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32/0003385326?sid=001
경찰이 인천에서 사제총기로 아들을 살해한 피의자 A씨(60)가 경찰조사에서 “나는 착한 사람”이라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그러나 A씨의 구체적 범행동기와 관련한 진술은 받아내지 못했다.
경찰은 프로파일러를 동원해 범행동기를 파악하는 한편 A씨 명의 계좌 등 관련 증거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인천경찰청은 25일 사건 중간브리핑을 열어 “피의자가 말한 생활고나 가정불화는 현재까지 피의자의 진술에 불과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동기로 가정불화와 지원금이 끊겨 생활고를 겪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바 있다.
이는 유족들의 주장과 전면 배치된다. 앞서 유족들은 자료를 내고 “피의자의 생활비를 끊은 적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가정 불화 발언에 대해서도 “(사건)당일에도 생일파티까지 열었는데 가정불화가 있었겠느냐”고 전하기도 했다.
경찰 역시 A씨의 진술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금융계좌 뿐만 아니라 다자간 통화내역, 인터넷 검색 내용 등도 분석해 명확한 동기를 파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A씨는 조사과정에서 줄곧 자신을 ‘착한 사람’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조사 내내 A씨는 자신이 착하고 바르게 살아온 사람이라는 점을 어필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자신에 대한 스스로의 평가와 자신이 저지른 행동 사이에 모순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경찰은 A씨가 아들을 살해하고 며느리와 손주까지 살해하려 한 것으로 보고 살인 및 살인미수, 살인예비혐의 적용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A씨는 지난 20일 오후 9시 31분께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 모 아파트 꼭대기 층인 33층 집에서 사제 총기를 발사해 아들 A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 당일은 A씨의 생일로 숨진 아들 B씨가 잔치를 열었고 며느리, 손주 2명 등이 함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후 A씨의 서울 도봉구 집에서 시너가 담긴 페트병, 세제통, 우유통 등 인화성 물질 15개와 점화장치를 발견했다. 점화장치는 살인 범행 이튿날인 21일 정오에 불이 붙도록 타이머 설정이 돼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