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이 인간군상은, fine"…'파인', 캐릭터의 find
5,978 2
2025.07.23 10:50
5,978 2


다양한 사람들이 각자의 욕망을 품고 한 배에 탄다. 들려온 소문 때문이다. 그 바다에 가면, 값비싼 유물을 실은 보물선이 잠들어 있단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전국에서 몰려든 '촌뜨기들'이다. 보물을 캐러 모였지만, 면면은 엉성하다. 사기꾼, 건달, 범죄자까지, 출신 성분도 제각각이다. 


작당은 했지만, 실력도 정보도 없이 판만 키운다. 일은 더디고, 의심만 커져 간다. 이 기묘한 공조는, 끝까지 유지될 수 있을까?


강윤성 감독이 또 한 번 장기를 발휘했다. '카지노'(2022)로 보여준 인간 군상극을, 신안 앞바다에 펼쳤다. 욕망에 사로잡힌 이들이 속고 속이는 과정을 집요하게 좇는다.


세계관도 촘촘히 엮었다. 웹툰 원작을 바탕으로 디테일을 풍성하게 채웠다. (원작에 없던) 조연들의 서사까지 하나하나 살을 붙였다. 


(※ 이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 얽히는 욕망


'파인: 촌뜨기들'은 1970년, 신안 앞바다를 배경으로 한다. 전국 촌뜨기들이 바닷속에 묻힌 값비싼 도자기를 손에 먼저 넣기 위해 몰려든다. 끝없는 탐욕전을 펼친다.


1화는 오희동(양세종 분)의 성장기로 시작된다. 삼촌 오관석(류승룡 분) 밑에서 자란 희동은 어린 시절부터 범죄에 손댄다. 돈이 되는 일이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고 함께한다.


강 감독의 전작 '카지노'는 차무식(최민식 분)의 위인전에 가까웠다. 혼자서 극을 이끌었다. '파인'은 조카 희동의 존재를 추가했다. 관석이 진지하게 무게를 잡을 때면, 희동의 날티와 가벼운 성격이 분위기를 환기한다.


3화까지는 '집결의 시간'이다. 각자의 욕망을 품은 인물들이 하나둘씩 신안으로 모인다. 그들의 서사가 매화마다 차례로 소개된다. 


하지만 캐릭터가 많아지며, 전개는 다소 루즈해진다. 인물들은 쌓이는데, 이야기는 제자리 걸음이다. 반복되는 건달들의 기싸움은 다소 식상하고, 긴장감도 옅다. 


그 흐름을 바꾸는 인물이 양정숙(임수정 분)이다. 정숙의 감춰뒀던 욕망이 폭주하기 시작한다. 막혀있던 문제를 자금으로 밀어붙이고, 본격적으로 판을 키운다.



◆ 임수정의 폭주


가장 눈에 띄는 건 단연 임수정이다. 드라마 '멜랑꼴리아'(2021) 이후 4년 만의 복귀작이다. 청초함을 벗고, 필모그래피 사상 가장 파격적인 연기 변신을 감행했다. 


양정숙은 천 회장의 새 부인이자 흥백산업의 실세다. 돈 냄새를 맡는 순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자금줄을 쥐고 촌뜨기들 위에 군림했다.


외형부터 확 바꿨다. 과하게 부풀린 보브컷과 날카롭게 솟은 아치형 눈썹, 강렬한 레드립까지. 정숙의 욕망을 외형에 그대로 투영했다.


정숙은 당대 여성상에서 완전히 벗어난다. 욕망과 야심으로 가득찬 인물이다. 의상실 뒷방을 은밀한 공간으로 삼고, 희동에게 "이리 와서 사랑해 줘"라며 선을 넘는다.


외모와 말투는 고상하지만, 입에서 나오는 대사는 전혀 다르다. "도둑질하려면 크고 빠르게 하고 떠야지" 라는 한마디로 본색을 드러낸다.


배에 오르지 않았는데도, 누구보다 존재감이 뚜렷하다. 눈빛, 대사, 표정 하나하나에 디테일이 살아 있다. 임수정은 앞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내면까지 공들였다"고 말했다. 그 노력이 고스란히 보였다. 



◆ 류승룡의 무게감


류승룡은 늘 장르물에 강했다. 영화 '명량'(2014), '극한직업'(2019), 드라마 '킹덤'(2019), '무빙'(2023)… 매 작품마다 전혀 다른 얼굴을 드리웠다. 


이번에도, 류승룡이 류승룡했다. 다수 장르물에서 보여줬던 류승룡표 연기를 또 한 번 발휘했다. 오관석이라는 캐릭터에, 섬세한 시선을 더해 생동감을 부여했다.


여타 작품 속 악당과는 한 끗이 달랐다. 촌뜨기들의 리더지만, 누구보다 성실하다. 잽싸게 상황을 파악하고 묵묵히 제 갈길을 갔다. 


메모에 집착하는 설정도 눈길을 끈다. 뻔한 악당이 아니다. 그날의 행적을 꼼꼼히 기록하는 모습으로 사기꾼의 전형을 탈피했다. 


한 마디로, 찰떡같은 싱크로율이다. 건달 앞에서도 밀리지 않는다. 진지한 얼굴로 불쑥 던지는 유머는 작품 전체 분위기를 환기한다. 흔들림 없는 열연으로 극의 균형을 단단하게 붙들었다. 



◆ 캐릭터 맛집


개성 강한 인물들이 극의 활력을 살렸다. 강윤성 감독은 "캐릭터의 향연"이라 예고한 바 있다. 실제로 등장인물 하나하나가 톡톡 튄다.


양정숙의 운전기사 임전출(김성오 분), 부산 사기꾼 김교수(김의성 분), 보물찾기를 의뢰한 송사장(김종수 분), 송사장이 꽂은 촌놈 나대식(이상진 분) 등이 차례로 나온다.


특히 목포 건달 벌구(정윤호 분)의 존재는 '킥'이었다. 고향 전남 사투리를 맛깔나게 살렸다. 허세 가득한 말투와 몸짓으로 극의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이동휘도 심홍기 역으로 합세했다. 그는 강 감독과 '카지노'에서 호흡을 맞췄다. 공권력을 앞세우지만, 정숙의 검은돈을 받는 부패 경찰. 눈빛 연기 하나로 모든 걸 설명했다.


단점도 있다. 쉴 새 없이 등장하는 인물들 탓에, 몰입이 분산된다. 캐릭터의 개성은 확실했지만, 개개인의 서사를 깊이 있게 조명하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극의 중심은 흐트러지지 않는다. 사공은 많았지만, 역할은 분명했다. 결국 모두가 하나의 욕망을 향해 달려간다.



'파인'의 볼거리는 이미 넘친다. 이제 남은 건 떡밥 회수다. 장대하게 펼친 이야기를, 잘 마무리할 일만 남았다.


촌뜨기들의 공조는 언제까지 유효할까. 누가 먼저 배신의 칼날을 빼들까. 자금줄은 확보됐고, 공권력의 감시도 뚫렸다. 선수들은 본격적으로 배에 올라탔다. 이제, 보물을 건질 시간이다.


'파인: 촌뜨기들'은 총 11부작이다. 매주 수요일마다 2개의 이야기를 선보인다.



https://m.entertain.naver.com/home/article/433/0000118776

목록 스크랩 (0)
댓글 2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아도르X더쿠] 올영 화제의 품절템🔥💛 이런 향기 처음이야.. 아도르 #퍼퓸헤어오일 체험단 336 01.08 24,812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416,801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1,198,281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2,455,263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4,504,847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024,980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2 21.08.23 8,472,651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7 20.09.29 7,390,959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593 20.05.17 8,594,420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4 20.04.30 8,474,814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312,651
모든 공지 확인하기()
2957743 기사/뉴스 민희진 측 “아일릿 표절 단정NO, ‘모방’ 표명…명예훼손 의도도 無” 16:52 2
2957742 기사/뉴스 尹 내란 결심공판 장시간 진행…구형, 10일 새벽 전망 16:52 2
2957741 유머 남편 사진첩에 다른 애기가 있어요 5 16:50 642
2957740 이슈 같은 사람 맞나 싶은 이미지의 츄 비주얼.gif 1 16:50 233
2957739 기사/뉴스 6년 연습 끝 미야오 된 수인 “아이유, 가수 꿈꾸게 해준 선배” [스타화보] 1 16:48 160
2957738 이슈 📀 2025년 써클차트 디지털음원 연간 곡 Top10 2 16:47 174
2957737 정치 "얼빠진 사자명예훼손" 극우단체 대표, 경찰 상대로 인권위 진정 5 16:46 229
2957736 유머 한결같은 타블로 이상형 6 16:45 1,078
2957735 이슈 계훈 데뷔 전 연습생 시절 직접 작사한 오디션 무대 16:43 222
2957734 유머 인터넷과 다르게 현실은 항상 따숩다는 애기엄마 22 16:43 1,253
2957733 이슈 ICE의 주부 총격 살해 사건 4분 전 영상 공개 17 16:43 1,268
2957732 이슈 우리나라 빵값이 일본이랑 비슷해질수가 없는 이유.jpg 11 16:42 1,542
2957731 정보 투썸 신상 마쉬멜로우 초코 케이크 오늘 출시🍓 12 16:42 1,504
2957730 이슈 2025년 써클차트 걸그룹 디지털음원 Top10 3 16:41 197
2957729 유머 운석열 미쳤네 ㄷㄷ 35 16:39 3,675
2957728 이슈 특이한 눈색을 가진 배우의 문제 1 16:39 794
2957727 유머 모 중겜에 나온 탈것 12 16:39 690
2957726 이슈 트럼프, "중간선거 지면 내가 탄핵소추 당한다" 6 16:39 564
2957725 기사/뉴스 블랙핑크 로제, 미국 ‘아이하트라디오 어워즈’ 8개 부문 후보 올라 2 16:38 152
2957724 기사/뉴스 [속보]채상병 수사 박정훈-계엄헬기 거부 김문상 ‘준장’ 진급 18 16:37 1,275