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주식시장에서 장난을 치다가는 패가망신한다는 걸 보여주겠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11일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를 방문해 밝힌 일성이다. 이 대통령은 주가조작 등 불공정거래에 대해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하고, 부당이득을 환수하는 강력한 제재를 천명했다. 공정하고 투명한 자본시장, 신뢰할 수 있는 거래 환경을 만들겠다는 선언이었다.
공허한 구호가 되지 않기 위해선 지금 바로 눈앞의 사안에 책임있게 응답해야 한다.
하이브 창업자 방시혁 의장을 둘러싼 자본시장법위반 혐의, 경찰의 압수수색은 불공정 원스트라이크 아웃이 선언에 그칠 것인지, 실천의 제도인지 가늠하는 첫 시험대다.
방 의장은 2019년 말 일부 투자자들에게는 "상장 계획이 없다"고 했지만,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면서 자신의 지분을 사모펀드에 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 그 과정에서 수천억원대의 차익이 발생했고, 일부를 공유했다는 정황이 포착됐다.
계약은 공시되지 않았고, 일반 투자자들은 그 정보를 알지 못했다. 정보비대칭의 교과서적인 사례다.
이런 일이 왜 문제인가. 답은 간단하다. 서민이 믿고 투자한 주식시장이 기득권의 먹잇감으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옵티머스와 라임, 머지포인트 사태, 카카오·에코프로 시세조종 의혹. 그리고 하이브 내부자거래. 수많은 개인투자자들이 믿고 맡긴 돈에서 순식간에 전 재산을 잃었다.
가정이 파탄나고, 퇴직금이 사라졌다. 심지어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진 사례도 있다. 누구도 책임지지 않았다. 처벌은 느렸다. 피해 회복은 요원했다.
한 투자자는 이렇게 토로했다.
"누군가는 BTS의 기획자라며 혁신가로 보겠지만, 그는 제 삶을 뒤흔든 한 주식의 얼굴이었습니다."
하이브는 최근 BTS의 군입대 정보를 미리 알고 주식을 매도한 내부 직원들이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내부통제가 무너졌고, 경영진의 책임도 도마위에 올랐다. 책임의 정점에는 방시혁 의장이 있다. '심려를 끼쳐 미안하다'는 말보다 더 중요한 건, 그 심려를 만든 장본인이 책임을 지는 일이다.
지금 대한민국 자본시장에 필요한 것은 엄정함이다. BTS를 키운 리더십이건, 글로벌 시장을 두드린 실력이건, 어떤 '혁신'도 불공정과 기만의 면죄부가 되어선 안 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말한 원스트라이크 아웃이 진짜라면, 지금 이 순간 하이브와 방시혁 의장은 그 첫 번째 화살이 돼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의 '진짜 대한민국'이 공약이 실현될지 시장이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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