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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정상급 뮤지션들이 수만명 규모 공연을 잇따라 열고 있는 인천 문학경기장을 ‘K-컬처 스타디움’으로 활용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3일 공연업계에 따르면 오는 26일 인천 문학경기장 주경기장에서 세계적 힙합 뮤지션 예(Ye·칸예 웨스트)가 내한 공연을 펼친다. 9년 만의 한국 단독 공연 무대에 서는 칸예 웨스트는 공연 전부터 숱한 화제와 논란을 만들며 약 5만석 규모로 활용되고 있는 문학경기장 주경기장을 가득 채울 전망이다.
역시 세계적 인기를 끄는 영국 밴드 뮤즈(MUSE)도 오는 9월 문학경기장에서 10년 만에 내한 공연을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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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컬처’ 붐에 힘입어 국내에서 잇따라 국내외 뮤지션들의 초대형 ‘아레나 공연’이 열리고 있지만, 이들 공연을 수용할 수 있는 공연장은 턱없이 부족하다. 아레나 공연 수요는 인천국제공항 접근성이 좋은 수도권에 몰린다.
하지만 아레나급 공연을 수용할 수 있는 공연장은 서울월드컵경기장(6만5천석·프로축구전용), 올림픽주경기장(4만5천석·리모델링 중), 고척스카이돔(2만5천석·프로야구 전용), 올림픽공원 케이스포돔(1만5천석),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아레나(1만5천석) 정도다. 프로스포츠 전용 구장으로 공연장으로 활용하는 데 제약이 있거나 대형 공연을 유치하기엔 규모가 작다. 고양 CJ라이브시티 건립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이재명 정부는 ‘수도권 5만석 규모 K-팝 전용 대형 공연장 신설’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문화계에서는 인천 문학경기장을 대형 공연장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정부 공약의 효율성과 사업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대안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문학경기장은 프로야구 SSG랜더스가 신설되는 청라 돔구장으로 연고지를 옮기는 2028년이면 텅 비게 된다. 인천시는 지난 5월 ‘공공 체육시설 운영 효율화 방안 연구 용역’에 착수해 내년 상반기까지 문학경기장 활용 방안 등을 검토할 계획이지만, 아직 뚜렷한 활용 계획은 없는 상황이다.
날마다 프로야구 경기를 개최하고 있는 문학구장(SSG랜더스필드)은 수만명 관중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주차 역량, 지하철 인프라를 비롯한 접근성과 교통영향평가 등이 이미 검증돼 있다. 기존 경기장을 활용하므로 사업비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도 있다.
한 문화정책 전문가는 “문학경기장은 도심 한복판에 위치하고 있음에도 연간 수십억원의 유지·관리비만 발생하는 ‘도시의 유휴 자산’으로 전락할 수도 있는 상황”이라며 “기존 경기장 구조와 입지를 최대한 활용하면서 공연·제작·체험·교육이 결합한 K-컬처 스타디움으로 조성한다면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