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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534억 피해' 아산 폭우…일상 빼앗긴 주민들 "이젠 못 하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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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26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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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421/0008393992?sid=001

 

마을 곳곳 폐기물…무력감에 빠진 주민들
염치한우거리 영업 재개…일상 회복 난항

26일 아산 염티초등학교에서 대피 생활 중인 전모 씨가 침수 피해 당시 촬영한 사진을 보고 있다. 2025.7.26. /뉴스1ⓒNews1 이시우 기자

26일 아산 염티초등학교에서 대피 생활 중인 전모 씨가 침수 피해 당시 촬영한 사진을 보고 있다. 2025.7.26. /뉴스1ⓒNews1 이시우 기자

(아산=뉴스1) 이시우 기자 = "이제는 무력감이 느껴져."

충남 아산에는 지난 16일부터 이틀 동안 최고 440㎜가 넘는 물 폭탄이 쏟아졌다. 이로 인해 500명이 넘는 주민들이 긴급 대피했다. 비가 그치면서 대부분의 주민이 자택으로 돌아갔지만 집이 물에 잠긴 일부 주민들은 자녀나 지인, 대피소 등에서 여전히 생활하고 있다.

폭우 피해가 발생한 지 열흘이 지난 26일. 대피소로 지정된 염티초등학교 강당에는 집에 돌아갈 날을 기다리는 주민 30여 명이 하나둘 모여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염티초에서 만난 전 모 씨(82·곡교리)는 휴대전화로 찍은 사진을 한참 들여다보다 "무력감이 든다"고 했다. 그는 침수 당시 촬영한 사진을 보여주며 "평생을 같은 마을에 살면서 4번 물난리를 겪었어요. 4년 전에도 집이 물에 잠겼는데, 그때는 방까지 물이 들어오진 않았거든. 근데 이번에는 방까지 침수가 된 거야"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4년 전에는 그래도 다시 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힘도 없고 다시 못하겠어"라며 한숨을 쉬었다.

집중호우 피해를 본 지 열흘이 지났지만 충남 아산 지역 주민들은 여전히 일상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었다.

학교에서 지내고 있는 김 모 씨(82·여)는 "건강이 안 좋아서 집에도 못 가고 있어요. 바깥양반이랑 아들들이 정리하고 있는데 집에는 언제 갈 수 있을지 모르겠네"하며 몸을 뉘었다.

염치읍은 지대가 낮아 침수 피해가 잦은 곳이다. 올해는 음봉천 제방 일부가 무너지면서 농경지 등 169㏊가 침수되는 등 큰 피해가 발생했다.

차올랐던 물은 모두 빠졌지만 마을 곳곳엔 짙은 상흔이 남았다. 주택 내부 장판과 벽지는 모두 뜯겨 있었고, 물에 젖은 문짝을 떼 말리는 곳도 많았다.

 

26일 아산 염치읍 양곡제일교회 앞에 폭우로 침수 피해를 입은 집기류 등이 쌓여 있다. 2025.7.26. /뉴스1ⓒNews1 이시우 기자

26일 아산 염치읍 양곡제일교회 앞에 폭우로 침수 피해를 입은 집기류 등이 쌓여 있다. 2025.7.26. /뉴스1ⓒNews1 이시우 기자

아산시가 침수된 폐기물들을 수거하고 있지만 집마다 쏟아져 나온 물건을 치우기엔 역부족이었다.

예배당과 사택이 모두 물에 잠긴 양곡제일교회 앞에는 생활용기는 물론 피아노와 냉장고, 강대상 등 부피가 큰 물건까지 버려져 있었다.

이 모 씨는 "아들이 선물해 준 안마기까지 버려야 한다"고 안타까워하면서 "피해 복구를 위해서는 일손은 물론 내부 수리를 위한 지원도 필요하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여전히 도움의 손길이 필요하지만 폭염이 계속되면서 복구 작업엔 속도가 붙지 않고 있다. 70~80대의 고령인 피해 주민들을 대신해 주말을 맞은 자녀들은 복구 작업에 구슬땀을 흘렸다.

김 모 씨(44)는 "부모님을 시내로 모시기 위해 지난해 아파트까지 구했는데 도시 생활이 싫다고 하셔서 계속 거주하다가 피해를 봤다"며 "이번 기회에 집을 옮겼으면 좋겠는데 잘 될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날 아산의 낮 기온은 35도까지 오르면서 오후엔 곳곳에서 진행되던 복구 작업도 하나둘 중단됐다.

일부 주민들은 일상 되찾기에 시동을 걸었다. 침수 피해로 일주일간 영업을 중단했던 염치한우거리 일부 식당은 영업을 재개했다.

식당 주인 이 모 씨(43)는 "지나간 피해야 어쩔 수 있겠냐"며 "손님들이 많이 찾아주셨으면 좋겠다"고 웃어 보였다.

폭우로 무너진 음봉천 제방도 복구 작업이 진행되면서 본래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었다.

앞서 염티초에서 만난 전 씨도 "자식들은 이제 아파트 가서 살라는데 답답해서 못 가요. 시에서 제방도 더 높게 쌓아주고 한다니까 믿고 기다려봐야지"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폭우로 아산시의 재산 피해는 25일 기준 534억 원을 넘어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시는 피해 복구와 함께 특별재난지역 지정을 위한 피해 집계에 주력하고 있다.

 

26일 아산 염치읍 곡교2리 마을회관에서 폭우로 침수된 집기류 등을 선풍기를 이용해 건조하고 있다. 2025.7.26./뉴스1ⓒNews1 이시우 기자

26일 아산 염치읍 곡교2리 마을회관에서 폭우로 침수된 집기류 등을 선풍기를 이용해 건조하고 있다. 2025.7.26./뉴스1ⓒNews1 이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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