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남편 얼굴만 봐도 화가 나고 토할 것 같은데 법원이 '남편이 널 사랑하잖아, 그냥 살아'라고 할 수 있습니까?"
걸그룹 뉴진스(민지 하니 다니엘 해린 혜인)가 소속사에 대한 극한 혐오감을 표한 가운데 어도어와 극적 합의를 통해 원래 자리로 돌아갈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뉴진스 법률대리인은 지난 24일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41부 심리로 진행된 어도어의 뉴진스 상대 전속계약 유효 확인 소송 3번째 변론기일을 통해 어도어와 다시 마주했다. 양측은 전속계약 파기의 책임 소재를 따져가며 치열한 공방을 벌였고 어도어는 "전속계약 파기를 위한 억지 명분 만들기"라고, 뉴진스는 "배임 혐의조차 없는 민희진을 향한 하이브의 보복성 감사가 원인"이라고 맞섰다.
뉴진스 법률대리인은 하이브가 뉴진스를 곱지 않게 보고 있으며 민희진의 정당한 문제 제기를 보복 감사로 맞받아쳤다는 걸 강조하기 위해 여러 비유를 들었다.
뉴진스 측은 직접 작성한 탄원서를 통해 "휴대폰 기기는 같지만 유심을 바꿔 끼면 그 휴대폰은 내가 아끼고 사용하던 그 휴대폰이 아니다", "오빠가 여동생을 때리는데 오히려 '집 안이니까 네가 참아'라며 '네가 맞을 짓을 했나 보네'라며 보호해주지 않는 상황이다", "어느 유능한 장수가 전쟁에서 혁혁한 공을 세워서 인기가 높아지면 국민들이 장수를 따르게 되는데 왕은 좋으면서도 부담스러워지게 되고 그러다 그 장수가 왕에게 직언하니까 역모를 꾸몄다며 목을 베어버린 격이다" 등의 다양한 표현을 갖다 댔다.
아울러 학폭과 가정폭력까지 등장했다.
뉴진스 측은 "마치 학교폭력 피해자에게 다시 가해자가 있는 학교로 돌아가서 견디라는 말과 같다"라거나 "가정폭력을 행사하는 아빠가 홈스쿨링을 하던 엄마를 내쫓아서 자녀들도 집을 나갔더니 아빠가 '싸우는 거 신경 쓰지 말고 들어가서 공부나 해'라면서 '더 좋은 엄마 붙여줄 테니까 들어와'라고 얘기하는 것과 같다"고 강조했다.
뉴진스 멤버들의 근황도 언급됐다. 법률대리인은 뉴진스 멤버들이 우울감에 시달리고 악몽을 꾸고 있으며 어도어 근처만 가도 심장이 벌렁거리고 우울증 약을 먹어야 하는 상황이라고도 언급했다.
뉴진스 법률대리인은 "어도어로 안 돌아가겠다기보다 (감사가 이뤄졌던) 2024년 4월 이전의 어도어로 돌려주신다면 돌아갈 수 있다는 입장"이라며 합의 가능성도 내비쳤다.
"(민희진 체제로) 돌아갈 수 없다며 계약 해지를 통해 놔달라"는 말도 했다.
210억원을 투자한 하이브는 "뉴진스가 잘돼야 어도어 임직원이 생계를 유지할 수 있다. 뉴진스를 위해서도 어도어를 위해서도 K팝 산업을 위해서도 뉴진스가 필요하다"라는 입장을 전했다.
민희진 복귀를 어도어 복귀 조건으로 내건 뉴진스의 요구가 받아들여질지 극적 타결이 가능할지 다음 조정기일에 더 큰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재판부는 양측의 조정기일을 오는 8월 14일로 확정하고 비공개로 진행하겠다고 전했다. 재판부는 양측에 조정안 마련과 함께 뉴진스 멤버들의 출석도 요청했다.
한편 네티즌들은 뉴진스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민희진 체제로의 복귀를 요구했다는 보도에는 "왜 뉴진스가 대표를 정하나", "어도어 나가려면 위약금에 손해배상까지 해야 할 것 같다", "회사 대표까지 좌지우지 하려는 게 진짜 갑질", "이러다 이미지 나락 갈듯" 등의 반응이 쏟아졌다.
뉴진스 멤버 5인은 2024년 11월, 소속사 어도어와의 전속계약이 계약 위반으로 사실상 무효라며 독립 활동에 나섰다.
뉴진스의 이같은 행보에 어도어는 이들이 독자적으로 광고 계약을 체결하려는 움직임에 제동을 걸기 위해 지난 1월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김상훈 수석부장판사)는 지난 3월 "전속계약이 해지될 정도로 어도어 측이 의무를 위반했다거나 신뢰 관계가 완전히 깨졌다고 보기 어렵다"며 어도어의 주장을 받아들여 가처분 인용 결정을 내렸다.
이에 뉴진스 측은 곧바로 이의신청과 항고를 제기했지만, 4월과 6월 각각 기각 판결을 받았다.
법원은 지난달 뉴진스가 독자 활동을 강행할 경우 멤버 1인당 1건 위반 시마다 10억 원의 간접강제금을 어도어에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광고계 섭외 1순위였던 뉴진스는 현재 다니엘이 어도어를 통해 정식으로 계약한 명품 시계 브렌드를 제외하고 조용히 모든 이름이 삭제됐다.
연예계서 점점 뉴진스의 존재감이 지워지고 있는 가운데, 뉴진스가 '신뢰 관계 파탄'에 대한 구체적 증거나 '계약의 불공정성'을 제시하지 않는 이상 승소는 매우 희박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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