해당될 수 있다”며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A군 부모는 C군이 올해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악연이 끝날 것으로 기대했지만 물거품이 됐다. C군은 지난 3월 20일 도내 한 당구장 인근 지하 주차장에서 A군을 폭행해 코뼈를 부러뜨리는 등 전치 3주 상해를 입혔다. 당시 A군이 “싸우기 싫다”고 했는데도 C군 또래 10여명이 A군을 둘러싼 채 “네가 이겨” “너 또 돈(합의금)이 필요해서 그러냐” 등 이간질하고 싸움을 부추겼다는 게 A군 부모 주장이다.

C군은 경찰 등에서 “A군이 먼저 ‘계속 싸우자’고 시비를 걸고 갑자기 목·관자놀이를 가격해 반격했다”며 “이후 A군이 사과하고 싶다고 해 서로 사과하고 상황은 마무리됐다”고 주장했다. C군 무리는 “우린 싸움을 말렸다” “A군은 학교에서 자기가 먼저 시비를 걸어 싸웠다가 맞으면 신고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같은 말을 했다.

학폭위는 지난 7일 A·C군과 목격자 진술을 종합해 “학교폭력의 고의성·심각성이 높다”고 판단, C군에게 출석 정지 5일 처분을 부과하고 2028년 2월까지 A군에 대한 접촉·협박·보복 행위를 금지했다. 검찰은 폭행치상 혐의로 C군을 소년보호사건으로 법원 소년부에 송치했다.

 

전북 전주시 효자동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 전경. 사진 전북교육청
전북 전주시 효자동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 전경. 사진 전북교육청
“똑똑했던 아들, 학폭 이후 어리숙해져”

이에 대해 A군 부모는 “C군은 학교폭력예방법상 2호 조치 상태인데도 지속적으로 아들에게 접촉·협박·보복 행위를 반복했다”며 “이번 학폭위 처분은 피해 학생 보호에 전혀 부합하지 않는 미온적 조치이며 가해자 반성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반발했다. 전북교육청엔 행정심판을 청구할 예정이다.

A군 어머니는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운동하기 전까지 리더십 있고 똑똑했던 아들이 학폭을 당한 뒤 어리숙해지고 마음도 불안정해졌다”며 “맨날 괴롭힘을 당하니 ‘어울리면 덜 맞겠다’고 생각해 선배들과 친하게 지냈는데 이들은 아들을 볼 때마다 욕하고 시비를 걸어 아들이 저항하면 샌드백처럼 때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아들은 보복이 두려워 신고하지 말라고 했는데 부모로서 어떻게 신고를 안 하냐”며 “경찰이 가해 학생들에게 연락하면 선배들이 ‘왜 신고했냐. 고소를 취하하라’고 협박했고, 아들은 무서워서 벌벌 떠는 악순환이 반복됐다”며 C군에 대한 엄벌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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